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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65703143
· 쪽수 : 704쪽
· 출판일 : 2016-02-19
책 소개
목차
PROLOGUE
악몽
PART 1 모르몬의 악령들
1. 형제들/2. 혈통/3. 조던 길의 집/4. 알타와 죽은 인디언의 영혼
PART 2 집안의 말썽꾼과 거부당한 아들
1. 집안의 말썽꾼/2. 거부당한 아들/3. 페이의 비밀/4. 방랑의 세월/5. 정착
PART 3 형제들
1. 이방인들/2. 궁지에 몰린 소년/3. 탈선/4. 아버지와 지내던 시절
PART 4 죽음의 방식
1. 형제들: 두 부류/2. 언덕 위의 집/3.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4. 죽은 이를 위한 노래/5. 폭행 강도/6. 뿔뿔이 흩어지다/7. 귀향/8. 반란/9. 걸어 다니는 시체
PART 5 피의 역사
1. 전환점/2. 악명을 떨치다/3. 마지막 인사
PART 6 눈물의 골짜기
1. 가족의 종말/2. 새 가족과 옛 망령들/3. 비밀과 유골/4. 고향에서 온 편지
EPILOGUE
재판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리뷰
책속에서
이제 이야기를 해야겠다. 이것은 살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육신의 살해와 영혼의 살해, 비탄과 증오, 그리고 복수의 살해다. 그 살해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형태로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와서 어떻게 인생을 바꿔놓으며, 그 유산들이 어떻게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 역사 속으로 흘러 들어오는지 말하려 한다. 이 이야기는 또한 폭력과 살인이 어떻게 끝이 나는지 - 만일 정말로 과연 끝이 난다면 - 말해준다.
나는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살인자의 동생이다. 그의 이름은 게리 길모어.
그는 현대 미국의 범죄자 중에 누구보다도 역사적인 인물로 기록될 것이다.
형들의 사진을 들여다본다. 그 사진들은 우리 가족이 남긴 낡은 스크랩북에 있는 그 어떤 사진들보다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형들은 사진 속에서 카메라를 향해 총을 들고 서 있다. 그들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세계가 느껴진다. 그들만이 속해 있는 세계.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꼬마 무법자들의 거친 포즈가 아니다. 그들이 함께 지내면서 이런 행복한 미소를 지었던 순간이 얼마나 될까, 그들만의 세계에서 그들은 과연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내가 어렸을 때, 그들이 그런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물론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으리라. 어쨌든 그 사진 속의 미소는 나에게 하나의 미스터리이다. 그 미소는 나에게,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우리 가족의 삶, 오늘날까지 그 어느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그들만의 삶이 있었다고 말해주고 있다. 나는 사진 속의 얼굴들을 보면서 증오를 느낀다.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 그 사진 속에서 그들은 나를 끼워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를 같은 가족의 일원으로 끼워주지 않은 것이 원망스럽다. 그 대가가 아무리 끔찍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방금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책의 살인자가 태어난 것이다. 그는 지금 커다란 푸른 눈과 매력적인 얼굴을 가진 아기이다. 그 아기는36년이 지난 후 두 남자를 죽이고 사형수 감방에 앉게 될 것이며, 미국 역사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주장함으로써 악명을 떨친 살인자로 기억될 것이다. 그때 그의 푸른 눈을 들여다본다면 그 속에서 사람의 마음 깊숙이 감춰져 있는 본능을 건드리는 섬뜩한 시선을 느낄 것이다. 그것은 날카로우면서도 죽음이 느껴지는 눈빛이다. 또한 죽음이 결코 두렵지 않다는 표정이다. 자기 몸에 부딪히고 지나갔다는 이유만으로, 아니 꼭 그런 핑계 따위 대지 않고도 상대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의 표정 말이다. 아기의 눈빛이 살인자의 눈빛이 되기까지, 그 사이에는 파멸의 역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