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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6550210
· 쪽수 : 152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강물을 타고 갔네 ● 12
비박 ● 14
24시 셀프 세차장 ● 17
저예산 영화 제작소 ● 19
김시인 씨의 주종목, 씨름 혹은 시름 ● 22
김밥천국 ● 24
밤, 전당포 ● 26
바이킹 ● 28
수제비를 끓이는 저녁 ● 29
중독 ● 31
이명 ● 32
억새 군락지 ● 35
구름의 해산 ● 37
내 이름은 빨강 ● 38
빌려 읽는 사랑 ● 41
제2부
자정의 희망곡 ● 44
11월 ● 46
뜨거운 안녕 ● 48
한 잔의 가을 ● 50
출가 ● 52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 ● 54
안부 ● 56
달빛은 사라지지 않고 ● 58
모항에 들다 ● 60
당신도 울고 있네요 ● 62
그때 우리 사랑에 확성기가 있었다면 ● 64
불면 ● 65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 67
미아리 ● 69
제3부
빗속에서 ● 72
가슴의 쓸모 ● 74
오래된 골목 ● 76
스위치가 없다 ● 78
십 분쯤 ● 80
폭설 이후 ● 82
1995년 2월 14일 ● 84
경주 ● 86
선운사, 틈새가 많은 가을 ● 88
불량 젤리 ● 90
얼룩 클리닝 금지 ● 92
취한 시간을 위한 말들 ● 94
꽃 ● 96
제4부
어떤 이유 ● 100
진흙쿠키 ● 102
수평선 다방 ● 104
얼룩무늬나비 떼 ● 106
섣달그믐 ● 108
여름이 올 때 ● 110
박하사탕 ● 112
발작하는 구름 ● 114
주저앉아 우는 여자 ● 116
푸른 멍 ● 119
전설이 될 모래강에게 ● 121
아름다운 진화 ● 124
해설__ 지속 가능한 진화,‘ 언니’의 이야기 | 노지영 ● 127
저자소개
책속에서
갈대가 건너오네
포플러잎이 등을 긁어주네
물살은 가장 잔잔한 귓속말
누구나 긴 손톱이 등에 닿으면
긴밀해져요
조그마한 명주잠자리 입술을 어루만지네
바람은 둥글어
나는 점점 가벼워지네 춤을 추겠네
눈물도 경쾌하게 번지네
그러나 무거운 옷을 껴입고도
나는 아직 춥고
언제 긁혔는지
기억나지 않는 살갗에
손 얹어주는 나무들 물결들
하루 내 외로웠니
상처는 초록과 동색이라서
병든 몸 어루만져주느라
물은 푸르게 멍들었네
아릿한 사람들
목적 없이 싹 틔우는 뭇 것들
저마다의 발자국 찍어대며
어디로 가도 좋을 여강, 여강길
하염없이 나를 만지네, 얼굴 없는 손
침 고인 혓바닥
머금어보는 강물 한 모금에선
단내가 나네
칼로도 지울 수 없는
-「강물을 타고 갔네」
솔직히 말할까 익살꾼의 농담보다
담배 연기 한 줌
날 깔깔 웃게 만든다고
내 침대 밑에는 도루코 칼
말라비틀어진 중국산 담배
빨강 초록 불량 젤리 덩어리들
놀다 지칠 땐
젖은 걸레로 악취나 닦아보자
어디서 왔는지 모를 냄새를 빼내기 위해
봄이 와도
베란다엔
알 수 없는 것들 넘쳐나고
말해볼까,
너의 배꼽보다 피어싱을 더 좋아해
네 말보다
자꾸 깨물어버리는 혀를 더 확신한다는 거
볼록한
젤리를 씹으면서
씨익 웃는다는 거
-「불량 젤리」
저녁 일곱 시가 좋아, 천변에서의 줄넘기는
약간 무거워진 구름
싫어도 돌아오는 새들
핸드백 속 무지개 폭죽들
휘파람을 불지 않아도 좋아
머리 위로 순식간에
같은 오늘이 흘러간 걸
넘길 수 없는 게 없어
비가 새는 얼굴들도
가뿐한 연기 같은 거였지
내가 읽든 네가 못 읽든
미끄러짐을 가장하여 넘어질 테지만
하낫둘셋 가지 많은 나무들을
연애를
너라는 늙은 묘혈
전대미문의 서른 살을
넘기고 부수고
어제 읽은 책을 나는 읽고 또 읽고
통통, 튀어 오르면
슬픔 따윈 몰라!
줄 댈 곳 없는 나를 세상에 넘겨도
나는 총구
어두워지는 지평선 끝에서
한 번 더 탕탕,
발작하는
-「발작하는 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