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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30677125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25-12-08
책 소개
비차는 더 높이 날아오른다!”
마지막 피난처 ‘온혈’을 지키기 위한 뜨거운 비행
십 대들이 가장 사랑하는 이야기꾼 정명섭 작가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한 『빙하 조선』의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됐다. 한여름에 쏟아지기 시작한 눈보라가 조선 전역을 얼려버린 뒤 국가의 질서와 법도가 붕괴하고 개개인의 인간성까지 무너진 전편의 풍경을 이어받아, 얼어붙은 조선의 심장을 한층 더 깊고 냉혹하게 파고든다. 빙하 조선 속 유일하게 온기를 간직한 ‘온혈’이라는 삶의 터전으로 세계관을 넓히고, 바람을 이용해 하늘을 날 수 있는 조선 최초의 글라이더로 기록된 ‘비차’를 탄 주인공 화길의 스펙터클한 모험은 전편과의 독립적인 서사로서 역사를 상상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재미를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살아남은 자들의 따뜻한 연대를 꿈꾸는
열여섯 소년 화길의 용기 있는 도전
전편에서는 한양의 멸화군 대장인 아버지의 명을 따라 열여섯 살 소년 화길이 백두산에 있는 따뜻한 땅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그려졌다. 화길은 친구들과 힘을 합쳐 극악무도한 여진족을 물리치고, 백두산 금구폭포 뒤에 감춰진 따뜻한 땅 ‘온혈’을 발견하는 데 성공한다. 『빙하 조선 2』는 바로 이 조선의 마지막 피난처에서 화길이 마주한 새로운 갈등과 모험을 박진감 넘치게 풀어낸다.
화길은 한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아버지를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온혈 밖 얼어붙은 세상으로 나설 준비를 한다. 온혈은 살아남은 자들의 유일한 희망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내부에서는 또 다른 위기가 자라나고 있었다.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질서와, 옛 신분제의 잔재가 충돌하기 시작한 것이다.
화길은 모두에게 평등한 온혈을 꿈꿨으나 관리 출신 심계진을 중심으로 모인 사대부들은 양반적 권위와 배타적 생존 논리로 공동체 운영을 좌우하려는 계략을 꾸민다. 게다가 전편에서 눈사태에 묻혀버렸다고 믿었던 성창 대군이 살아남아 따뜻한 땅을 찾고 있다는 소문까지 더해져 화길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그런 화길에게 생각지 못한 기회가 찾아온다. 온혈의 피난민 중 한 사람인 한공청이라는 사내가 바람을 이용해 하늘을 날 수 있는 수레인 ‘비차’를 만들고 있었던 것. 모두가 한공청을 비웃었지만 화길은 또 한 번 희망을 품고 그를 도와 비차 만들기에 돌입한다. 과연 화길은 비차와 함께 한양으로 날아가 아버지를 구하고, 위기에 처한 온혈을 지켜낼 수 있을까?
“온혈은 춥고 굶주린 우리 모두에게
평등한 땅이어야 합니다.”
눈보라 속에서 벌어지는 혈투, 온혈 내부의 정치적 갈등, 그리고 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비차를 만드는 한공청과,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권력 야망으로 눈보라 속에서 헤매는 성창 대군, 살아 있는 자라면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따뜻한 마음의 화길까지. 각기 다른 장르적 요소와 각 인물의 신념이 촘촘히 엮이며 『빙하 조선 2』의 세계관을 더 넓고 깊게 확장한다. 무엇보다 이 소설은 ‘거대한 재난 속에 누가 살아남는가’를 넘어 ‘어떤 공동체가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얼어붙은 조선은 여전히 참혹하지만 그 속에서 화길이 보여주는 연민과 우정, 용기와 책임감은 작은 불씨처럼 살아남아 언젠가는 거대한 겨울을 녹일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열여섯 살 소년 화길의 생존과 모험, 성장에 방점을 찍은 역사 판타지에서 공동체와 공존의 의미를 재정립하는 『빙하 조선 2』는 재난을 견디는 힘이 단지 개인의 강인함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붙잡아주는 연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는 이야기다. 차갑게 얼어붙은 세상 속에서도 인간의 마음은 끝내 얼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 미약한 온기야말로 세상을 다시 일으키는 최초의 불씨임을 집요하게 보여준다. 독자들은 혹독한 눈 속을 헤쳐 나가는 화길의 여정을 따라가며, 우리가 ‘어떤 세계를 선택해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깨닫게 될 것이다.
목차
온혈___26
침입자들___61
하늘을 날다___111
아버지___176
작가의 말___208
저자소개
책속에서
“흉악하고 날랜 여진족들을 이 어린 계집과 소년이 물리쳤다고?”
못 믿겠다는 관리를 향해 월화가 쏘아붙였다.
“그러면 우리가 여진족이랑 한패라도 된다는 말이에요?”
“어허, 감히 어디서!”
관리가 호통을 치자 월화가 비아냥거렸다.
“요즘 같은 세상에 양반이라고 큰소리치고 다니면 쥐도 새도 모르게 눈 속에 묻힙니다.”
“저, 저런 고얀 년을 보았나! 내가 누군지 아느냐? 온성 부사 심계진이다.”
“온성이 지금 남아 있기나 합니까? 아까 여진족에게도 그렇게 호통을 쳐서 쫓아버리지 그러셨어요?”
월화는 유독 관리들에 대한 반감이 심했다. 그래서 피난민 중에 관리들을 받아들이는 걸 꺼렸다. 그런 월화의 독설에 온성 부사를 자처한 심계진은 미친 듯이 화를 냈다.
“정녕 죽고 싶어서 환장한 것이냐? 나라의 녹을 먹는 관리를 능멸하고서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야!”
월화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대꾸했다.
“임금이 도성을 버리고 떠난 지 오래라고 들었는데 녹은 어디서 받으십니까? 같은 조선 사람이라고 목숨을 걸고 도와줬는데 양반이라고 큰소리나 치고 겁박하다니, 정녕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이곳에 도착하기 전, 자신을 성창 대군이라 칭하는 사내를 만났네. 가짜인 줄 알았는데 여기 와서 얘기를 들어보니 그의 말이 사실일 수도 있겠더군. 게다가 여진족들이 이 앞까지 쳐들어온 적도 있었고 말이야.”
“그들은 침략자이지만 피난민들은 아무 잘못 없는 백성입니다.”
“앞잡이가 있을 수도 있고,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도 많아.”
“도움이 안 된다니요?”
“늙고 병든 사람이나 아이들 말일세. 젊고 건장한 사람들이 많아야 일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면 식량만 축내게 되니 하는 소릴세.”
“노인과 아이들도 상황이 안정되면 다 같이 일을 합니다. 장정들만 골라 받으면 나머지는 밖에서 얼어 죽으라는 얘깁니까?”
“모두를 살리려다가 전부 죽거나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걸 왜 모르는가? 갑자기 사람들이 늘어나서 다들 불안해하고 있어.”
심계진의 말에 화길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온혈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여기에 누가 들어오고 말고를 함부로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몇 가지 재료만 있으면 비차를 날릴 수 있어.”
“어떤 게 필요합니까?”
한공청이 손가락으로 비차를 가리키며 덧붙였다.
“사람이 타고 가는 수레는 대나무로 만들면 좋겠지. 날개는 가볍고 질긴 비단이나 닥종이로 만들면 바람을 잘 타면서도 찢어지지 않을 거야.”
화길이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다들 요즘 구하기 힘든 것들이군요.”
“구하기 어렵지 않은 것들이 없지.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을 거야.”
“날씨가 춥고 바람이 많이 불고 있어요. 뭔가를 날리기에는 어렵지 않나요?”
“천만에. 바람이 세게 불 때 연이 높이 나는 것처럼, 비차도 그럴 때 날리기 쉬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