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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연극 > 연극사/연극.희극론/연극비평
· ISBN : 9788967356026
· 쪽수 : 290쪽
· 출판일 : 2019-03-15
책 소개
목차
서문: 다음으로 이야기해주실 분?_로베르토 구티에레스 바레아
1장 첫 시작: 우리 자신 안팎으로 더 깊이 파고들기
2장 이야기 감각: 생존하기 위해 이야기를 들려주다
3장 장면, 움직이는 조각상, 페어
4장 플레이백 배우가 되려면: 타인의 삶을 구현하기 위한 조건
5장 컨덕터의 역할: 모두의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끌어가기
6장 악사가 구축하는 감정들
7장 현존, 표현 및 제의
8장 플레이백을 통해 치유한다는 것
9장 소외된 이들 그리고 공동체 속으로
10장 세계 속의 플레이백
출간 20주년에 부쳐
용어
부록
옮긴이의 글
책속에서
“오늘 밤 첫 번째로 이야기해주실 분은 누군가요?” 정적과 침묵이 흐른다. 그러다 관객 속에서 작은 움직임이 일어난다. 누군가가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로 걸어 나와 얼굴, 목소리, 이름,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 된다. 이런 장면을 목격할 때마다 나는 놀란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여러분의 이야기를 연기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라고 말하면, “할 이야기가 있어요”라고 답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플레이백 시어터는 본질적으로 관계된 모든 이에게 성찰과 보살핌의 환경을 제공한다. 훈련과 리허설 과정에서 표현력과 자기 인식이 성장하고, 오래된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 깊은 속내, 고통스러운 일화, 어리석었던 경험과 자신만만했던 일 등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개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다. 타인의 이야기 속 역할을 통해 새로운 존재 방식을 시도하면서 성격의 한계가 유연해지거나 성격을 넘어서기도 한다. 완전히 예기치 못한 자신의 일부와 만나는 것, 실제 삶에서는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꽁꽁 싸매고 있는 사람이 스키 슬로프에서 관능을 뽐내며 걸어가는 스타의 역할로 자신을 맘껏 빛낼 때의 느낌은 실로 굉장한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심리 치료적 관점에서 코스모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우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를 가졌다는 점이 큰 의미가 되었다. 초반부에 혼란을 겪기는 했지만 이내 드러난 코스모의 이야기는 그가 매일 끌어안고 살아가는 이야기,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밑바닥에 자리한 가장 깊고도 중요한 이야기다. 코스모는 친구와 직원들과 이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이런 상황 속에 놓인 자신을 이해받고 자아 존중감 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가졌던 것이다. 물론 코스모가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삶이 대단히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이야기가 정제된 예술로 변모하는 것을 지켜본 경험으로 인해 그간 겪어왔던 고통이 어느 정도 누그러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