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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5913856
· 쪽수 : 216쪽
책 소개
목차
초대하는 글
프롤로그
네가 없었으면 좋겠어
미국 사촌 vs 이웃사촌
행운아, 한 번만 더
구멍 난 양말
거짓말을 한 건 아니잖아
자전거 도둑
잎사귀를 봐 줘
다 네 탓이야!
인기녀가 되고 싶어
아무도 모를 거야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만 만날까?
늦으면 좀 어때?
행운의 문자
난 꿈이 없는데
에필로그
책속에서
유진이는 명심이에게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공연히 쑥스러웠어요. 하지만 자기하고만 얘기하는 명심이니 속마음을 좀 더 털어놔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은 나도 잘 모르겠어. 어쩔 땐 귀찮아 죽겠다가도 막상 다른 친구들까지 구박을 해 대니 가엽기도 하고 화도 났어. 뭣보다 민진이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니까…… 막 내 몸 일부가 떨어져 나간 느낌이랄까?”
“흠흠, 몸 일부가 떨어져 나간 느낌? 우리 같은 기계는 뭐가 떨어져 나가면 다시 부품을 갖다 끼우면 간단한데. 아! 그래서 《명심보감》에 이런 구절이 있는 건가 보네.”
형제는 수족과 같고 부부는 의복과 같으니
의복이 해졌을 때는 다시 새것으로 갈아입을 수 있지만
수족이 잘린 곳은 잇기가 어렵다.
<안의 편>
“그래도 내가 명색이 AI 스피커인데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니?”
“헉. 그렇게 눌러도 안 되더니 갑자기 켜진 거야?”
북극곰 스피커가 반짝이며 대답했어요.
“응. 네가 날 필요로 할 때 켜진다고나 할까? 내 특기는 마음을 비추는 일이야. 그 방면으로는 내가 스마트폰보다 훨씬 나을걸?”
“마음을 비춘다고? 어떻게? 거울로 변신이라도 한다는 거야?”
“어휴, 내가 무슨 변신 로봇인 줄 아니? 승준이 너는 고민 같은 거 없어? 있으면 나한테 한번 얘기해 봐. 내가 그런 걸 잘 들어 준다는 뜻이야.”
“고민? 당연히 있지. 내 고민은 우리 엄마, 아빠야. 내가 어린이날 선물로 스마트폰을 사 달라고 했더니 엄마는 단칼에 거절하셨어. 그래서 아빠를 조르고 있는데 아빠도 돈이 없다고 못 사 주신대. 어떻게 하면 우리 엄마, 아빠가 마음을 바꿀까?”
“하은이가 커닝을 한 것도, 승아가 뚱뚱하다는 것도 없는 말이 아니잖아.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아무리 사실이라고 해도 남들에게 드러내기 싫은 게 있는 법이잖아. 제이 넌 그런 거 없어?”
허를 찌르는 명심이의 질문에 제이는 움찔 입을 다물었어요. 남들에게 드러내기 싫은 나만의 비밀. 제이는 목뒤에 나 있는 주먹만 한 화상 자국을 만지작거렸어요. 기억나지도 않는 어린 시절부터 있었던 제이의 콤플렉스였어요. 도장을 찍어 놓은 것같이 선명한 이 흉터 때문에 머리를 짧게 자른 적도 없고, 한여름에도 늘 길게 머리를 풀고 다녔어요. 명심이의 말대로 누군가 이 상처를 떠벌리고 놀린다면 무척 속상할 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