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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된 슬픔

헛된 슬픔

박순호 (지은이)
  |  
삶창(삶이보이는창)
2011-10-20
  |  
8,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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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된 슬픔

책 정보

· 제목 : 헛된 슬픔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6550012
· 쪽수 : 164쪽

책 소개

'삶창시선' 34권. 박순호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헛된 슬픔>은 '뜨거운 불꽃에 쩍쩍 벌어지는 조개'처럼 삶의 내밀한 속살들을 하나씩 드러낸다. 그 틈새 안에 숨 쉬고 있는 속살은 비린내를 풍기며 살아 꿈틀댄다. 어느 순간 매립된 생살은 구획된 도시와 콘크리트 구조물, 그 사이에서 자란 공포와 우울증에 병들어 있다.

목차

시인의 말 _5

1부

밤 이야기 _12
조개 무덤 _14
평강이에게 _16
헛된 슬픔 _18
초콜릿과 어머니 _20
방수를 하다 _22
밤새 _24
전자계산기 _25
세탁기 _28
땜빵 _30
청개구리 _32
기초의 순장 _34
틈 _36
소음에 대한 당신의 의도 _38
태풍을 만나다 _40
엄나무 모과나무 다시 엄나무 _42

제2부

시 쓸 때와 씻을 때 _48
귤을 까먹으면서 _49
유산 _50
낡은 생각이 주검으로 변해 있던 어느 날 _52
고양이 _54
냉이꽃 _56
책 도둑 _58
선운사 노을 지다 _60
기시감 _62
복고풍 _64
그가 집에 없을 때 _66
우리 동네 동장 아줌마 _69
이사 가는 날 _70
브랜드에 대하여 _72
집으로 가는 길 _74
극단적인 달 _76

제3부

연필이 걸터앉았던 자리 _80
이미지論 _82
회전목마 _84
새로운 질감 _86
감각기관1 _87
감각기관2 _89
감각기관3 _90
감각기관4 _92
감각기관5 _94
안개 걸린 미루나무 _96
병정개미 _97
대낮의 음모 _100
어떤 눈동자 _102
문패에 대하여 _104
벽장 유감 _107
밤의 도로 _108

제4부

철학 강의 _112
느려터진 문장 _114
나쁜 예감 _116
삶의 미로 _118
결혼기념일 _119
밀림 속의 골목 _120
몹쓸 것들 _121
생계의 적 _122
둥둥…… _124
청춘을 거슬러 가는 우리는 _126
불문율 _128
거룩한 퇴폐 _130
박물관에서 _132
위험한 사유 _134
당신을 읽다 _136
저수지의 배후 _138

해설__ 세계의 배후에 얼룩진 흔적을 이미지화하기 | 이성혁 _141

저자소개

박순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2001년 《문학마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다시 신발끈을 묶고 싶다』 『무전을 받다』 『헛된 슬픔』 『승부사』가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헛된 슬픔

비닐봉지 안에 담긴 두부 한 모

물기 흥건한 두부 한 모가 달랑달랑 흔들린다

종종걸음으로 골목을 빠져나가는 계집아이

수수꽃다리 담장 집 여섯 살 딸아이

오른손에 들린 부드런 두부처럼

새순을 닮은 아이가 대문을 통과한다

한 사내의 여자가 되고

친정집을 그리워하고

자식을 낳아 기르는 동안 셀 수 없이

입 속으로 들어가는 따뜻한 두부 조각들

정 가진 사람의 슬픔 한 모


조개 무덤

연탄불에 올린 석쇠 위에서 굳게 입을 다문 조개들
가끔 뜨거움은 단단히 가두고 있던 옹졸한 내부까지 열어주기도 한다는데
한없이 움츠러들며 연한 생살을 안으로만 끌어당기던
갯벌에서의 느긋하고 불성실한 소통
그러나 불꽃이라는 말을 알아버렸을 때
차갑기만 하던 몸 중심이 저절로 열리고
아, 이런 것이 끝이구나!
더운 파도를 밖으로 밀어내며 하나둘씩 쩍쩍 벌어진다
익은 살을 도려냈던 자리가 하나같이 매끈한 걸 보면
삶이란 들춰내고 보면 별것도 아니라는데
움막 내부를 이어주던 짧은 매듭
타닥, 불기둥에 끊어지고
울퉁불퉁한 껍데기를 벗어 던지며 하얀 속살을 보여준다
바닥과 지붕이 모호한 집터가 분리되어 탁자에 수북하다
오래전 어느 누추한 생이 이랬던가
조개 더미를 헤치면 오래된 유물들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약해진 불꽃에서 비릿한 냄새가 풍기고
나는 다시 쓸쓸한 밤을 견뎌내기 위해
조개껍데기 안으로 들어가 불을 밝힌다


감각기관 4 ―물의 내부

발목이 잠긴다
허리가 잘려나간다
가슴통을 우적우적 씹어 삼키고 목까지 먹어치운다
입, 코, 눈을 차례로 파내고 정수리가 사라진다

아찔한 물의 수평

머리카락이 자라나고 눈, 코, 입이 선명하다
목을 지나 가슴이 드러난다
허리를 타고 떨어지는 물방울이 햇빛에 증발한다
하얀 발목이 모래 위에 발자국을 늘어뜨린다

검은 이빨이 찬란하다

윗집 홈통을 타고 내려오는 빗물 소리
몇 번을 고치고 또 고쳐도 불완전한 문장처럼
비의 양에 따라 홈통을 통과하는 속도를 가늠해보지만
물의 내부는 밀실하게 채워진 것이기에
섣불리 그 속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가끔 물 밖으로 튀어나온 물방울이 바닥에 스며드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순도가 가장 높고, 완벽한 원
정교한 만삭의 물방울이다
물의 부족이 주고받는 교신
물의 육체가 씨앗 속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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