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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에튜드

무대 에튜드

(배우를 위한 연기 지침서)

레오니드 모이세예비치 쉬흐마토프, 베라 콘스탄티노브나 리보바 (지은이), 박상하 (옮긴이)
한국문화사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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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에튜드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무대 에튜드 (배우를 위한 연기 지침서)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예체능계열 > 연극/영화
· ISBN : 9788968171109
· 쪽수 : 390쪽
· 출판일 : 2014-03-01

책 소개

연기의 기본 요소를 습득할 수 있게 실전 연습과제 유형을 소개한다. 배우와 연기자 지망생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무대 에튜드>를 익힌다면 연기의 기본을 탄탄하게 갖추게 될 것이다.

목차

추천의 글
옮긴이 글
서문
차례

1부

들어가는 말
1 무대적 집중
2 근육의 이완
3 상상력
자세의 정당성
제시된 상황
행동 공간의 정당성
진실한 감정과 믿음을 발전시키는 ‘신체적 행동의 기억’을 위한 연습과제
4 신체적 자감(自感)
5 관계의 치환
6 제시된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
7 무대적 행동의 적극성
8 상대 배우와의 교류(상호행동)
침묵 교류 에튜드
즉흥 텍스트 에튜드

2부

들어가는 말
1 관찰력의 발전
직업 관찰
2 인물 형상화 작업
현대 문학작품 장면 작업
러시아 고전작품 장면 작업
특정 역할 작업
보드빌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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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레오니드 모이세예비치 쉬흐마토프 (지은이)    정보 더보기
러시아 소비에트 인민배우. 1918~1920년 「박탄고프 스튜디오」에서 수학. 1926년 이후 「박탄고프 연극학교」에서 연기교육자로 재직. 1946년 이후 「박탄고프 연극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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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 콘스탄티노브나 리보바 (지은이)    정보 더보기
러시아 소비에트 인민배우. 1917~1926년 「박탄고프 스튜디오」에서 수학. 1920년 이후 「박탄고프 연극학교」에서 연기교육자로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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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하 (옮긴이)    정보 더보기
부산대학교 영문학과 학사·석사를 졸업하고 러시아 모스크바 슈킨 연극대학교에서 실기석사(MFA), 기티스(GITIS)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극단 동백’과 ‘극연구집단 시나위’의 상임 연출이다. 저서로 『연기 교육자, 연출가 박탄고프』, 『배우예술 I, II』 등이 있고, 번역서로 『스타니슬랍스키 전집』(전 8권), 『스타니슬랍스키 배우 교육 I, II』, 『무대 에튜드』, 『러시아 현대희곡 I, II』 등이 있다. 국립극단, 서울시립극단, 명동예술극장 등에서 연기 워크숍을 주관했고, 연출 작품으로는 〈생각하시는 대로〉, 〈벚나무 동산〉, 〈대머리 여가수〉, 〈세 자매〉, 〈참(cHaRm)〉, 〈바다 한가운데서〉, 〈버스정류장〉, 〈성스러운 게임(라이겐)〉, 〈사랑 언저리(살롱음악극)〉, 〈열여덟 번째 낙타〉, 〈예쁘고 외로운 여자와 밤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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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들어가는 말
진정한 예술의 경계선과 창조적인 본성의 유기적인 법칙을 확실히 알게 된다면
길을 잃지 않을 것이며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배우 본성의 법칙에 의거하는 내적 체험의 예술을 위한 확고한 기반이 없다면
길을 잃고 혼돈에 빠져 기준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일체의 예외 없이 모든 분야의 배우가
내적 체험 예술의 기본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모든 배우가 학교에서 시작하는 작업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K. S. 스타니슬랍스키

이 책은 연기를 위한 기본적인 연습과제에 관한 책이다. 이 책에는 우리가 ‘바흐탄고프 극장 부속 B. V. 슈킨 연극대학교’의 1학년 수업시간에 수행했던 연기 요소 습득 프로그램에 관해 서술되어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연극대학 교육자와 학생들에게 연기의 기본 요소를 습득하는 데 필요한 실전 연습과제의 유형을 소개하는 것이다.
연극예술에는 연기방식이나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무대에서 구현하는 형식이 서로 다른 여러 연기학파들이 있다. 이들은 배우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연기하도록 가르친다. 교육자가 의자에 앉아 ‘공포의 장면’을 연기하면 그다음 모든 학생이 교육자를 모방하여 공포를 묘사하는 법을 배운다. 증오, 사랑 등도 같은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외면적이고 진부한 묘사는 특정 형상 고유의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사실을 모방하는 ‘수공업 연극’의 배우들에게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일반적인’(모든 형상이나 희곡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공포, ‘일반적인’ 사랑) 욕망과 감정이다. 이러한 ‘외면적’이고 틀에 박힌 연기 속에서 배우는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묘사하는 것이며, 느끼는 것이 아니라 느낌을 묘사하는 것이므로 그것은 수공업일 뿐 진정한 예술로 인정될 수 없다.
‘재현 연극’ 이론가이자 유명한 프랑스 배우인 코클랭은 “가정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에 엄청난 투자를 하여라. 그다음 관객에게 그 결과를 보여주어라.”라고 언급하였다. 재현 연극의 배우는 역할을 준비하는 동안 가정이나 연습실에서 맡은 역할을 내적 체험한 다음 자신의 내적 체험을 쏟아 부을 형식을 암기하여 그대로 무대에서 반복한다. 배우가 연습 기간에 실제로 역할을 내적 체험하고, 감정 또한 개별적인 특성을 나타내며, 기술도 매우 효과적이므로 이러한 연기는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창조는 비록 아름답다 하더라도 깊이가 없으므로 내용보다 오히려 형식이 더 흥미롭다.

여러분이 성실히 노력하는 두 배우를 만난다고 가정하자. 한 배우는 차갑고 이성적이며 최고 수준의 거짓을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고, 다른 배우는 뜨거운 영혼과 타고난 재능을 소유한 인물이라고 하자. 만약 두 배우가 똑같이 열심히 배우로서의 길을 걸어간다면, 여러분은 진실한 감정과 거짓 사이의 엄청난 간극을 보게 될 것이다.

저명한 러시아의 배우 M. S. 쉐프킨은 재현 연극배우와 내적 체험의 연극배우 사이의 차이점을 위와 같이 설명하였다. 또한 그는 “재현 연극에서 필요한 것은 모방이지만 내적 체험의 연극에서 필요한 것은 행동하는 것이다. 그런 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는 것이다.”라고 언급하였다.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에는 최고 수준의 내적 체험 예술의 이론과 실기, 내적 체험 예술의 목표(‘역할 속에 인간 영혼의 삶을 구축’하고 공연마다 새롭게 내적 체험을 겪는 것) 등이 완벽하게 반영되어 있다.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은 전 세계의 무대예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러시아 연극 문화의 최고 업적이다. 스타니슬랍스키 이전까지 연기술은 일련의 뛰어난 배우들의 창조적 미스터리로서 배우들 자신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개별적인 생각이나 기법, 느낌, 무질서한 이론들만 공유했던 것에 반해,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은 인간 본성을 통해 구축된 배우의 창조 작업의 확고한 법칙으로 자리 잡았다.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모든 사람이 실제 삶 속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법칙에 따라 무대에서도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거의 일상적인 인간적 자감과 행동의 습득이다. 이와 관련하여 스타니슬랍스키는 자신의 연극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따라서 우리의 중요 과제는 외적인 형태를 통해 역할의 삶을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본연의 인간적인 감정이 타인의 삶에 적응되도록 함으로써 자기 영혼의 모든 유기적인 요소들을 다 바쳐 희곡 작품 전체와 표현되는 인물의 내적인 삶을 무대에서 형상화하는 것이다.

시스템은 무대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 되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극복하고, 학생들이 사실주의 연극의 창조과정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배우의 창조 과정에서 배우가 억지로 자신 속에서 격렬한 감정(분노, 격노, 증오 등)을 ‘쥐어짜 내기’ 위해 쓰는 우직한 기법인 강압의 요소를 제거한 것은 스타니슬랍스키의 탁월한 업적이다. 강압 속에서 배우는 내적인 내용으로 채워지지 못하고 인위적이고 외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게 되는 투박한 무대적 상투성과 만나게 된다. 분노는 찡그린 눈썹과 꽉 쥔 주먹으로, 경멸은 머리를 쳐들고 입가를 내려뜨린 채 반쯤 내려뜬 눈꺼풀 아래 흘겨보는 시선으로, 적의는 꽉 다문 이와 희번덕거리는 눈동자로 표현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상투적 기법이 얼마나 쉽사리 배우의 연기 속에 파고드는지 생전 처음 무대에 서는 배우들조차 그런 모습을 보일 정도다. 스타니슬랍스키는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무대에 처음 서는데 도대체 어디서 그런 상투성이 온 걸까? 내가 아는 두 소녀는 극장도 공연도 연습장면조차도 본 적이 없는데, 지극히 통속적인 상투성으로 비극을 연기하였다.

이렇듯 시스템은 스타니슬랍스키가 연극예술 속에서 가차 없이 몰아내고자 한 배우의 상투성, 상투적인 온갖 종류의 기법과의 치열한 투쟁 속에서 구축되었다. 그는 시스템에 대해 이렇게 기록한다.

시스템은 바로 우리의 유기적인 본성의 일부이다. 정신적인 본성만큼이나 신체적인 본성의 일부이다. … 우리는 자신 속에 이러한 창조 능력, 이러한 ‘시스템’을 가지고 태어났다.

이에 기반을 두어 사람의 내면세계를 창조로 이끌어주는 일련의 정신공학적 기법들이 만들어졌다. 만약 배우의 창조적 상상력이 등장인물의 예술적인 무대적 삶을 구축한다면 진정한 감정은 장애물을 극복하는 행동의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저절로 생겨난다.
모든 학생은 연기의 요소(집중, 근육이완, 상상력 등)가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하고, 어떻게 그것을 습득할 수 있는지 실제로 느껴야 한다. 여기서 타인의 경험은 별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각각의 요소를 개인적으로 습득하려면 자립적이고도 깊이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무대적 자감(自感)으로 합쳐질 때, 즉 거의 일상적인 사람의 상태로 만들어졌을 때 학생들은 ‘나로부터’ 행동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느끼게 된다. (즉 이것은 삶의 갈등 속에서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바로 그 자신이 행동했을 법한 그대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들이 ‘나로부터’, 무대에서 자신의 유기적인 본성으로부터 행동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실제로 깨닫게 되면, 배우의 창조 과정에서 자신의 길을 갈 수 있게 되고 좋아하는 배우를 모방하거나 어린 시절 기억에 남았던 연극적 인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스타니슬랍스키는 “만약 문득 우리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어떤 것을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삶 속에서의 나처럼 무대에서도 내가 되어라. ‘배우’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말이다.”라고 학생들에게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고 자립적인 창조 작업으로 가기 위한 길에 대해 설명한다.
연기교육 초반에 학생들이 ‘나로부터’ 유기적으로 행동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배우는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의 감정 및 내적 체험과 유사한 자신의 감정과 내적 체험에 의거하여 예술적 형상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우의 창조에 필수적인 무대적 자감 자체로는 아직 역할이나 예술적 형상을 창조하지 못한다. 무대적 자감은 시작 단계 혹은 역할 창조의 토대가 되는 기반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스타니슬랍스키는 ‘시스템은 창조로 가기 위한 안내서이지 목표 자체는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은 ‘초목표’에 대한 그의 가르침을 빼고 생각할 수 없다. 초목표란 희곡이 공연되고 역할이 연기되며 연극예술이 존재하는 목적, 즉 국민적이고 예술적인 사상에 대한 갈망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초목표에 대한 문제, 즉 배우가 자신의 연기로 관객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줄거리가 있는 소규모 연습과제나 에튜드에서부터 제기되어야 한다.
1954년 연극대학 1학년 수업에 관한 회의에서 배우, 연극대학의 학생과 교육자를 위한 ‘연습과제집’을 만들자는 의견이 제기되었는데, 그때 우리에게 그러한 ‘연습과제집’을 만들어 달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수많은 연습과제와 에튜드가 급격히 구식이 되어가고 있으므로 우리는 그러한 작업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새로운 세대의 학생들이 저마다의 주제와 줄거리를 가져오고 쉼 없이 변화하는 삶은 예술 앞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자와 학생 집단 저마다 각자의 독특성으로 미래 배우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각자의 길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에게는 ‘바흐탄고프 극장 부속 슈킨 연극대학교’ 1학년 학생들과 수업시간에 수행한 연습과제와 에튜드에 대한 기록이 있었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보기에는 지금도 구식이 아닌 기록 일부를 소개해주는 방식은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바흐탄고프의 제자로서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에 대한 주요 내용은 바흐탄고프에게서 직접 배운 것이다. 스타니슬랍스키는 바흐탄고프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 그중 한 명이 바로 우리 연극사에서 탁월한 역할을 수행한 고(故) 예브게니 바그라티오노비치 바흐탄고프였다. 그는 ‘시스템’이 배출한 1기생 중 한 사람이었으며, 시스템의 열렬한 옹호자이자 선전자였다.

그 당시 바흐탄고프는 스승인 스타니슬랍스키의 발견에 매료되어 시스템의 모든 원칙을 직접 점검해 보았으며, 자신이 얻은 성과물은 그 어느 것도 비밀로 하지 않았고, 스승에게 배운 모든 것을 자신의 제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자기 의무로 생각한 스타니슬랍스키의 수석 제자였다.
바흐탄고프는 자신의 기록 중 하나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학교가 저지르고 있는 커다란 실수는 교육해야 하지만 그저 가르치기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흐탄고프는 연기교육을 연기 요소의 습득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예술가의 세계관 형성, 동시대에 대한 예리한 감정의 함양, 조국에 대한 사랑, 삶을 창조적으로 보고 삶의 요구사항을 예견하고 자신의 예술을 국민의 이상 구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보았다. 바흐탄고프의 탁월한 교육자적 재능은 학생 각자에게 시스템의 이론적 원칙을 자신 속에 자립적으로 점검하는 일에 몰두하게 하고, 학생들의 자율 작업에 대한 감각과 창조적 발의를 일깨우는 그의 능력에서 잘 나타난다.
아울러 바흐탄고프는 대배우들을 연기교육자로 초청하고, 창조 노선에 구애받지 않으며 다양한 예술 분야의 뛰어난 활동가들과의 대담과 콘서트를 조직하는 등 단 한 번도 스튜디오의 좁은 틀 내에 갇혀 있었던 적이 없었다. 그의 제자들은 스타니슬랍스키와 수업을 하는 행복한 기회도 누릴 수 있었다.
스튜디오의 신입 단원 모두 바흐탄고프의 수업시간, 스튜디오의 수업시간 사이의 쉬는 시간에 흐르는 창조적 분위기에 놀람을 금치 못했으며 곧 이에 매료되었다. 스튜디오의 젊은이들은 순수하고 진지했으며, 유쾌하고 웃음이 많은 사람도 있었지만, 그 누구도 과잉 연기하지 않았고, 그 누구도 누군가를 흉내 내려 하지 않았으며, 관계할 때는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거칠거나 경박한 태도는 일절 없었다.
작업에 대한 태도는 바흐탄고프의 수업시간에 스튜디오를 감싸는 정숙함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만약 지각한 사람이 있다면 발끝으로 살금살금 무대 앞쪽으로 다가가 미처 숨도 돌리지 못하고 가만히 수업 내용에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모든 것에서 진정한 창조의 분위기를 만들려는 신중하고도 의식적인 규율이 느껴졌다.
스튜디오의 소박한 무대장치에는 엄격한 예술적 감각이 돋보였고, 스튜디오 사람들 스스로 최대한 청결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일례로, 바흐탄고프는 마루에 떨어진 종잇조각이나 꽁초(극히 드문 일이지만)를 발견한 경우 아무 말 없이 손수 주워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는 자신의 부주의함에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곤 했다. 모든 것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야 하는 이러한 스튜디오의 특징은 연극과 예술에 대한 태도와 자세를 교육하는 최상의 방법이었으며, 이 속에서 우리는 예술작업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고 쉼 없이 일해야 하며, 예술을 자신의 삶의 핵심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튜디오에 막 들어온 사람들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공연이 있을 때 무대 전환수로서 작업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대부분에게 의외의 일이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직 극장을 잘 알지 못하는데다 무대 전환은 눈에 띄지 않는 그 어떤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꺼운 마음으로 신속히 무대를 정리하는 선배들의 모범이 매우 인상적이었으므로 얼마 후 우리도 이 작업의 정확성과 신속성, 질서정연함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이 작업은 공연 시 무대 뒤의 흐름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게 해 주었고, 조용하고 신속하게 무대 전환을 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키워주었다.
무대의 스태프로서 우리가 할 일은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그리고 조용히 무대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행동선을 정확히 계산하고 필요한 소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었다. 물론 막과 휘장을 만지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었다. 엄청난 신속성으로 ‘깔끔하게’ 무대 전환을 수행한 경우도 몇 번 있었다. 예를 들어, 체홉의 <결혼 피로연>에서 손님 역할의 배우들은 무대 뒤에서 식탁에 앉는 순서대로 줄 서서 대기하다가 각자 자기 의자와 소품을 직접 들고 등장해야 했다. 무대에 식탁이 놓이고 30명의 배우가 소리 없이 자기 자리로 가서 각자 자기 의자와 소품, 그리고 음식을 내려놓았으므로 무대 전환은 채 1분도 걸리지 않았고, 막이 열렸을 때는 성대하게 잘 차려진 식탁 앞에 많은 손님이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배우 역할을 맡지 못한 사람들은 의상과 소품, 객석 진행자로 일했다. 총 52석의 관객석에 가설무대나 각광(脚光)도 없이 관객석에서 두 걸음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무대가 전부였지만, 연출가와 스튜디오 배우들의 독창성에 힘입어 엄청난 설득력으로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한 무대가 만들어졌다. 가구와 필요 소품은 회색 휘장 앞에 배치되었고, 나머지는 조명으로 처리하였다. 식탁 위의 큰 빵 덩어리 속에 숨겨져 있는 조명은 배우들의 얼굴을 비추고, 조명은 사선으로 처리되어 무대에 깊이와 전망을 더해주었다. 메테를링크의 <성 안토니의 기적> 두 번째 버전에서는 무대의 아랫부분이 아래 배경막에 가려져서 무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조명으로 양각 처리되기도 했다.
스튜디오의 공연은 수준 높은 공연 문화, 연기의 고상함과 진지함 그리고 인간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완벽하게 가다듬어진 목소리를 가진 배우도, 찌푸린 얼굴로 소리 질러대는 악인도 없었다. 모든 것이 진실이었고, 모든 것이 섬세한 분위기의 변화, 인간적인 생각, 절제된 형식 속의 진정한 연극성, 진정한 고상함과 청춘의 매력으로 충만한 삶이었다.
우리가 바흐탄고프와의 수업을 잊을 수 없는 이유는 그가 뛰어난 연출가이자 배우, 극장장이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연기교육자로서도 탁월한 재능을 소유하고 있었다. 수업 시간에 바흐탄고프는 보통 관객석의 뒤편에 놓인 작은 의자에 앉았고, 그 외 스튜디오 사람들은 그의 앞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학생들의 장면 발표를 볼 때 최대한의 집중력으로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무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주시하였으며, 발표가 끝난 다음 배우들에게 상세한 논평을 해 준 것은 물론이고, 관객석에 앉아 발표를 지켜보던 스튜디오 사람들에게도 저마다 발표를 어떻게 보았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또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일일이 말해주었다. 그의 이러한 특별한 관찰력은 배우의 예리한 주의력에서 나온 속임수가 아니라, 자기 학생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교육자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 주는 것이었다.
바흐탄고프는 매일 연습을 통해 스튜디오가 설정한 예술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완벽하게 몰두하고 연습시간이나 수업시간에 예술을 위해 자기 자신을 온전히 바칠 줄 아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바흐탄고프는 “창조는 최고의 집중이다, 본성 전체가 집중할 때 창조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라고 언급하였다.
바흐탄고프에게 연습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희곡, 배우, 연출가 모두가 합일되는 바로 그 순간에 만들어지는 창조적 행위이다. 그는 미리 집에서 미장센을 연구한 다음 그 작업의 결과를 연습시간에 반복하는 연출가를 좋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영감 없는 창조를 인정하지 않았다.
풍부한 예술적 직감을 획득하고자 바흐탄고프는 연습 시간에 배우의 색채, 무대에서의 울림, 형상의 결정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그는 우리에게 어떤 사물로도 특정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 풍속, 행동거지, 상호관계, 윤리 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으며 이를 실전에서 증명해 보였다.
예를 들어, 메테를링크의 희곡 <성 안토니의 기적>에서 그는 등장인물과 군중 씬(scene) 참여자들을 무대로 불러내어 자신의 생각을 알려주며 인물들을 ‘만들어냈다’. 즉 등장인물들의 분장, 머리모양, 의상, 제스처, 행동거지 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러주었다. 그 후, 바흐탄고프가 사망한 뒤 우리는 프랑스 지방의 삶을 그리는 이 희곡을 파리에서 공연하게 되었다. 공연은 프랑스 지방의 삶의 모습에 매우 부합되었으므로 프랑스와 관련된 모든 것을 으레 트집 잡듯이 비판하는 프랑스 비평가들도 명백한 우리의 승리 앞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프랑스인들의 유형을 훌륭하게 표현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일 점은, 바흐탄고프가 프랑스의 지방 마을에서 한 번도 산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바흐탄고프의 직관, 영감은 ‘하늘에서 내려준 빛’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무에서는 유를 창조할 수 없다. 그러므로 ‘영감에 의한 작업’이 없다면 역할을 연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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