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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외국 역사소설
· ISBN : 9788964620120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11-04-16
책 소개
목차
제1장
~제29징
작품해설
후주
리뷰
책속에서
“나는 그 오스트리아 여자[마리 앙투아네트]를 진짜 싫어했다. 너무 거만하고 너무 낭비가 심했거든. 왕은 말이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왕이 재판에 회부되어 유죄판결을 받고 나서야 생각을 바꾸게 되었지만. 결국, 내 비록 얼마간 행복한 시간을 보낸 적도 있긴 하지만 구체제가 그립지는 않아. 하지만 대혁명이 평등을 정착시킬 거라고는 말하지 마라. 사람들은 결코 평등하지 못할 거니까. 그건 불가능한 일이거든. 그러니 아무리 나라를 뒤집어엎어봤자 소용없어. 큰 사람과 작은 사람, 살찐 사람과 마른 사람은 언제고 있을 테니.”
검사실에서 나온 가믈랭은 법원의 회랑을 가로질러, 온갖 종류의 물건이 멋지게 진열되어 있는 가게들 앞에서 멈춰 섰다. 그는 여시민 테노의 진열대에서 역사·정치·철학 서적을, 『노예들의 굴레』, 『전제군주제론』, 『왕비들의 범죄』를 뒤적였다. “좋아! 공화파 책들이로군!” 하고 중얼거리고는 책방 주인에게 그런 책들이 계속 팔리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내저었다.
“가요집하고 소설책밖에 안 나가요.”
그러면서 그녀는 서랍에서 얇은 책 한 권을 꺼내더니 덧붙여서 말했다.
“이게 뭔가 재미있는 책인가 봐요”
『속옷 바람의 수녀』라는 제목이 에바리스트의 눈에 들어왔다.
혁명재판소는 귀족과 부자들에게 그러하듯 인부와 하녀들에게도 엄격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평등을 확립해갔다. 가믈랭은 민중체제하에서는 사정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않았다. 민중을 형벌에서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민중에 대한 멸시와 모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를테면, 그것은 민중을 징벌받을 자격이 없는 자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리라. 귀족 전용 단두대가 그에게는 일종의 불공평한 특권처럼 보였을 것이다. 가믈랭은 징벌에 대해서 종교적이고 비의적인 관념을 갖기 시작했으며 징벌에 어떤 효력, 고유한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죄인들에게는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그리고 그들에게 벌을 주지 않는 것이야말로 그들에게 피해를 안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