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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젤리

불량 젤리

김은경 (지은이)
삶창(삶이보이는창)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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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젤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불량 젤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6550210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3-03-08

책 소개

'삶창시선' 36권. 2000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김은경의 첫 시집. 한때 유행가처럼 번지던 자폐적이고 난해한 경향의 시들과는 한 걸음 물러서 있는 그녀의 시편들은 이번 첫 시집에서 탄력적으로 빛나며 독자들을 '불량하게' 유혹하고 있다.

목차

제1부
강물을 타고 갔네 ● 12
비박 ● 14
24시 셀프 세차장 ● 17
저예산 영화 제작소 ● 19
김시인 씨의 주종목, 씨름 혹은 시름 ● 22
김밥천국 ● 24
밤, 전당포 ● 26
바이킹 ● 28
수제비를 끓이는 저녁 ● 29
중독 ● 31
이명 ● 32
억새 군락지 ● 35
구름의 해산 ● 37
내 이름은 빨강 ● 38
빌려 읽는 사랑 ● 41

제2부
자정의 희망곡 ● 44
11월 ● 46
뜨거운 안녕 ● 48
한 잔의 가을 ● 50
출가 ● 52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 ● 54
안부 ● 56
달빛은 사라지지 않고 ● 58
모항에 들다 ● 60
당신도 울고 있네요 ● 62
그때 우리 사랑에 확성기가 있었다면 ● 64
불면 ● 65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 67
미아리 ● 69

제3부
빗속에서 ● 72
가슴의 쓸모 ● 74
오래된 골목 ● 76
스위치가 없다 ● 78
십 분쯤 ● 80
폭설 이후 ● 82
1995년 2월 14일 ● 84
경주 ● 86
선운사, 틈새가 많은 가을 ● 88
불량 젤리 ● 90
얼룩 클리닝 금지 ● 92
취한 시간을 위한 말들 ● 94
꽃 ● 96

제4부
어떤 이유 ● 100
진흙쿠키 ● 102
수평선 다방 ● 104
얼룩무늬나비 떼 ● 106
섣달그믐 ● 108
여름이 올 때 ● 110
박하사탕 ● 112
발작하는 구름 ● 114
주저앉아 우는 여자 ● 116
푸른 멍 ● 119
전설이 될 모래강에게 ● 121
아름다운 진화 ● 124

해설__ 지속 가능한 진화,‘ 언니’의 이야기 | 노지영 ● 127

저자소개

김안녕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2000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불량 젤리』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 『사랑의 근력』을 냈으며 제2회 길동무문학창작기금 수혜 대상으로 선정됐다.
펼치기

책속에서

갈대가 건너오네
포플러잎이 등을 긁어주네
물살은 가장 잔잔한 귓속말
누구나 긴 손톱이 등에 닿으면
긴밀해져요

조그마한 명주잠자리 입술을 어루만지네
바람은 둥글어
나는 점점 가벼워지네 춤을 추겠네
눈물도 경쾌하게 번지네

그러나 무거운 옷을 껴입고도
나는 아직 춥고

언제 긁혔는지
기억나지 않는 살갗에
손 얹어주는 나무들 물결들
하루 내 외로웠니
상처는 초록과 동색이라서
병든 몸 어루만져주느라
물은 푸르게 멍들었네

아릿한 사람들
목적 없이 싹 틔우는 뭇 것들
저마다의 발자국 찍어대며
어디로 가도 좋을 여강, 여강길

하염없이 나를 만지네, 얼굴 없는 손
침 고인 혓바닥
머금어보는 강물 한 모금에선
단내가 나네
칼로도 지울 수 없는
-「강물을 타고 갔네」


솔직히 말할까 익살꾼의 농담보다
담배 연기 한 줌
날 깔깔 웃게 만든다고

내 침대 밑에는 도루코 칼
말라비틀어진 중국산 담배
빨강 초록 불량 젤리 덩어리들

놀다 지칠 땐
젖은 걸레로 악취나 닦아보자
어디서 왔는지 모를 냄새를 빼내기 위해

봄이 와도
베란다엔
알 수 없는 것들 넘쳐나고

말해볼까,
너의 배꼽보다 피어싱을 더 좋아해
네 말보다
자꾸 깨물어버리는 혀를 더 확신한다는 거

볼록한
젤리를 씹으면서
씨익 웃는다는 거
-「불량 젤리」


저녁 일곱 시가 좋아, 천변에서의 줄넘기는

약간 무거워진 구름
싫어도 돌아오는 새들
핸드백 속 무지개 폭죽들

휘파람을 불지 않아도 좋아
머리 위로 순식간에
같은 오늘이 흘러간 걸

넘길 수 없는 게 없어
비가 새는 얼굴들도
가뿐한 연기 같은 거였지

내가 읽든 네가 못 읽든
미끄러짐을 가장하여 넘어질 테지만
하낫둘셋 가지 많은 나무들을

연애를
너라는 늙은 묘혈
전대미문의 서른 살을
넘기고 부수고
어제 읽은 책을 나는 읽고 또 읽고

통통, 튀어 오르면
슬픔 따윈 몰라!
줄 댈 곳 없는 나를 세상에 넘겨도
나는 총구
어두워지는 지평선 끝에서
한 번 더 탕탕,
발작하는
-「발작하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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