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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6806492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산 아래 앉아 ···················3
겨울 속의 봄 이야기 ················4
잠자는 돌 ·····················7
요즈음의 날씨 ···················9
芍藥 꽃밭에서 ··················11
어떤 흐린 날 ···················13
箴言集 ·····················14
숨 쉬는 무덤 ···················17
古調 ······················18
雨後에 ·····················19
피리 Ⅳ ····················20
피리 Ⅷ ····················21
피리 Xll ····················22
우리가 죽어 무지개가 되기까지는 ··········23
울보 ······················25
思鄕歌 ·····················27
子規聲 ·····················29
愁心歌 ·····················30
說話調 ·····················31
處容後歌 ····················32
井邑後詞 ····················33
靑山別曲 ····················34
樂學 ······················36
六字배기 ····················38
노들 강변 ····················40
나의 歸巢性 ···················42
溪谷에서 ····················43
작은 戀歌 ····················44
燈 ·······················46
누이를 위한 小曲 ·················48
대장장이 ····················49
사슬 ······················51
오지 않는 꿈 ···················52
어느 날의 촛불 ··················54
죽음을 위하여 ··················56
하염없이 ····················58
井邑別詞 Ⅱ ··················59
맹꽁이는 언제 우는가 ···············61
義人의 말 ····················63
오월의 遺書 ···················64
瘀血을 재우며 ··················65
道峰을 떠나며 ··················67
다시 道峰을 떠나며 ················70
산 일 번지의 술 ··················73
작은 사랑의 頌歌 ·················75
오늘의 빵 ····················76
오늘의 병 ····················78
캘린더 ·····················80
구두 修繕工 ···················85
投花 Ⅰ ····················87
投花 Ⅱ ····················89
깊고 푸른 밤 ···················91
비뚤어진 입 ···················92
기필코 한 주먹만 ·················93
만일의 경우 ···················95
행복한 잠덧 ···················97
웃자란 어둠 ···················99
보리 개떡 ····················101
저 쓰라린 세월 ·················103
눈물의 오후 ···················105
고요한 잠으로 ··················107
외로운 해석 ···················109
형언할 수 없는 ·················112
대청에 누워 ··················114
오로지 그때 ···················116
돌아온 추억 ···················118
흐르는 눈물 ···················120
실은 평화가 아니라 검으로 왔다 ··········121
혼자 있는 밤 ··················123
그리운 사람 ···················124
쓸쓸한 봄날 ···················126
치욕적인 藥 ···················128
처절한 아침 ···················131
사월과 오월 사이 ················133
쓰라린 봄날 ···················135
어느덧 서쪽 ···················136
머나먼 들녘 ···················138
이 세상의 그물코 ················140
저 젖빛 유리로 ·················143
수상한 세월 3 ·················145
슬픈 일만 나에게 ················146
무슨 까닭이었을까 ················148
한 떨기 꽃 ···················150
녹두빛으로 ···················151
너도 없고 나도 없고 ···············152
저 강물 속으로 ·················153
終詩 ······················154
해설 ······················155
지은이에 대해 ··················177
엮은이에 대해 ··················180
책속에서
樂學
칼을 定하고, 이제 이내 눈을 파겠다.
아픔은 살 속 깊이 유리의 화살을 꽂고
狂暴한 저 바다에는 수천의 사금파리.
밤새도록 꼬리 치는 미친개의 울음소리.
뜬 피리의 구멍마다 귀를 막고
귀를 막고 疾風 같은 피를 듣겠다.
이제 뼈와 살도 모두 파 버리겠다.
귀뚜라미 하나에 별 하나의 殺人이
은하의 별자리마다
그만한 귀뚜라미의 내가 스미어
그러나 殺人은 하늘까지 닿지 못한다.
하늘에다 사투리로 삿대질하며
삿대질하며 이제 이내 肝膽도 싹 파 버리겠다.
살인 또 살인, 오밤중의 말,
그러나 잠이 들면 말은 이미 보이지 않고
죽은 자의 뜰 하나도 얻지 못했다.
오, 나의 목통이 통째로 울려
울음 끝에 매달리는 울음의 기쁨.
이제 저 목청의 한끝까지 피리까지
하나 남은 숨통까지 아주 싹 파고 말겠다.
작은 戀歌
사랑이여, 보아라
꽃 초롱 하나가 불을 밝힌다.
꽃 초롱 하나로 천 리 밖까지
너와 나의 사랑을 모두 밝히고
해 질 녘엔 저무는 강가에 와 닿는다.
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流水와 같이 흘러가는 별이 보인다.
우리도 별을 하나 얻어서
꽃 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눈 밝히고 가다 가다 밤이 와
우리가 마지막 어둠이 되면
바람도 풀도 땅에 눕고
사랑아, 그러면 저 초롱을 누가 끄리.
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우리가 하나의 어둠이 되어
또는 물 위에 뜬 별이 되어
꽃 초롱 앞세우고 가야 한다면
꽃 초롱 하나로 천 리 밖까지
눈 밝히고 눈 밝히고 가야 한다면.
瘀血을 재우며
어혈을 풀기 위해
한약 한 제를 지어 왔다.
코 위에 안경을 걸친
한약방 주인이
물에다 끓이지 말고
막걸리를 부어 끓이라 한다.
술 먹고 大韓民國처럼 망가진
내 몸뚱이의 내력을
소상히 알고 있는 듯한 말투다.
참 용타고 생각하며
아내는 탕기에 술을 넣어
약을 달이다.
펄펄 끓는 물 솥에 수건을 적셔
내 몸의 어혈 위에 찜질도 하고…
탕기에선 한밤내 부글부글
죽음이 들끓는 소리.
절명하라, 절명하라, 절명하라,
이를 갈다 이를 갈다
가슴도 부글부글 소리를 내고…
분노도 피딱지도 약에 녹아
하나가 되고…
어혈은 풀어져서
내 몸의 피와 살과 뼈에 스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