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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67940195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4-11-01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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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야세프는 모든 것을 당장 얻고 싶었다. 출소할 때 수당을 조금 받긴 했지만, 야세프는 부모에게 계속 얹혀살았다. 후에 야세프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전 야세프가 일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에, 뭔 짓이라도 저지르지 않을까 항상 걱정됐어요. 무일푼 신세라서 제가 돈을 주곤 했죠. 프랑스 국적이면 뭘 해요? 일자리를 찾는 순간, 한낱 아프리카인이 되어버리는데요.” 그가 취직하길 원했던 파리교통공사는 범죄자를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야세프는 맘에게 선언했다. “어쨌든 일이란 개떡 같은 거야! 돈을 벌려면 일해 가지고는 안 된다고!”
그러고는 뭔가 비밀스런 표정을 지으면서 덧붙였다. “돈? 난 그걸 삽으로 퍼 담을 만큼 벌 수 있어. 그것도 당장! 그러려면 네 도움이 필요해.”
다음 주 주말, 야세프는 맘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시 시작할 거야. 다음번엔 유대인을 잡아야 해. 유대인들은 쩐이 많거든. 혹시 너네 학원에 유대인 좀 있냐?”
“유대인이라고 해서 모두 쩐이 많은 건 아냐.” 맘이 반박했다.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들은 유대감이 강해. 상부상조하며 살지. 우리가 한 놈을 잡았는데, 만일 그 놈이 빈털터리면 다른 놈들이 돈을 낼 거야.”
“그들은 그를 덮쳤어요. 둘이었는지 셋이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모두가 복면을 하고 있었어요.” 젤다가 심리전문가에게 털어놓은 내용이다. “꼼짝할 수가 없었어요. 순간 큰 충격을 받은 거죠. 그들이 엘리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 보려고 남아 있었어요. 엘리는 땅에 쓰러졌어요. 엘리는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저를 올려다보며 비명을 질렀죠. 여자같이 날카로운 비명이었어요.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어요.” 맘은 석상처럼 서서는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복면 쓴 한 거한이 쓰러진 엘리를 땅바닥에 납작하게 짓눌렀다. 역시 복면을 한 다른 사내는 굵직한 은색 접착테이프로 엘리의 발목을 묶고 있었다.
납치가 자행된 1월 20일 밤, 엘리의 여자친구 비샤라는 밤새도록 페캉 가의 원룸 안을 빙빙 돌았다. 한 숨도 자지 못했다. 새벽 동이 틀 때까지 계속 엘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때마다 자동응답기가 대답할 뿐이었다. 비샤라는 문자를 보냈다. 「제발 전화 좀 해줘.」
엘리는 영원히 전화하지 않을 것이다.
빅맥의 증언이다. “방 안에는 보일러처럼 생긴 시끄럽고 커다란 기계가 보였어요. 기계실 같은 곳이었어요. 안쪽 보일러 맞은편에는 가로세로 약 30센티미터쯤 수직으로 구멍이 나 있었는데, 거기서 봉 같은 게 보일러와 연결되고 있었죠. 그런데 이 구멍 근처에, 빨랫감 뭉치 같은 게 보였어요. 자세히 보니까 둘둘 말린 흰 깃털이불이더군요. 그런데 이 깃털이불이 갑자기 움직이는 거예요! 이 안에 뭐가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죠. 거기서 머리통 일부분이 빠져나왔어요. 은색 접착테이프로 완전히 감겨 있는 머리통이었죠. 이불도 테이프로 감겨 있었어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죠.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어요.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