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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67350697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3-09-09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시작하며·도시공간과 계층, 포스트 9·11의 숨겨진 쟁점
배터리파크시티에 들어가기 | 설계를 통한 배제 | ‘상층 연구’와 엘리트 민속지학의 시도
1부 9·11 이전
1장·배터리파크시티의 탄생: 매립지에 건설된 랜드마크
배제의 역사를 들추어내다 | 요새의 실상
2장·실질적 특혜, 허위적 자선
배터리파크시티의 특혜에 담긴 불편한 진실 | 허위적 자선의 전시공간, 뉴세틀먼트 아파트
3장·주민, 공간, 배타성
배타성이라는 이름의 ‘지역사회’ | 설계의 영향력 | 지역의 역사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전략 | 중산층도 예외가 될 수 없는 배제의 법칙
2부 9·11 이후
4장·진앙지의 오아시스가 된 배터리파크시티
공공공간은 어떻게 변했는가 | 공간과 감정: 주민들이 9·11을 느끼는 방식 |
자연재해에 대항하는 동지들의 도시 | 9·11, 지역사회 공간의 중요성을 보여주다
5장·하루하루가 9·11
추모를 둘러싼 갈등 | 1주기 | 반갑지 않은 방문객들
6장·계층, 지역, 공동체
공간과 계층: 지역공동체의 핵심 | 주민파티의 개최와 의미
코즈모폴리턴의 관용과 배타성이라는 한 몸 | 차별성은 중요해
7장·딤비DIMBY: 골칫거리 반기기
터널 매장을 둘러싼 묘한 신경전 | 요새, 주민들의 태도를 결정짓다
버스차고지 건립 전쟁: 9·11 희생자가족과의 갈등 | 구별짓기를 위해서라면
골칫거리라도 괜찮아
결론· 아직 남아 있는 불씨
주
부록 A “2001년 9월 11일”
부록 B 연구방법
감사의 말
찾아보기
책속에서
9·11 이후 이사를 나간 많은 가족은 이전 거주지에서 알았던 친구를 만나려고 놀이터를 다시 찾았다. 그들은 도시의 삶을 교외와 비교하거나 브루클린의 새 이웃을 칭찬하기도 했다. 놀이터에서의 사교는 아이들의 놀이와 전혀 달랐다. 부모들은 다른 부모의 기분을 상하게 할 환경 위험 같은 주제를 피해 대화의 방향을 조정해야 했고, 과하게 예민한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불안을 일으키는 비행기 이야기는 피해야 했으며, 자신들의 이사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방어적이거나 비판적으로 들리지 않도록 설명해야 했다. 아이들은 즐거웠지만 부모들은 조심스러워야 했던 것이다.
배터리파크시티를 건설한 엘리트들은 통합, 빈곤층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공공재원에의 기여 등 당대 담론의 규범과 일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상으로 지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것이 자신에게 적합한 공간 이미지에 위배될 때에는, 배터리파크시티 설계에서 실제 그랬듯이 실질적인 지원은 철회되었다. 이런 명백한 모순성-동일한 한 인물이 진보적인 사회 개선 프로그램을 지지하면서 이런 노력을 헛되이 하는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일하는 것-은 한 개인의 괴팍한 성격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적 엘리트라는 더 큰 계층에서 전형적인 것이다.
주민들의 대화 속 주제는 비난이나 탓함, 복수나 불신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 사건이 누구의 잘못이었는지 혹은 누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별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뉴욕의 대부분 지역에서 그랬듯이 우선 초점은 인간의 책임에 대한 숙고가 아니라 일어난 일에 대한 슬픔에 맞춰져 있었다. 9·11 이후 뉴욕과 미국에서 감정상 겹치는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강조점에는 차이가 있다. 이 지역 소방서 외부에 주차된 소방관 개인 차량의 범퍼 스티커엔 “모두가 일부를 희생했지만, 어떤 이들은 모든 걸 바쳤다”라든가 “결코 잊지 말자” 등이 적혀 있었다. 어디서든 볼 수 있던 오사마 빈 라덴의 사진과 “지명수배: 사살 혹은 생포” 같은 자막이 달린 범퍼 스티커는 눈에 띄지 않았다. 이와 같은 대비는 배터리파크시티 주민들의 말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