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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4260975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2-10-03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1부 한국에서의 삶
아버지는 김옥동, 어머니는 진정숙
영천집
남자 옷을 입은 여자아이
일본이 전쟁을 시작하다
귀리죽
길을 잃어버린 날
우리 국기는 태극기입니다
첫 선생님, 명이 아저씨
윤희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전투기가 물러가니 아리랑이 흘러나오고
일본 계집애라니?
어떤 이는 북으로, 어떤 이는 남으로
DDT 소독과 초콜릿, 그리고 껌
위안부가 되어버린 윤희 씨
군인을 찌르고 자신을 찌르다
장 노인의 책방
딸만 낳은 이모
일본에서 돌아온 조선 사람, 일본댁
중학교에 못 간다는 건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된다
운명의 다리가 되어준 무당집
밟힌 지렁이는 ‘지금’ 꿈틀해야 한다
동포끼리 벌인 전쟁
날아드는 폭탄 속에 살던 나날
우리를 두고 떠나버린 피난 트럭
총 맞은 아버지를 업고
그는 적이었을까, 구원자였을까?
미안하다, 재숙아!
휴식 같았던 피난살이
조개 캐기
봄이 오고 다시 집으로
할아버지의 쓸쓸한 장례식
인간 사슬이 되어 한강을 건너
끝나지 않은 전쟁
가방을 훔쳐 간 구두닦이 ‘진’
가족을 잃고 웃음도 잃어버린 송 씨
어느 날 문득 찾아온 가톨릭 신앙
또 다른 꿈
‘미군’, 또 다른 전쟁의 피해자들
떠나는 딸에게 주신 아버지의 선물
한국이여, 안녕!
2부 캐나다에서의 삶
몬트리올에서 시작된 새로운 전쟁
아버지의 죽음
삶은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뜻하지 않은 사랑
마틴 집안의 가족이 되다
아이 키우며 살림하는 즐거움
사라진 국적
만국박람회 엑스포 ′67
캐나다에 오신 어머니
꿈에 그리던 교사가 되다
컴퓨터에 빠지다
한국인 결혼 이주 여성들
끝나지 않은 전쟁의 기억
캠핑 여행
캐나다 역사의 한 부분
새 안식처, 셰 영천
시민권 수여식 결혼식과 세대 차이
위안부 배상 문제
캐나다에서 맞이한 환갑잔치
돌아볼수록 축복이었던 삶
그리운 ‘롤리’
영적 여행 나의 자손들
기지촌 여성의 죽음
그래도 나는 한국인이다
아홉 식구 배를 채워주던 부대찌개
어미 소와 송아지
자연이 주는 교훈
메주고리예 성지순례
한밤중에 문을 두드린 사람
내 삶의 스승이었던 아버지
강인하고 독립적인 어머니
고난은 별것 아니었네
책을 마치며
책속에서
아침 일찍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드디어 은행 건물을 찾았을 때, 엄청나게 큰 회색 건물을 올려다보며 나는 한참을 그냥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건물의 위용에 눌려 기가 죽어서 집으로 바로 돌아가고도 싶었다. 저런 큰 은행에 들어가 일자리를 달라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설령 내가 말을 한다고 해도 그렇게 해서 될 일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집으로 돌아간다면, 무슨 일이 생기겠는가. 지금까지 다른 곳에서 얼마나 여러 번 퇴짜를 당해왔는가. 할머니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하셨는데, 그동안 충분히 밟혀오지 않았는가. 이제 꿈틀해야 한다. 지금 당장! ─‘밟힌 지렁이는 ‘지금’ 꿈틀해야 한다‘, 중에서
나는 아버지를 부축하며 눈을 반쯤 감은 채 걸었다. 그러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바람에 아버지까지 내 위에 넘어지셨다. 나는 넘어지며 나무토막을 붙잡았는데 내가 잡은 것은 나무토막이 아니라 사람의 다리였다. 너무 놀라 집어 던지고 소리를 지르며 뒷걸음쳤다. 아버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은 나를 껴안고 소리 내 우셨다.
“내 잘못이다, 내 잘못이야. 미안하다. 재숙아!”
그때까지 우리는 고통 중에도 침착하게 힘을 내려 애썼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신음이 저절로 새어 나왔다. 나를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하는 아버지의 슬픔과 죄책감은 걷잡을 수 없었다. ─‘미안하다, 재숙아!‘, 중에서
나는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하는 전쟁고아들을 보며 그들을 돕고 싶었다. 그들에게 수업료 걱정 없이 배움의 길을 열어주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희망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도우려면 내가 먼저 학력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야만 했다. ─‘또 다른 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