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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6550913
· 쪽수 : 120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_5
제1부
山田 • 12
통점 • 14
山田 가는 길 • 16
자화상 • 17
바람의 집 • 20
십자가 진 사내 • 22
각명비 • 24
검은 돌에 새겨진 子, 혹은 女 • 26
도령마루 • 28
무등이왓 팽나무 • 30
꽃비 내리는 이 봄날에 • 32
4월 • 34
봄바다 • 35
제2부
폭설 • 38
풍경이 울다 • 39
꽃잠 • 40
따뜻한 집 • 42
수화식당 • 44
백양사 가는 길 • 46
산사 풍경 • 48
정선 • 50
바이칼 1 • 52
바이칼 2 • 53
그 남자 • 54
레시피 • 56
거룩한 식사 • 58
묘지산책 • 60
제3부
생명 • 62
원준에게 • 63
오동나무 집 한 채 • 64
응급실 신호등 • 66
아버지 • 68
여름 이후 • 69
당부 • 70
해후 • 72
10월 • 74
비양도 • 75
고작 열흘 • 76
재회 • 78
가을 안부 • 80
애월 • 82
사랑이여, 안녕 • 84
제4부
포구, 강정江汀 • 88
구럼비 가는 길 • 90
대설주의보 • 92
폭설의 한계중량 • 94
붉은, 날들 • 96
레퀴엠 • 98
바나나 혁명 • 100
십일월의 詩 • 102
삼백 살 된 • 104
카이, 카이, 카이khai, khai, khai • 105
눈과 손 • 108
씬 로이 • 110
팜 티 호아 • 112
木碑가 서 있는 숲 • 114
개민들레 • 116
발문
아름다운 아픔의 경계, 경계 지우기 | 안상학 • 11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햇살이 쟁쟁한 팔월 한낮
조천읍 선흘리 산 26번지 목시물굴에 들었다가
한 사나흘 족히 앓았습니다
들짐승조차 제 몸을 뒤집어야 할 만큼
좁디좁은 입구
키를 낮추고 몸을 비틀며
낮은 포복으로 엉금엉금 기어간 탓에 생긴
통점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해 겨울
좁은 굴속의 한기寒氣보다 더 차가운 공포에
시퍼렇게 질리다 끝내 윤기 잃고 시들어 간
이 빠진 사기그릇 몇 점
녹슨 솥뚜껑과
시절 모르는 아이의 발에서 벗겨진 하얀 고무신
그 앞에서라면
당신도 아마
오랫동안
숨이 막혔을 것입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처럼
사나흘 족히 앓아누웠을 것입니다
―「통점」 전문
세 살에 아비 잃은 소년은
아비보다 더 나이 든 사내가 되었습니다
유품이라고 남겨진
새끼손가락 같은 상아 도장 하나
그 세월 긴 인연을 벗겨내기에
한없이 가엽고 가벼우나
마침내 사내는
세월을 거슬러 돌아와
소년에게 미안하다 합니다
먼 길을 돌아 걸어온 순례의 끝
죽음의 그늘을 벗기는
꽃이 피고 봄이 오고
꽃비 내리는 이 봄날에
간절한 노래는 다시 시작되나
나는 아직도 당신과 작별하지 못했습니다
―「꽃비 내리는 이 봄날에」 전문
아들이 아버지가 된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아주 잠깐,
천지간이 기우뚱거렸다
폭설에 묻힌 산허리 어디쯤에
꼼지락거리는
복수초 꽃잎 한 점
꽁꽁 언 땅을 가만히 녹이고 있었으리
햇살 톡톡 터트리며 오시는 봄을 따라온
새 생명의 이름
너의 이름을 무엇이라 부르면 좋을까
―「생명」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