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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언어학
· ISBN : 9788968171727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14-10-20
목차
차례
서문 v
제1장 언어이론 연구의 필요성
1.1 언어이론의 다양성 3
1) 현실과 목표 간의 괴리 5
2) 언어의 다면성 8
3) 견해의 상이성 10
1.2 언어이론의 역사성 15
1) 문법학의 역사 18
2) 내재이론 27
1.3 주도 이론의 확인과 평가 38
1) 문법이론의 근간적 위상 39
2) 보편성의 구명 48
(가) 역사 언어학 48
(나) 음운론 54
1.4 형식주의의 양면성 63
1) 이득성 63
2) 한계성 69
(가) 형식의미론 71
(나) 화용론 75
제2장 언어이론의 네 가지 특징
2.1 광의적 정의 대 협의적 정의 80
2.2 과학성의 극대화 89
2.3 보편성의 추구 100
1)음소 105
2) 계열적 및 통합적 관계 108
3) 보편문법 111
2.4 인간본성의 탐구 126
1) Saussure의 구조주의 127
2) Chomsky의 생성주의 132
제3장 Saussure의 언어이론
3.1 확고한 위상 142
1) 여섯 가지의 쟁점 142
2) 이론적 적합성 148
3) 언어적 가치의 기준 152
4) 그의 언어이론의 영향력 154
(가) 직접적인 영향 157
(나) 간접적인 영향 162
3.2 그의 책의 분석 169
1) 이중적 기능의 2분법 171
2) 비체계성과 난해성 176
3) 총괄성 184
3.3 언리학 195
1) 두 가지 특징 196
2) 실례 206
3.4 구조주의의 장래 212
1) 고전적 이론으로의 승화 212
2) Barthes와 Harris의 기호이론 233
(가) Barthes의 기호이론 234
(나) Harris의 기호이론 242
제4장 Chomsky의 언어이론
4.1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상반된 견해 257
1) 경험주의의 폄훼 261
(가) 역사적 사실 261
(나) 심리학의 동향 264
2) 언어이론의 신개념 268
(가) 상징성 268
(나) 메타이론적 탐구 270
(다) 특이성 272
3) 계승성 273
4.2 보편문법 이론 278
1) 중핵적 언어기구로서의 문법 279
2) 표준이론의 수립 285
(가) 문법의 자율성 287
(나) 초기이론 294
(다) 문법모형과 문장 분석법 299
3) 원리와 매개변인의 이론으로의 전환 305
(가) 격상된 언어이론 306
(나) 문법모형과 기술법 324
i) 문법모형 324
ii) 기술법 327
4) 최소주의이론으로의 낙착 331
(가) 이론적 특징들 331
(나) 문법모형과 기술법 354
i) 문법모형 355
ii)기술법 359
제5장 언어이론 연구의 발전 방향 (I): 수평적 확장
5.1 언어이론의 두 가지 개념 364
5.2 태생적 한계성 377
1) 응용언어학 379
2) 관련학문 388
5.3 인지 언어학 401
1) Langacker의 인지문법론 404
2) Talmy의 인지의미론 409
3) Lakoff의 은유이론 414
5.4 의미론 419
1) 어휘의 기본성 422
2) 문장 의미론의 한계성 424
3) 수사학의 수용 426
4) 언어와 사고체계의 불가분성 429
5) 경험주의적 언어습득론 433
제6장 언어이론 연구의 발전방향 (Ⅱ) : 수직적 연결
6.1 광의의 언어이론 연구 438
1) 문법학 439
2) 언어철학과 수사학 447
6.2 전통문법의 위상 452
1) 고전적 언어사상 453
2) 가장 오래된 문법 454
3) 학교문법 455
4) 기본 개념의 공급원 456
5) 과학주의의 표방 460
6.3 언어의 변화성 465
1) 주제 465
2) 학풍 469
6.4 이론언어학의 필요성 475
1) 언어학 사료학과 언어학사와의 관계 477
2) 이 학문에서 다루어질 주제 479
3) 기여성 487
참고문헌 489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1장
언어이론 연구의 필요성
일단 인간의 언어를 어떤 것으로 보아야 하며,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그것을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가를 밝힌 바를 언어이론으로 치자면, 그런 것을 공식적으로 내걸었든지 그렇지 않았든지 간에 언어학자들이 매 시대마다 저마다의 언어이론을 가지고서 언어연구를 해 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한마디로 말해서 지난 2천여 년 동안에 언어이론은 언어연구의 슬로건이나 브랜드가 되어왔던 것이다. 그러니까 누구라도 우선 언어이론 연구는 지금까지의 언어학의 발달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간편한 것 즉, 일종의 간추린 언어학사를 쓸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기에서 우리가 하려는 언어이론 연구는 일종의 통시적인 것이 아니라 공시적인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여기에서 우리가 하고자하는 것은 지금을 이른바 언어학의 시대로 만든 언어이론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어서, 이런 작업은 곧 오늘날의 언어학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첩경이 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 그것의 전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여기에서 우리가 도모하고자 하는 것에는 언어학의 미래상을 현실적인 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최대한 접근시키는 식으로 그려보는 것도 들어가 있다고 볼 수가 있다. 또한 아무리 엄밀한 의미에서의 언어이론은 현대 이전에 있었던 언어연구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한들 과거가 있었기에 현재가 있다는 역사학적 진리는 이것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볼 것 같으면 결국 여기에서 우리가 시도하려고 하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언어학 연구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더 근원적으로 따지자면 우리가 이런 식의 언어이론 연구를 여기에서 시도하게 되는 데는 서양에 있어서의 학문적 내지는 지적 탐구의 궤적을 추적해볼 수 있는 하나의 창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한 몫을 했다. 쉽게 말해서 오늘날이 어떻게 언어학적 전환의 시기로 불리게 되었는가를 살펴보게 되면 지난 2천여 년 간의 서양의 학문이나 지성의 역사는 저절로 드러나게 될 터이니까, 결국에 이런 작업은 철학사나 과학사의 일부일 수가 있겠다는 판단이 우리에게는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이런 시도의 기저에는 예컨대 지금의 언어학을 주도하고 있는 생성문법이론이라는 Chomsky의 언어이론의 평가 작업도 마땅히 언어학뿐만 아니라 학문 전체의 역사적 맥락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여기에서의 우리의 작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Chomsky의 생성문법이론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하고 예측해 보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다. 일찍이 Robins(1967)는 ?언어학 소사 (A Short History of Linguistics)?라는 책의 끝을 ?언어과학에 대한 약간의 이해는 역사가로 하여금 미래의 동향과 쟁점을 보다 큰 동정심과 관용성, 통찰력을 가지고서 연구할 수 있게 한다.? 라는 말로써 마무리했었는데, 이 말이 바로 Chomsky의 언어이론을 평가하는 데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우리의 작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이다. (p.232)
1.1 언어이론의 다양성
언어이론이라는 술어가 책의 제목으로 제일 먼저 쓰인 것은 1943년에 Hjelmslev가 낸 ?언어이론 서설(Prolegomena to a Theory of Language)?에서였는데, 이 책의 시작말은 ?언어―인간의 말―은 다양한 보물들의 소진될 수 없는 충만체이다. 언어는 인간과 분리될 수 없으며 그의 모든 일에 있어서 그를 따라다닌다. 언어는 인간이 사고와 감정, 기분, 야망, 의지, 행위를 형성하는 데 쓰이는 도구이고, 인간이 궁극적이고 가장 심오한 인간사회의 기반에 영향을 줌과 동시에 그것으로부터 영향을 받게 되는 도구이다?처럼 되어 있다. 이 말의 내용의 폭이나 깊이로 보아서 우선 누구나가 언어이론의 가짓수가 이론상으로는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이것만한 말이 없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p.3)
그런데 적어도 피상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이 말은 그의 언어이론에 대한 해설서의 개시문으로는 쓰일 수 없는 말이다. 왜냐하면 그는 원래가 일찍이 Saussure가 내세운 구조주의적 언어이론이야말로 과학적 언어연구의 기본원리가 되어야 한다고 믿은 나머지, Uldall과 함께 ?言理學(Glossematics)?이라는 일종의 신언어학을 창안한 사람이어서, 이 책은 바로 그것에 대한 하나의 안내서로서 쓰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는 여기에서 언어에 대한 정의를 이처럼 전통적 인문주의나 기능주의적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구조주의나 형식주의적으로 내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이 정의는 이 책의 본론부에서 제시되어 있는 과학적 언어연구의 조건이나 원리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 예컨대 이것의 바로 다음에는 ?이론이란 다른 많은 것 중에서 우선 가설의 체계를 의미할 수 있는데, 가설은 일정한 검증절차에 의해서 진위가 가려질 수가 있다?를 위시하여 ?언어이론의 관심의 대상은 문헌이다?, ?언어학은 언어를 비언어적 현상들 (에: 물리적이거나, 신체적, 심리적, 논리적, 사회적인 것들)의 집성체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자족적인 총체, 즉 독자적인 구조체로서 파악하려고 시도해야 한다.?와 같은 말들이 연이어 나온다. (pp.3~6).
이렇게 볼 것 같으면 결국에 그의 언어이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먼저 그의 언어관이나 언어연구관에는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듯이 일차적인 것 즉, 과학적인 것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차적인 것과 이차적인 것 즉, 인문학적인 것의 두 가지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된다는 점을 알게 된다. 다시 말해서 그는 언어란 궁극적으로 인간의 본성과 그의 문화와 불가분적으로 엉켜져 있는 것이기에 그것의 구조적 실체를 밝히는 일은 그 작업의 준비나 기초 작업에 불과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분명히 과학적 언어연구가 이제부터 새로운 언어학이 나아갈 길임은 분명하지만, 그로 인하여 바로 언어학은 곧 인간학이어야 한다는 고전이나 인문학적 언어연구관이 무의미한 것이나 잘못된 것으로 매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의 마무리를 그는 ?언어이론은 그것의 구도와 용법, 전체성, 개별성 안에서의 언어체계 뿐만 아니라 인간과 언어 뒤에 있는 인간사회와 언어를 통한 전 인간의 지식 영역을 파악하려는 내적 필요성에 의해서 유도된다. 바로 그 시점에서 언어이론은 인간성과 보편성이라는 그의 미리 정해 놓은 목표에 이르게 된다.?는 말로써 하고 있는데,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보아서는 그의 언어에 대한 통찰력은 그가 자기의 선도자로 여겼던 Saussure의 그것보다 더 깊었다고 볼 수가 있다.
1) 현실과 목표 간의 괴리
그의 언어관이나 언어연구관의 이와 같은 이중성이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볼 수가 있는데, 그 중 첫 번째 것은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언어학도 결국에는 준엄한 현실적 상황과 원대한 궁극적 목표 사이에서 하염없이 몸부림 칠 수밖에 없는 학문이라는 사실이다. 예컨대 그의 경우를 살펴볼 것 같으면 그가 이제부터는 마땅히 새로운 언어이론대로 언어를 연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은 하면서도, 어떻게 그것이 바로 언어의 두 가지 특성인 인간성과 보편성을 밝히는 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그가 내세운 언어학은 ?언어는 형식이지 내용이 아니다.?라는 구호 아래 언어의 음운구조를 밝히는 일마저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서 학문적 운명을 다했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70여 년 전에 과학적 언어이론의 대표이론으로 등장했던 그의 언어이론과 지금의 언어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Chomsky의 언어이론 사이에는 의미 있는 상사성이 있는 것 같다. 물론 Chomsky가 언어의 음운구조가 아니라 그것의 문법구조를 구명하는 일을 언어학의 기본 과제로 삼은 데다, 연구방법도 자료수집과 분류작업과 같은 귀납적인 것 대신에, 최소의 자료로서 원리나 이론을 설정하게 되는 가정 설정법을 쓰는 식으로 해서, 언어학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것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지난 5,60년 동안에 그와 그의 학파가 거두어들인 연구업적은 양과 질 모두에 있어서 언어학의 역사상 최고의 것이라는 것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그의 언어이론은 준엄한 현실적 상황과 원대한 목표 사이에서 헤매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70여 년 전에 나왔던 Hjelmslev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큰 의미에서는 그러니까 오늘날의 Chomsky의 언어연구는 그 옛적의 Hjelmslev의 그것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는데, 바로 이런 역사적 사실이 과학적 언어학의 태생적 한계성을 가장 웅변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에 이들 두 이론 모두는 언어학을 아무리 과학화한들 언어의 실체나 본질을 알아내는 일은 지금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고 원대한 일이라는 진리가 바뀔 수 없다는 사실을 실증하고 있는 것이다.
Hjelmslev의 언리학의 역사는 기껏 해봤자 몇 년에 불과한 데 반하여 Chomsky의 생성문법학의 그것은 5,60년이나 되어서 그런지 과학적 언어연구의 태생적 한계성을 더욱 신빙성 있게 확인시켜주는 쪽은 후자의 경우이다. Chomsky는 처음부터 과학적 언어연구는 마땅히 개별언어를 기술하는 일은 언어 전체에 적용되는 보편적 원리나 이론을 모색하는 일의 기초 작업에 불과하다는 입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예컨대 그 (1965)는 그의 언어이론의 서설서 겸 표준이론서라 할 수 있는 ?통사 이론의 양상(Aspects of theory of Syntax)?에서 ?비록 큰 규모에서의 기술적 적절성도 결코 접근하기 쉬운 것이 아니지만, 언어이론의 생산적 발달을 위해서는 이 보다 더 높은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다 심오한 질문들을 명석하게 형성해볼 수 있으려면 언어의 ?습득모형?, 즉 언어학습이나 문법구축의 이론의 수립이라는 추상적인 문제를 고려하는 것이 유용하다. 분명히 어느 한 언어를 배운 어린이는 어떻게 문장이 형성되고 쓰이며, 이해되는가를 결정짓게 되는 규칙체계에 대한 내적인 표현체를 발달시켰을 것이다.?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pp.24~25)
그런데 언어에 대한 그의 야망에 찬 기도는 그 후 더 근원적이고 궁극적인 차원의 것으로까지 변신이 되었다. 2000년대에 이르러서의 그가 지향하는 언어학은 일종의 생물언어학이다라는 선언이 바로 그것의 증거이다. 그 동안에 그가 언어연구의 이름 밑에서 해온 일은 크게 형식주의적 원리에 따른 최선의 언어 기술법을 개발하는 일과 언어적 지식이나 능력의 원천을 밝히는 일의 두 가지였는데, 이들 두 가지 모두가 처음에 내세워진 고정된 언어이론이 아니라 그때 그때 내세워진 새로운 언어이론에 의해서 추진되어왔다는 것이 그의 언어연구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예컨대 그의 언어기술의 모형은 처음에는 표준이론적인 것이 최근에는 최소주의적인 것으로 바뀌었고 , 또한 그의 언어철학은 처음에는 내재적 언어 습득론이었던 것이 최근에는 생물 언어학론으로 바뀌었다.
물론 그의 언어학을 깊게 천착한 사람은 우선 문장을 생성하는 규칙에는 병합의 규칙 한 가지뿐이라는 그의 최소주의적 언어이론이 그런 규칙에는 다양한 구구조 규칙과 변형규칙이 있다는 표준이론적 언어이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다른 것이라는 사실에 놀라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인간의 언어는 곧 그의 정신체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일한 창인데다가 그들은 모두 두뇌에 생물학적 기저를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결국에는 ?언어/ 정신/ 두뇌?와 같은 복합어의 실체를 밝히는 것을 언어학의 궁극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그의 최근의 생물언어학적 전향 앞에서 더 크게 놀라기 마련이다.
그의 이런 발상법은 언어학을 일종의 인간학으로 보려고 했던 Hjelmslev의 그것을 방불케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발상법 간에는 하나같이 적어도 당분간은 그것의 타당성의 실증되기 어려운, 하나의 야망일 따름이라는 데 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예컨대 Hjelmslev는 분명히 언어학의 두 단계 작업 중 첫 번째 것도 다 완성시키지 못하고 그것에서 손을 떼었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그 누구도 Chomsky의 ?언어/ 정신/ 두뇌?와 같은 언어이론을 익히 실증할 수 있는 만큼 심리학적 내지는 생물학적 연구가 진전이 될 수 있을는지 예측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언어학의 역사는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서문]
언어이론을 일단 하나의 과학으로서의 언어학의 정체와 그것에 대한 연구방법을 논의하는 이론으로 치자면, 이것에 대한 연구나 논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세기 초에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학이 탄생되면서 부터였다. 그가 언어이론이라는 술어를 쓰지는 안했지만, 언어연구에 있어서의 공시성 대 통시성이나 랑그와 빠롤의 구분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분명히 언어이론 연구의 시발이나 다름이 없었다.
현대 언어학의 역사는 곧 언어이론에 대한 연구의 역사였다는 사실은 그 후 그의 언어사상을 이어받은 예름슬레브나 마르티네등의 주장에 의해서 더욱 확실해졌다. 예컨대 전자는 자기가 창안한 언리학이야말로 역사상 최초의 제대로 된 언어이론을 기반으로 한 언어학이라고 내세웠고, 후자는 자기가 개발한 음운이론과 언어적 경제성의 이론, 언어조직의 동력성 이론, 일반적 통사이론, 조어의 재구이론 등이 중추가 되는 기능언어학이 바로 최선의 구조주의 언어학이라고 주장했었다. 결국 이들은 언어이론이라는 신 개념을 도입하여 구언어학과 신언어학을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런데 마치 역사의 반복성을 드러내려는 듯이 이런 식으로 언어이론의 장을 이용한 사람은 촘스키였다. 그는 처음부터 구조주의적 언어이론의 한계성을 극복하는 것이 곧 진정한 의미에서 언어학을 과학화하는 길이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에 경험주의적 언어관이나 언어연구법을 버리고서 이성주의적 언어관이나 언어연구법을 채택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하여 그가 구체적으로 제안한 언어연구법이 바로 가설형성법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이것의 과학성을 익히 실증하게 된 것이 최소주의 이론으로 불리는 그의 특이한 보편문법이론이었다. 아울러 그는 오직 철저하게 형식주의적인 특성을 갖춘 언어연구법만이 최선의 과학적 연구법이 될 수 있다는 원칙도 고수했다.
이렇게 보자면 현대 언어학의 발전사는 구조주의 대 생성주의 간의 언어이론적 논쟁에서 생성주의가 궁극적 승리자로 판명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가 있다. 이 책의 주된 목적은 그래서 구조주의적 언어이론과 생성주의적 언어이론을 심층적으로 비교해서 과연 생성주의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지금의 언어학을 최선의 과학적 언어학으로 볼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또한 촘스키의 언어학이 오늘날 인문학 전체를 이른바 언어학적 전환의 시대에 들어서게 만든 원인을 알아내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러나 인간의 언어는 다면적 기구이기에 촘스키의 생성주의적인 통사론적 언어이론만이 유일한 언어이론으로 군림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진리였다. 우선 이런 분석을 하다보니까 자동적으로 문제점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 의미론과 화용론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특히 언어능력과 언어사용 간의 엄격한 구분을 내세워온 지금까지의 언어학이 과연 언어연구의 주된 대상이 문법조직으로부터 의미조직이나 화용적 원리로 바뀐 다음에도 그대로 존속할 수 있을 지가 커다란 관심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언어연구의 역사는 학문의 역사만큼이나 오래 되었기에, 지금 논의되는 언어이론의 실체는 그것을 지난날의 언어이론들과 연결시켰을 때만 제대로 밝혀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되면 결국에 언어이론 연구나 이론언어학은 한 단계 더 고차원적으로 이론화된 언어학사의 모습을 띠게 되어서, 언어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론 언어학의 탄생으로 언어학을 하나의 과학적 학문으로 만들려는 작업이 훨씬 용이해질 것이 분명했다.
끝으로 나는 이번에도 이런 전문적인 책의 출판을 흔쾌히 승낙해주신 김진수 사장님께 깊은 사의를 표하고 싶다. 길게는 그의 이런 배려가 우리나라의 언어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2014년 10월 1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