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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미래학
· ISBN : 9788965132325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13-04-15
책 소개
목차
1. 무한한 대지 위에 맨발로 서서
2. 엄청난 격차, 대분기
- 여러 세계 중 하나였던 유럽
- 유럽인들은 왜 세계를 뒤흔들었을까?
- 놀라운 발전
- 비정상적으로 벌어지는 격차
3. 위험한 추종, 대수렴
- 도약과 추격
- 상상과 모방
- 불평등이라는 독
4. 탈성장 시대
- 로스토의 마법의 세계
- 성장의 피로
- 비싼 에너지
- 자원 소모를 바탕으로 한 성장
- 환경의 벽
- 갑작스러운 성장은 스스로 멈춘다
- 탈성장 시대와 서양의 빈곤화
-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소비수준은 얼마인가?
5. 경제 위기의 본질
- 서양의 빈곤화
- 위기는 어떻게 닥쳤나
- 경제 위기의 역사적 원인
6. 자본의 덫에 걸린 정책
- 쇼크 독트린(Shock Doctrine)
- 자본주의의 ‘바이오경제’적 변화
- 생태 공간을 위한 투쟁
- 신흥국의 불평등과 소수 지배 체제
- 폭력 사용
- 함정에 빠진 서양의 좌파
7. 변화의 길
- 물질 소유에서 행복으로
- 탈자본주의의 세 가지 축
- 실업을 폐지하라
- 수백만의 일자리를 창출할 농업
- 검소함을 위한 고용
- 유형재산의 분배에서 풍부한 공공재산으로
- GDP를 포기하라
- 과학이 인류에게 다시 봉사하도록 하자
- 문화 전쟁
- 남반구 국가들의 변화
8. 공동의 운명 앞에 선 세계, 미래는 가장 큰 조언자
- 주고받기의 약속
- 지정학의 새로운 룰
- 보편적 가치
- 새로운 지정학의 중심
- 유럽의 아름다운 미래
- 미국의 약화 혹은 대혼란
- 미친 사람들이 개의치 않는 것
리뷰
책속에서
요즘의 상황은 모순적이다. 대놓고 자본주의를 욕하는 것은 소외를 당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종말을 비현실적인 일로 여긴다. 현재의 경제 체계가 영원히 유지되기라도 한다는 말일까? 슬라보예 지젝이 빈정대며 썼듯이 “우리는 인류가 멸종하리라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가 급변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지구에서 생명이 꺼져도 자본주의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
환경 재앙이 심화되고 2007년 이후 금융 체계가 무너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지배 계층이 보란 듯이 아직도 권력을 잡고 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쥐어준 격이다. 2011년부터 유럽중앙은행 총재 자리에는 골드만삭스에서 그리스의 장부 조작을 도왔던 인물이 들어앉았고, 미국과 유럽의 정부 내각에는 은행가나 대기업 대표들이 득실댄다. 놀랍게도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것은 서양의 민주주의가 과두제로 이탈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이다.
_ 본문 <변화의 길> 중
2009년 세상은 전환기를 맞이했다. 그보다 2년 먼저 세계 금융 체계가 약화되자 생산 경제와 재화의 교역도 타격을 입었다. OECD 국가 대부분이 경제 침체를 겪거나 생활수준이 하락하고 빈곤선 이하에서 사는 주민의 수가 늘어나는 상황이 통계를 통해 드러나기 시작했다.
부채 위기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나라―해외 원조가 없으면 정부가 만기일에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없는 국가―에서 생활수준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그리스가 그런 경우였다. 그리스보다 정도는 덜했지만 에스파냐, 포르투갈, 이탈리아도 타격을 입었다. 강도 높은 긴축 정책―소득 최상위층은 제외되었다―을 펼친 영국에서도 2010년 가용 순소득이 1981년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사회 전체가 빈곤화되자 포르투갈과 에스파냐에서는 공공보건 체계가 부실해졌다. 남유럽 국가에서는 불법 장기매매가 기승을 부렸고, 이탈리아와 미국에서는 장성한 자녀가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부모와 한 지붕 밑에서 살게 되었다. 네덜란드에서는 대학생들이 컨테이너에서 기숙을 한다. 무료 급식소에도 줄이 길게 늘어섰고 도처에서 실업률이 증가했다. 4~5퍼센트에 머물던 미국의 실업률은 유럽처럼 8~10퍼센트까지 치솟았다. 자동차 주행 거리는 모든 국가에서 줄어들었다.
빈곤선 이하에서 사는 주민의 비중은 15퍼센트에 이르렀거나 넘어섰다. 유럽의 빈곤선은 중위소득의 60퍼센트 수준이다. 중위소득이란 인구를 소득순으로 배열했을 때 정확히 중간에 위치하는 소득이다. 미국의 빈곤선은 중위소득의 50퍼센트이다. 통계학자들은 집세나 겨울 난방비를 지불할 수 없는 상태를 ‘심각한 물질적 결핍’으로 정의하는데, 유럽 인구의 8퍼센트가 여기에 해당한다. 상류층은 전혀 피해를 보지 않았고, 중산층도 소득은 줄어들었지만 생활수준을 유지한 반면 정치적 압력을 행사할 능력도 가장 적은 하위 빈곤층은 가장 많은 타격을 입었다. 불평등한 사회는 이처럼 모순적인 상황을 연출한다. 가장 가난한 사람이 빈곤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이다.
_ 본문 <경제 위기의 본질> 중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상전이 단계에 들어섰다. 인구 성장률보다 조금 높거나 낮은 경제성장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연간 1.2퍼센트에 그친다.
그렇다면 현 시대가 겪고 있는 두 가지 중대한 역사적 현상의 결합, 다시 말해서 생활수준의 세계적 수렴 현상과 생물권의 한계점 도달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가 손을 놓고 있으면 세계 불평등, 자원 경쟁, 환경 악화로 인해 대규모 분쟁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전이가 평화적으로 진행되리라고 전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수백만 명이 누리는 부유층의 삶과 비교해서 나도 잘살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지만 경제성장이 둔화되면 그러한 욕망이 충족될 수 없기 때문에 실망하게 되고 그 실망감은 분노로 변한다. 그러나 지구 인구 90억 명이 너나 할 것 없이 선진국 국민처럼 살다가는 생태계가 견딜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대수렴이란 세계의 평균적인 소비수준이 선진국 수준보다 낮아야 하고 또 낮아질 것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선진국의 평균적인 소비수준도 낮아져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이다. 선진국 국민은 에너지와 물질 소비를 줄여야 하고 또 줄이게 될 것이다.
_ 본문 <탈성장 시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