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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4950777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15-01-23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장 가슴으로 날 낳으신 어머니
다시 불러보는 그 이름, 어머니
지금도 맡아지는 어머니의 살 내음
마음의 상처로 방황하던 시절
어머니의 눈물은 노래가 되어
어머니란 이름의 사랑과 희생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 1
2장 어머니를 영원히 가슴에 묻고
스무 살,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다
아버지의 죽음과 가세의 몰락
쓰러지신 어머니, 그 절망의 끝에서
어머니 병중에 맞이한 평생의 동반자
어머니를 위한 간절한 기도
영면의 나라로 홀로 떠나신 어머니
3장 어머니의 이름으로
김신기 원장님과의 소중한 인연
꿈에 본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시작된 직장생활
병원 일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
새로운 도전, 여행업을 시작하다
어머니의 힘으로 위기를 넘긴 기적의 순간들
어머니의 묘소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 2
4장 왕궁탑 사모곡
사랑하는 나의 가족을 위하여
어머니와 똑같은 길을 가게 된 나의 운명
영훈이의 편지
어머니께 못 다한 효도의 한을 풀다
뒤늦게 타오른 만학의 열정
여행업을 천직으로 여기며
5장 내 삶의 마지막 소명
나는 효도전도사
봉사와 나눔의 삶
가슴으로 낳은 자녀를 키우는 가족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가 처음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느낀 것은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수금사원으로 일할 때였습니다. 하루는 아는 선배의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퇴근 후에 자전거를 타고 조문을 갔습니다. 그 집에 가려면 길을 한참 돌아가야 했는데, 철길을 따라가다가 강 사이의 철교를 건너 가로질러 가면 좀 더 빨리 갈 수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뭐가 그리 급했는지 저는 지름길을 선택했습니다.
철교 앞에 이르러 저는 타고 있던 자전거에서 내렸습니다. 철길로 지나려 하니 건널목을 지키던 철도원이 여기는 위험하다고 저를 막아섰습니다. 저는 우리 논이 저기에 있어서 지나가야 한다고 하고서는 그의 제지를 뿌리쳤습니다. 저는 철교만 건너면 바로 선배네 집인데 먼 길을 돌아가기가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막아서는 철도 직원을 밀쳐내고는 막무가내로 철교를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한 짓이었지요. 철교를 중간쯤 건넜을 때 어디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가 나는 쪽을 보니 저 아래 논에서 피를 뽑고 있던 사람들이 저를 향해 손을 막 흔들면서 뭐라고 하는 것입니다.
“뭐라고 하는 거야? 하나도 못 알아듣겠네.”
그리고는 저는 고개를 들어 앞을 봤습니다. 그랬더니 세상에! 기차가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기차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저는 왜 눈치를 채지 못한 것일까요. 모퉁이에서 돌아오느라 시야가 가려졌더라도 분명 기차 소리는 들렸을 텐데 그 소리가 저에게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 아래에서 저를 향해 손짓을 하던 사람들은 기차가 오니 어서 피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자전거를 옆에 낀 채로 철교 밖으로 몸을 날렸습니다. 거의 무의식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처음엔 어떻게든 난간에 매달려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금방 팔에서 힘이 빠져 10미터 높이는 족히 넘을 철교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철교 아래엔 꽤 깊은 강물이 흐리고 있었습니다. 만약 강물에 빠졌다면 그대로 익사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저는 강물과 뭍 사이 풀숲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그제야 요란한 경적을 울리며 철교 위를 지나가는 기차소리가 선명하게 들렸습니다. 그때 논에서 일을 하다가 모든 상황을 지켜본 사람들이 제가 있는 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봐요. 괜찮아요?”
사람들이 저의 상태를 살피며 물었습니다. 자전거는 낙하의 충격으로 망가졌는데 저는 신기하게도 다친 곳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이고, 다행이네. 큰일 날 뻔했소. 여기가 원래 사고가 많이 나는 곳이에요. 빨리 가로 질러 가려고 철교를 건너다가 기차에 치거나 아래로 떨어져 죽는 사람이 1년에 한두 명은 꼭 나온다오. 댁은 운이 좋았소.”
그 말을 들으니 제가 죽을 뻔했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났습니다. 아무튼 용케 목숨을 구하고 조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철교 근처에 다다르자 마침 또 기차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고서 집에 들어왔는데, 난데없이 기차소리가 환청처럼 막 들리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귀신에 홀렸었던 모양입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철교 위에서 기차소리를 듣지 못한 것이 스스로도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잘 놀라지 않는 성격인데, 그렇게 죽을 뻔한 적이 처음이라 무척 놀랐습니다. 그때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도 무섭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그날 혼자 깨어 집에 앉아있는 그 시간이 너무나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집사람과 첫째 아들 성민이를 쳐다보니까 갑자기 눈물이 막 났습니다. 제가 마지막에 정신을 못 차리고 기차에 치었거나 강물로 떨어져 죽었다면 남은 식구들은 나 없이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 순간,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지요. 어머니가 살려주신 거구나. 그 자리에서 죽을 운명이었는데 어머니가 정신 차리게 도와주신 거구나 싶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죽을 고비를 서너 번 더 넘겼습니다.
- 본문 ‘3장 어머니의 이름으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