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6807185
· 쪽수 : 216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달무리
병정개미의 날개
그림자를 잃은 아이
작은 꽃게의 붉은 꽃잎
왕거미와 산누에
냉이꽃의 추억
봄비 맞은 도깨비
풀종다리의 노래
꽃그늘
약속이 있는 고양이
소영이와 네로
멧돼지 푸우
할머니와 돌 장승
감자밥
해설
배익천은
김종회는
책속에서
아이는 가만가만 선생님의 책상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아이는 보았습니다. 아주 괴로운 표정으로 책상 위에 엎드린 채 오른손을 연필꽂이에 늘어뜨리고 있는 자기의 그림자를.
아이는 책가방 속 필통에서 조심스럽게 샤프펜슬을 꺼내면서 말했습니다.
“나는 네 마음을 몰랐어. 나는 다만 빌리고 싶었어. 정말이야. 내일 아침 돌려 드리려고 했어. 그러나 그것도 내가 잘못 생각한 거야. 자, 나를 용서하고 내게로 돌아와 줘. 오늘 저녁 어머니에게도 잘못을 용서받을 거야.”
아이는 샤프펜슬을 선생님 연필꽂이에 도로 꽂았습니다.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림자가 천천히 일어나면서 괴로운 표정을 훌훌 내던지며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네가 집에 닿기 전에 돌아올 줄 알았지. 이젠 나를 이런 데 혼자 내버려 두지 마. 응?”
아이는 그림자의 손을 꼬옥 잡았습니다.
-'그림자를 잃은 아이' 중에서
…그 녀석이 또 불그레한 얼굴로 나를 비켜 가는 거야. 그날은 술 냄새도 아주 진하게 났어. 나는 화가 무척 났지. 그래서
“야, 인마!”
하고 불러 세우자마자 뺨을 후려갈겼지. 그것도 이쪽저쪽 몇 대씩이나.
“너는 도대체 선생님 말이 무슨 소리로 들리는 거야. 동네 개 짖는 소리로 들려. 벌써 몇 번째야. 엉!”
…
그런데 말이다. 그날 점심시간에 점심을 먹고 오니까 내 출석부에 잘 접힌 종이쪽지가 하나 들어 있었지.
선생님, 오늘 아침에 선생님이 두들겨 팬 친구는 아침밥 대신 술 찌꺼기를 씻어서 먹고 오는 친구입니다. 친구의 아버지가 술도가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얻어 오는 술 찌꺼기를요. 용서해 주세요. 저희들이 대신 용서를 빕니다. 2학년 2반 남학생 일동.
-'감자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