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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물
· ISBN : 9788967903275
· 쪽수 : 398쪽
목차
제1장 청년 김구
동학군의 어린 장수 / 세상으로 나아가다 / 청나라 기행 / 첫사랑과의 인연 / 의리를 선택하다 / 치하포 의거 / 감옥에서 감옥으로 / 역사적인 신문 / 학교가 된 감옥 / 살아남은 사형수 / 탈옥의 날 / 방랑의 시절 / 아버지와의 사별 / 안신호와의 만남 / 다시 홀로 서다
제2장 백범으로 거듭나다
신여성 최준례 / 김구의 결혼 / 애국 운동을 펼치다 / 깨어나시오! / 세 번째 투옥 / 내 정신만은 앗아 가지 못하리라! / 15년 형을 선고받다 / 백정범부(白丁凡夫)로 다시 태어나다 / 자유의 몸이 되다 / 딸 화경을 잃다 / 백범의 귀농 생활 / 불모지에 일으킨 놀라운 변화
제3장 임시 정부의 문지기가 되고 싶소
상해 임시 정부 / 가족에게 드리워진 그림자 / 아내를 하늘로 떠나보내다 / 위기를 맞은 임시 정부 / 임시 정부의 재도약 / 열혈 청년 이봉창 / 백범과 이봉창의 동경 의거 / 대한의 정기 윤봉길 의사
제4장 눈 덮인 벌판을 걸어갈 때
상해 탈출 / 피신의 세월 / 백범을 사랑한 중국 여인 주애보 / 장개석과의 정상 회담 / 가족과의 재회 / 위태로운 남경 생활 / 폭격 속의 이별 / 가슴에 박힌 흉탄 / 대륙의 참상, 그리고 어머니 / 광복군 창설과 학도병 / 대한민국 최초 특전단의 국내 진공 작전 / 청천벽력 같은 일본의 투항 소식
제5장 작전명 최후의 만찬, 블랙 타이거를 제거하라
비통한 환국과 뜻밖의 환송 / 백범을 기다린 미군 장갑차 / 고국에서 맞는 첫 새벽 / 환국 기자 회견 / 북행 담화문 / 애국 투사의 마지막 절규 / 38선을 베고 쓰러질지라도 / 백범과 김일성의 남북 정상 회담 / 백범, 김일성에게 ‘제3의 이념’을 설파하다 / 블랙 타이거를 제거하라 / 작전명 ‘최후의 만찬’ / 영웅의 마지막 운명 / 내 가슴을 쏴라! / 한 알의 썩어질 밀알이 되어 / 통곡의 노래
작가의 말 / 추천의 말 / 참고 자료 및 인용문 출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큰 뜻을 품었던 한 젊은이의 뜨거운 가슴은 회의와 좌절로 무너져 내렸다. 남은 것이라곤 주체할 수 없는 슬픔뿐이었다.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리는 고향 땅 언저리에서, 창수는 어머님이 손수 지어주신 명주저고리를 벗어 피로 물든 부하의 시신을 감싸 안으며 울분을 삼켰다.
김창수가 부리부리한 눈빛으로 좌중을 둘러보며 소리쳤다. 그의 범 같은 기세에 압도되어 어느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 틈에 창수의 발밑에 밟혀 있던 왜놈은 몸을 빼내어 잽싸게 칼을 거머쥐었다. 그러고는 칼날을 번쩍이며 달려들었다. 그 순간 김창수는 머리 위로 떨어지는 칼을 용케도 피하며 왜놈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그자가 ‘억’하는 소리를 내며 거꾸러졌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동학군의 접주로 활약하며 민족무예 택견으로 다져진 창수의 몸엔 기선을 제압할 웅기(雄氣)가 서려 있었던 것이다. 김창수는 다시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칼자루를 쥔 왜놈의 손목을 밟아 눌렀다. 언 땅에 칼이 떨어졌다. 옴짝달싹 못한 채 씩씩거리고만 있는 왜놈을 바라보는 김창수의 눈빛이 이글거렸다.
김구는 이제 할 일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해 보았다. 살아 나갈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위기 상황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야 할 신념을 마음속에 새겨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추하고 굴욕적인 꼴을 남기지 않을 것이었다.
‘드센 바람에 억센 풀을 알고 국가가 혼란할 때 진실한 신하를 안다’는 옛 선조의 가르침을 생각했다. ‘사육신, 삼학사는 죽어도 뜻을 굽히지도 꺾지도 않았다’는 교훈을 일깨워 주시던 고능선 선생의 말씀도 떠올렸다.
어머니가 힘내라며 종종 읊어 주시던 ‘두려워 말라. 놀라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라는 성경 구절도 가슴에 맴돌았다. 김구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의지할 수 있는 말씀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죽음의 그늘이 눈꺼풀을 덮어 올지라도 왜놈들의 그 어떤 술책에도 굴하지 않으리라 거듭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