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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65743644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12-11-15
책 소개
목차
쓰라린 모정의 신음
짐승의 얼굴
어수선한 세월
고향을 떠나야 하다니
여명을 찾아서
도처에 함정
무정한 38선을 넘어
뿌리 깊은 내력
인연의 실타래
바다 저 편의 이별
아버지의 분노
새로운 출발
저자소개
책속에서
대식이네 가족은 주막에 만 이틀을 머물렀으나 길 안내를 맡을 이정만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식이네 가족은 몸이 달았다.
주변 동리 이 집 저 집에 38선을 넘어 이남으로 가고자 하는 낯선 피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제각기 38선을 넘기 위해 길 안내자를 구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낮에는 쥐 그래도 강물은 흐른다 3죽은 듯 고요하여 아무도 없는 동리 같았으나 어둠이 깔리면 이 집 저 집에서 월경하고자 하는 피난민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높아지며 거동이 부산했다.
한 가족 단위로는 38선을 넘을 수 없었다. 안내자들이 한 가족 단위로는 안내를 맡지 않았다. 여러 가족이 한데 모여 이삼십 명 정도로 단체를 만들어 안내자 한 사람을 앞세워 가야만 했다. 그래야만 안내자가 요구하는 안내 비용을 거출하는 데도 부담이 적었다. ―<제3부 작은 땅 슬픈 조국> 중에서
“예, 38선을 넘으려고 하는데 안내자를 구하고자 해서 찾아 왔습네다.”
“누가 우리 집을 가르쳐주셨을꺄?”
“이장이 알려주셨습네다.”
“거 참 큰일 났네. 내가 안내자로 소문나면 보안대에서 나를 잡아가려고 할 터인데, 그런데 혼자이시꺄?”
“아니라요. 가족이 있습네다.”
“아애가 있으꺄?”
“예, 세 살배기 아애가 있습네다.”
“아애가 있으면 다른 피난민 가족들이 싫어하고 함께 가려고 하지 않으려 합니다. 밤에 아이가 우는 날이면 다 경비 보는 보안대에 잡힙니다. 여기 이 분들도 월남하는 가족들인데 아애가 둘이나 있어요. 그래서 밤에 자라고 낮잠을 못 자게 해서 아이들이 저렇게 울고 있어요. 우리 동네의 안내자들이 벌써 셋이나 잡혀가서 돌아오지 않았습네다.” ―<제3부 작은 땅 슬픈 조국>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