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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5746751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19-03-05
책 소개
목차
뱁새 한 마리
세상에 저런 새가 있구나
세 번이나 뻐꾸기 새끼를 키우고
철학하는 오목눈이
호랑나비와의 인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일
뻐꾸기는 어디에서 날아오나
우수리강가에서
대륙의 들판에서 만난 참새
경전을 읽는 독수리와 이상한 이름의 새
먼바다를 건너는 잠자리 떼
탕가니카 호수의 뻐꾸기메기
내 딸을 위한 약속
주석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뱁새라니.
아니, 그렇게 부르지 말고 좀 제대로 불러 봐.
그러면 붉은머리오목눈이.
그래. 그것이 우리 이름이다. 몸은 참새보다 작고, 눈은 오목하다. 꼭 다물었을 때의 부리는 작은 삿갓조개를 붙여 놓은 것처럼 뭉툭하다.
그중에서도 내 이름은 육분이.
그렇게 말하면 다들 되묻는다. 육분이?
무슨 새 이름이 그러냐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맞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육분이.
왜 그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이름이 주는 기쁨과 서운함, 사랑스러움에 대한 얘기부터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제일 처음 얻은 게 바로 그것이니까.
- 「뱁새 한 마리」중에서
다음 해 봄 나는 처음으로 짝을 짓고 둥지를 지었다. 네 개의 알을 낳아 네 마리의 새끼를 길러 내며 처음으로 오목눈이의 엄마가 되었다.
여름에도 짝을 만나 둥지를 지었다. 봄처럼 네 개의 알을 품었지만, 그중 표 나게 큰 알 하나만 부화시켰다.
그다음 해 봄과 여름에도 그랬다. 봄에는 네 마리의 새끼를 길러 냈고, 여름에는 둥지 안의 가장 큰 알 하나에서만 새끼가 태어났다. 형제 새 물양지가 우연히 내 둥지 위를 지나가다가 둥지 안에 있는 어마어마하게 몸집이 큰 나의 새끼를 보고 입을 딱 벌렸다.
“얘, 육분아. 너 어떻게 하려고 그래?”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고생스럽더라도 크게 낳은 새끼 크게 키워야지.”
나는 그것을 오히려 자랑처럼 말했다. 형제 새 물양지는 혀를 쯧쯧 찼다. 그때 나는 물양지가 왜 혀를 찼는지 몰랐다.
그다음 해 여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3년이 지나 지금 내 나이 세 살이 되었다.
-「세 번이나 뻐꾸기 새끼를 키우고」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