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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5471332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3-07-31
책 소개
목차
목차
1장 삼각관계의 징조
2장 파고드는 질투와 오기
3장 살을 파고드는 장미 가시
4장 악녀의 미소
5장 사랑으로 포장된 증오
6장 금단의 진실
7장 충격적인 진실
8장 진실 속 도피
9장 재회
10장 정체 모를 감정
11장 일방적인 회자정리
12장 혼란스러움의 로맨스
13장 어설픈 마음
14장 마주 보는 눈빛
15장 육체만의 결합?
16장 돌아보는 마음
17장 헤아려 주는 마음
18장 스릴 있는 유혹
19장 사랑의 선물
에필로그
작가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진혜야.”
진혜는 뒤를 돌아보고는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경직되고 말았다. 이곳에 왜 채승이 있는 건지 쉽게 납득도 되지 않았고 인식이 되지도 않았다. 정말로 자신 눈앞에 있는 사람이 나채승인지도 구분이 되지 않았다.
“진혜야.”
“채, 채승 오빠?”
“진혜 맞구나.”
진혜는 고개를 홱 돌렸다. 아차 싶었다. 모른 척했어야 하는데 너무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채승의 이름을 부르고 말았다.
“진혜야.”
“오, 오빠가 여긴 어쩐 일이야? 알고 온 거야?”
“이쪽으로 좀 와 봐.”
“차 마시고 가.”
진혜가 밖으로 나가자 채승은 바로 뒤따라 나섰다. 밖으로 나오니 진혜가 바닷가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채승은 재빠르게 그녀를 따라붙어 가까스로 잡을 수 있었다.
“진혜야!”
“돌아가.”
“얼마 만에 만났는지 알아? 보자마자 돌아가라는 말이 어떻게 나와?”
“왜 못 나와? 오빠가 우연히 온 건지, 알고 온 건지 몰라도 보고 싶지 않아.”
“보고 싶지가 않아?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하는 거야?”
진혜는 마음의 평정심이 깨졌다. 그가 나채승이라는 것을 인식한 후로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얼마나 보고 싶어 했던 사람인가. 그가 자신을 찾아오는 상상도 숱하게 했었다. 그런데 그 상상이 현실로 나타났다. 믿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항상 쫓아가는 건 자신이었는데 지금은 그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만나고 싶지 않았다. 얼굴 마주 보며 할 말이 뭐가 있는가. 그와 자신의 속해 있던 계층은 결코 같은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비밀을 그는 알고 있다. 그 사실을 몰랐을 땐 자신을 본 척 만 척하던 사람이 자신을 찾아온 거라면 그건 분명 동정심이다. 그에게 동정이나 연민 따위 받고 싶지 않았다.
“알아. 나채승이잖아. 나, 기억상실 아니야.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이 돼서 연락 못했던 거 아니야. 하기 싫어서 안 했던 거야. 여기서 아주 편하게 잘살고 있어. 돌아가고 싶은 마음 없어. 오빠도 보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나 여기 있다는 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오빠도 다시는 찾아오지 마.”
“이기적이란 생각 안 들어?”
“이기적이고 오만한 인간이 바로 나야. 그런 날 끔찍이 싫어한 거잖아. 오빤 대단한 사람이야. 오빤 무의식으로 내가 패션파크의 정통 후계자가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나 봐. 그래서 날 그렇게 싫어했던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패션파크 후계자는 너야. 피가 아주 안 섞인 것이 아니잖아. 어쨌든 회장님과 사장님 핏줄이야. 그분들의 피를 이어받았어. 그리고 사모님의 사랑으로 자랐어. 그분들의 마음은 아예 생각지 않는 거야?”
“날 속였어.”
“그게 널 위한 거였으니까.”
“그게 날 위한 거라고 누가 그래? 아버지하고 엄마가 그래? 할아버지가 그래?”
“그게 아니면 왜 말씀 안 했겠어?”
진혜는 고개를 돌리고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은 좀 마음이 편해졌지만 이곳에서 서빙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힘들었다. 자신의 반쪽 뿌리에 대해 얼마나 고민을 했던가. 아버지 말로는 낳아 준 엄마가 훌륭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직접 확인을 안 했는데 어떻게 알겠는가. 알아보려고 해도 아버지가 말한 것처럼 훌륭한 사람이 아니면 어쩌나, 인생의 밑바닥에서 살던 여자가 남자 하나 잘 만나서 인생 펴 보려고 한 여자면 어쩌나 하는 무서움 때문에 알아볼 엄두도 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