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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4600399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0-06-2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 빵
우리, 내밀한허기 질긴상처 꿈의성좌
그 모든 것들로 반죽한 양식을 일용하는
중력에 도전하는 젊음들
2부 맹금류의 사랑법
너와 나, 최초의 눈으로 바라본
드높이 솟구치는 핵탄두의 부리들
레떼강 너머 끝까지 가는
열락 혹은 통증
3부 공중근무자
나, 맹금류의 자태와
천둥의 포효와
미모사의 신경을 갖춘
기계의 영혼과 교감하는 사람
저자소개
책속에서
"교육 목적상 경어를 폐지한다."
가입교 삼 일째 밤이었다. 작전교육관생도의 그 한마디로 진정한 가입교가 시작되고야 말았다. 모든 것이 급변했다. 깊숙이 눌러쓴 정모, 굳게 다문 입술, 가죽장갑 낀 검은 손, 생활지도 선배들의 살벌한 모습에 나는 그만 기가 질려 버렸다.
"턱 집어 여."
가죽장갑이 거칠게 내 턱을 쑤셔 넣었다. 나는 하마터면 소리 지를 뻔했다. 삼순이 언니였다. 이 사람이 그 언니 맞아? 나는 놀라서 임삼수 언니를 쳐다보았다. 깊게 눌러쓴 정모 아래로 굳게 다문 입술이 다부지다.
"바로 서야."
나는 파이터fighter다. 나는 파이터다. 나는 대한민국 전투조종사다.
계속 중얼거리면서, 내 자신에게 최면을 걸면서, 공대공空對空 무장기재 취급을 서둘렀다. 버튼 누르기 직전 상태로 대기한다. 교전 규칙에 의하여 그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발사할 것이다. 적기에 근접해 가면서 나는 무장 버튼에 올려둔 손가락의 감각을 확인했다.
북한의 미그-29기가 여러 차례 날갯짓을 해보였다. 전투기의 날갯짓은 자신의 비행기를 따라오라는 의미다. 적기가 우리에게 북한으로 함께 가자는 신호를 보내온 것이다. 나는 요기에게 교신했다.
"교전 태세를 갖추고 기다려라."
북한 전투기에게도 경고했다.
"우리는 북으로 갈 이유도 공격받을 이유도 없다. 즉시 북으로 돌아가라."
나는 북한 전투기들이 열추적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생각했다. 당연히 대응하겠고 물리칠 자신이 있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바다 속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각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