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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에세이/시
· ISBN : 9788963720289
· 쪽수 : 360쪽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_ 푸른책, 푸른삶, 푸른날
나는 어떤 길을 걷고 싶었을까 _ 《안녕, 기요시코》
학교는 우리한테 무엇을 가르치는가 _ 《케스-매와 소년》
내 백과사전에는 무슨 이야기가 적힐까 _ 《청소녀 백과사전》
‘기록되지 않은 삶’을 볼 수 있는가요 _ 《나무소녀》
골목집 꽃밭길과 숲속 학교 _ 《숲에서 크는 아이들》
엄마한테 얻어맞는 아이를 지키는 동무 _ 《두 친구 이야기》
‘골목도시’ 인천과 ‘피카소’ 그림 _ 《아빠의 만세발가락》
자전거를 못 타는, 또는 안 타는 당신 _ 《자전거포 아저씨 라울 따뷔렝》
내 몸이 아파서 내 이웃한테 사랑을 _ 《밥데기 죽데기》
우리는 다 함께 아픔 나누며 사는 이웃 _ 《바람 속에 서 있는 아이》
지식은 많으나 빛줄기는 없는 가난뱅이 한국 _ 《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한국 사람 스스로 잊은 남녘과 북녘 _ 《금희의 여행》
‘천재 화가’ 아닌 ‘그림을 사랑한’ 아이 _ 《로빙화》
누구나 할 수 있는 ‘지구 살리기’ _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
자전거 못 타게 하는 나라에서 우리 권리란 _ 《초딩, 자전거 길을 만들다》
돈 아닌 사랑으로 세상을 바꾸고팠던 _ 《윤상원 일기, 어떻게 살 것인가》
가난한 사람만이 책을 읽고 사랑한다 _ 《노랑 가방》
밥 한 그릇, 농사꾼, 지식인, 군대 _ 《아버지의 쌀알》
“먹기 전에 진부한 아수라장 좀 벌여도 될까?” _ 《여자의 식탁》
아침 이슬과 저녁 햇살 잊은 우리 삶이라면 _ 《바람과 나무의 노래》
‘서울에 핵발전소를!’ 하고 외치는 마음 _ 《체르노빌의 아이들》
멋진 삶, 멋진 사람, 멋진 길 _ 《시타델의 소년》
닫는 글 _ 책읽기와 글쓰기, 삶읽기와 삶쓰기
작품 출처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린 나날부터 제가 품은 꿈은 오직 한가지입니다. “어른이 되겠다”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적 실과 시간에 ‘내 꿈 발표하기’를 하는 자리에서 저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하고 제 꿈을 밝혔습니다. 동무들과 교사는 킬킬, 깔깔, 끅끅, 푸하하 하며 웃었습니다. 그렇지만 제 꿈은 예나 이제나 앞으로나 이 한 가지뿐입니다. 나이만 어른인 사람이 아닌, 밥그릇 비운 숫자만 어른이 아닌, 몸뚱이와 살갗만 어른이 아닌, 참다이 어른인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손쉽게 살아갈 수 있는 길, 그저 지금 이대로도 좋다고 하는 길은 가고 싶지 않습니다. 《안녕, 기요시코》에 나오는 아이처럼 저도 말더듬이였고, 여자 앞에서는 늘 얼굴이 붉어지고 어디에 눈길을 두어야 할는지 모르는 수줍음쟁이였습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건만 누가 볼세라 걸음을 똑바로 걷지 못하는 반편쟁이처럼 지내면서, 이런 저를 있는 그대로, 글쎄, 있는 그대로였을는지 모르겠지만, 큰 어려움 없이 살도록 마음을 써주던 고향에서 죽 지내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언제까지나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어요. 여자들 앞에서도 말을 하고 싶었고, 큰길에서 떳떳하게 여자친구 손을 잡고 걷고 싶었으며, 누가 보거나 말거나 수군거리거나 말거나 제 모습 그대로 살고 싶었습니다. 참말로 제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으면서 이 길을 꿋꿋하게 걷고 싶었습니다.
입대를 하루 앞두고 다시 부모님 집으로 찾아옵니다. 군대에 간다는 말은 안 했거든요. 아버지한테 “저를 보기 싫으면 안 보셔도 되지만, 앞으로 두 해 동안 볼 일이 없으실 테니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겁니다” 하고는 큰절을 한 뒤 집을 나섭니다. 한참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어머니가 아파트 툇마루에 서서 저를 배웅하고 계십니다.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고 계신가? 고개를 돌리고 걷다가 다시 뒤돌아보니 어머니는 그대로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