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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묘지

산정묘지

조정권 (지은이)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2012-01-10
  |  
15,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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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묘지

책 정보

· 제목 : 산정묘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4062975
· 쪽수 : 255쪽

책 소개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을 엄선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 '지식을만드는지식 육필시집'. 1970년 등단한 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 온 조정권 시인의 육필 시집이다. 표제시 <산정묘지 1>을 비롯한 58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다. 글씨 한 자 글획 한 획에 시인의 숨결과 영혼이 담겼다.

목차

7 시인의 말

8 봉함된 땅, 대지, 강을 거닐며
10 벼랑 끝
12 첫 글자
14 목숨
18 비를 바라보는 일곱 가지 마음의 형태
38 새
40 나의 햇살이 눈을 갖는다면
42 별의 눈을 가진 다섯 개 손톱
50 흑판
54 겨울 저녁이 다시
56 백지 1
58 백지 3
62 돌
64 코스모스
66 근성
70 불
72 흑단
76 균열
82 허공 만들기
86 우리들의 공연
92 어둠의 뿌리
96 야반
98 78년 5월
102 79 년 가을
108 베드로
120 베드로 1
126 베드로 5
128 수유리 시편
130 심골
134 하늘 이불
136 송곳눈
140 최초의 감동
142 해 질 무렵
144 모노크롬의 가을
146 겨우내내 움츠렸던
148 김달진 옹
150 세한도
152 피라미
154 가을이 다 가도록
156 책상을 가까이함이
158 산정묘지 1
174 산정묘지 3
186 산정묘지 8
200 산정묘지 11
206 산정묘지 19
208 산정묘지 30
216 독락당
218 산정묘지 21
220 산정묘지 22
222 산정묘지 24
224 대짜 붓
226 저물 무렵
228 진눈깨비의 기록
232 저녁 숲
238 라이프찌히에서
246 내 몸의 지옥
248 새 꽃이 피어 있다
252 광릉 숲

257 시인 연보

저자소개

조정권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49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1970년 박목월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흑판>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시집 《비를 바라보는 일곱 가지 마음의 형태》(1977) 《詩篇》(1982) 《虛心頌》(1985) 《하늘 이불》(1987) 《산정 묘지》(1991) 《신성한 숲》(1994) 《떠도는 몸들》(2005) 《고요로의 초대》(2011) 《먹으로 흰 꽃을 그리다》(2011) 《시냇달》(2014)을, 예술기행 산문집 《하늘에 닿는 손길》(1994)을 발간했다. 제5회 녹원문학상(1985), 제20회 한국시인협회상(1987), 제10회 김수영문학상(1991), 제7회 소월시문학상(1991), 제39회 현대문학상(1994), 제18회 김달진문학상(2005)을 수상했다. 2017년 11월 향년 6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펼치기

책속에서

산정묘지 1

겨울 산을 오르면서 나는 본다.
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
얼음처럼 빛나고,
얼어붙은 폭포의 단호한 침묵.
가장 높은 정신은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
허옇게 얼어 터진 계곡과 계곡 사이
바위와 바위의 결빙을 노래한다.
간밤의 눈이 다 녹아 버린 이른 아침,
산정은
얼음을 그대로 뒤집어쓴 채
빛을 받들고 있다.
만일 내 영혼이 천상의 누각을 꿈꾸어 왔다면
나는 신이 거주하는 저 천상의 일각을 그리워하리.
가장 높은 정신은 가장 추운 곳을 향하는 법.
저 아래 흐르는 것은 이제부터 결빙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침묵하는 것.
움직이는 것들도 이제부터는 멈추는 것이 아니라
침묵의 노래가 되어 침묵의 동렬에 서는 것.
그러나 한 번 잠든 정신은
누군가 지팡이로 후려치지 않는 한
깊은 휴식에서 헤어나지 못하리.
하나의 형상 역시
누군가 막대기로 후려치지 않는 한
다른 형상을 취하지 못하리.
육신이란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 것.
헛된 휴식과 잠 속에서의 방황의 나날들.
나의 영혼이
이 침묵 속에서
손뼉 소리를 크게 내지 못한다면
어느 형상도 꿈꾸지 않으리.
지금은 결빙하는 계절, 밤이 되면
물과 뭍이 서로 끌어당기며
결빙의 노래를 내 발밑에서 들려주리.

여름 내내
제 스스로의 힘에 도취하여
계곡을 울리며 폭포를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들은 얼어붙어 있다.
계곡과 계곡 사이 잔뜩 엎드려 있는
얼음덩어리들은
제 스스로의 힘에 도취해 있다.
결빙의 바람이여,
내 핏줄 속으로
회오리치라.
나의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나의 전신을
관통하라.
점령하라.
도취하게 하라.
산정의 새들은
마른 나무 꼭대기 위에서
날개를 접은 채 도취의 시간을 꿈꾸고
열매들은 마른 씨앗 몇 개로 남아
껍대기 속에서 도취하고 있다.
여름 내내 빗방울과 입 맞추던
뿌리는 얼어붙은 바위 옆에서
흙을 물어뜯으며 제 이빨에 도취하고
바위는 우둔스런 제 무게에 도취하여
스스로 기쁨에 떨고 있다.

보라, 바위는 스스로의 무거운 등짐에
스스로 도취하고 있다.
허나 하늘은 허공에 바쳐진 무수한 가슴
무수한 가슴들이 소거된 허공으로
무수한 손목들이 촛불을 바치면서
빛의 축복이 쌓인 나목의 계단을 오르지 않았는가.
정결한 씨앗을 품은 불꽃을
천상의 계단마다 하나씩 바치면서
나의 눈은 도취의 시간을 꿈꾸지 않았는가.
나의 시간은 오히려 눈부신 성숙의 무게로
침잠하며 하강하지 않았는가.
밤이여, 이제 출동 명령을 내리라.
좀 더 가까이 좀 더 가까이
나의 핏줄을 나의 뼈를
점령하라, 압도하라, 관통하라.
한때는 눈비의 형상으로 내게 오던 나날의 어둠,
한때는 바람의 형상으로 내게 오던 나날의 어둠,
그리고 다시 한때는 물과 불의 형상으로 오던 나날의 어둠.
그 어둠 속에서 헛된 휴식과 오랜 기다림
지치고 지친 자의 불면의 밤을
내 나날의 인력으로 맞이하지 않았던가.
어둠은 존재의 처소에 뿌려진 생목의 향기
나의 영혼은 그 향기 속에 얼마나 적셔 두길 갈망해 왔던가.
내 영혼이 나 자신에게 축복을 주는 휘황한 백야를
내 얼마나 꿈꾸어 왔는가.
육신이란 바람에 굴러가는 헌 누더기,
영혼이 그 위를 지긋이 내려 누르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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