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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88967997229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2-12-05
책 소개
목차
귀신 들린 집
북망산 가는 길
오대산에 머무는 누군가
모자의 복수
방배동에서 생긴 일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야, 야, 너 왜 그래. 좀 천천히 먹어.”
지훈이 느닷없이 철준에게 소리치자 멤버들 시선이 일제히 철준에게 쏠렸다. 철준은 바닥에 놓인 닭발을 우적우적 씹어 먹고 있었다. 닭발에 묻혀 있던 소스가 입 주위로 잔뜩 묻어 마치 피가 묻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동공은 의미 없이 허공을 향했고 표정은 공허하게 웃는 낯이었다. 입안에 닭발이 가득 들어 볼때기가 이미 불룩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손으로 닭발을 잔뜩 집어 들고 꾸역꾸역 입에 밀어 넣고 있었다.
“야, 쟤 왜 저러냐. 쟤 닭발 뺏어.”
춘식이 다급하게 소리치자 지훈이 철준의 손에 들려 있는 닭발을 뺏으려 했으나 철준의 손은 무쇠처럼 꿈쩍하지 않았다. 철준의 이상한 행동에 아영과 지수는 ‘어머, 저 오빠 왜 저래. 무섭게’라거나 ‘저 오빠 좀 말려 봐요’라고 겁에 질린 목소리를 냈다. 철규는 철준에게 다가가 양손을 붙잡고 흔들었다.
“야, 야. 정신 차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귀신 들린 집’ 중에서
그러다 문득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 소란이면 품에 잠들어 있던 애라도 울어야 정상 아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술이 점점 올라 벌렁 드러누운 상태에서 그만 깜빡 잠이 들었다네요. 얼마나 잠들었는지 화들짝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주위가 온통 어두컴컴해져 있습니다.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도 들어올 때는 낮이어서 사물 분간은 됐는데 해가 저무니 주위가 온통 컴컴하더래요. 옆에 앉아 있던 여자가 보이지 않기에 어디로 내뺐다고 생각하고 슬며시 일어나서 앉는데, 들어올 때 못 보던 시커먼 물체가 천장에서 내려와 있습니다. 잠결에 그게 뭔지 자세히 보니 여자가 들보에 목을 맨 채 죽어 있었다는군요.
아이는 이미 훨씬 전 엄마 품에 있을 때부터 죽어 있었답니다.
-‘모자의 복수’ 중에서
그때 종현과 조금 떨어진 어두운 곳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이 느껴졌다. 반가운 마음에 그 사람에게 한걸음에 달려가 출구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종현의 발아래를 지탱하는 바닥은 얇디얇은 베니어판 소재로 만들어진 것 같아 쉬이 움직일 수 없었다. 그때 그 사람이 종현 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한걸음, 한걸음 정체 모를 사람이 발을 내딛을수록 그 사람에게 쓰여 있던 어둠이 조금씩 벗겨졌다. 하얀 광목천으로 만든 것 같은 펑퍼짐한 원피스를 입고 있던 그 사람의 긴 머리가 드러나고 몇 걸음 더 앞으로 나오자 얼굴이 드러났다. 여자의 얼굴은 절반이 화상으로 덮여 있었다. 종현은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여자는 한걸음, 한걸음 얼굴에 웃음을 띤 채 천천히 다가왔다.
‘헉’ 하고 외마디 소리를 내며 종현은 잠에서 깨어났다. 그동안 숨 쉬지 못했던 듯 가쁘게 들숨과 날숨을 몰아쉬었다. 온몸이 땀에 흥건히 젖어 있었다.
-‘방배동에서 생긴 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