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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3710815
· 쪽수 : 560쪽
책 소개
목차
곡哭 _7
나무집 _56
젖은 밤 _56
우중雨中 _56
연서戀書 _56
대제학 _56
열림과 닫힘 _56
자하녀紫霞女 _56
납거 _56
백아白兒 _56
수영 _123
요부妖婦 _123
사생死生 _123
운명의 연유 _123
복수 _123
낮의 여인, 밤의 여인 _123
눈雪 _123
연모戀慕 _123
연화戀火 _123
다시 나무집 _12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무집은 진실로 미궁이로구나. 사람도, 집도 미궁 속의 미궁이야!”
탄식과 탄성이 뒤섞인 말을 뱉고 인후는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 차갑고 어두운 구름이 어느덧 밀려와 있었다. 하지만 운영각의 맞배지붕은 그보다 더 어두운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사람을…… 어찌 그리 가둬 둘 수 있었을까…….”
“대신…… 대신 아팠으면…… 너를 대신하여 내가 아팠으면……. 매를 맞고 처참해진 내 꼴을 보고 네가 울면서 그랬지. 나를 대신해 네가 아팠으면 좋겠노라고. 꿈인 줄만 알았는데, 아니었어. 꿈이 아닌 현실에서 그리 말해 주었지. 지금 내가 그러하구나. 네 몸의 모든 열이 내게 옮겨지기를 매일 빌고 있다. 내가 저주했던 그 천지신명께 사죄하며 다시금 빌고 있어.”
송옥이 앓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그녀의 손을 잡으며 송정이 말했다. 송옥의 열이 절정으로 치닫던 밤. 얼음장처럼 차가운 이마의 아래, 붉디붉은 열꽃에 몸과 혼을 빼앗긴 그녀가 송정의 손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그녀의 또 다른 애씀에 송정은 또 처음으로 표정을 바꾸었다. 고통이 차오름을 참을 수 없어 하는 남자의 표정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송정에게로 다가간 자하녀가 물끄러미 그를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송옥의 눈동자로……. 송정은 그 눈동자만을 자신의 눈에 담으면서 답했다.
“난들 왜…… 너를 데리고 달아나고 싶지 않겠니. 멀리 달아나서 이 향긋한 너를 품에 안고 싶지 않겠냐고…….”
“그럼 달아나 버려. 나를 데리고, 품에 안고, 달아나서 가지면 되잖아. 달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