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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6807437
· 쪽수 : 244쪽
책 소개
목차
달님과 송편떡
외갓집 가는 날
차장과 소년
아버지가 타는 열차
전봇대가 본 별들
경상도 아이
아기신
혹부리 할아버지
어린이 나라
아기바람 엄마바람
전쟁이 남긴 이야기
어느 음악가
용용 살쾡이
목각인형
참새 세 마리
문패
해설
윤사섭은
김병규는
책속에서
“선생님, 실례되는 말씀입니다만 선생님께서 저 참새 세 마리를 그리시는 데 얼마나(시간이) 걸렸습니까?”
실로 어처구니없는 뜻밖의 질문이 아닐 수 없었다.
얼떨떨해진 상대방의 속눈썹이 바스스 떨렸다.
‘이런 건방진 사람 봤나. 돈푼깨나 있으면 사람이 모두 이렇게 되는가?’
속으로 말한 그는 애써 태연함을 잃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그는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하찮은 이 사람의 그림에 대해서 그토록 관심을 가져 주시니 다시없는 영광입니다. 그런데 이왕 말이 났으니 하는 말인데… 주제넘은 것 같습니다만 이 사람의 대답에 앞서 먼저 제가 사장님에게 꼭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것부터 들어 주시겠습니까? 사장님보다는 얼마간 세상을 더 살아온 사람의 허물로 받아 주시고 말입니다. 어떻습니까? 허락하시겠습니까?”
눈빛이 매섭게 달라진 화가는 살피듯 넌지시 말을 던졌다.
“허락이고 뭐고 할 것이 어디 있습니까? 선생님께서 하실 말씀이 뭣인지 어서 말씀해 보십시오.”
약간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는 떨떠름하게 말을 떨구었다.
“고맙소. 그렇다면 내 말하리다. 사장님께선 엄청난 자본을 들여 감히 어느 누구도 엄두도 못 낼 큰일을 하셨는데 도대체 그 호텔을 짓는 데 시일이 얼마나 걸렸습니까?”
앞질러 상대방이 묻는 말의 뜻도 짐작 못 한 그는 굳어 있던 표정이 갑자기 봄눈 녹듯이 누그러지면서 싱겁다는 투로
“아, 그거 말입니까? 꼬박 3년이 걸렸는데 아닌 게 아니라 죽을 혼이 났습니다.”
말을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어흠!” 헛기침을 앞세우면서
“나는 저 그림을 완성하는 데 꼭 60년이 걸렸소이다.”
못 박듯 딱 한마디 말하기가 무섭게 다시 “어흠”과 함께 자리를 떴다.
-<참새 세 마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