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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록 不可錄

불가록 不可錄

(개정판)

김지수 (옮긴이)
  |  
전남대학교출판부
2014-11-21
  |  
10,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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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록 不可錄

책 정보

· 제목 : 불가록 不可錄 (개정판)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종교학
· ISBN : 9788968491597
· 쪽수 : 296쪽

책 소개

『불가록』은 본디 점잖은 군자숙녀가 차마 말하거나 기록할 수 없다는 뜻으로, 남녀간 음욕이나 음담패설에 관해 중국에서 오래 전해오는 유불선(儒佛仙) 가르침을 모은 전통 성윤리교육서다.

목차

한글로 옮기고 나서 7
인광대사 서문(印光大師序) 22
『불가록(不可錄)』 중판 서문 30
『불가록(不可錄)』 추가 서문 : 인륜을 돈독히 다지세 34
『욕해회광(欲海回狂)』을 권하는 서문 38
흠경(欽敬)할만한 미덕(揚州 甘泉縣志) 44
제1장 음욕은 모든 불행에 씨앗 46
제2장 음욕을 경계하는 격언(戒淫格言) 55
제3장 불로장생과 자손 번성에 비결 106
제4장 음욕(淫慾) 참아 쌓는 음덕(陰德)
만고(萬古) 제일에 등룡문(登龍門) 120
제5장 음욕은 패가망신하는 천벌(天罰) 164
제6장 참회와 속죄(贖罪)는 천심(天心)도 움직인다! 209
제7장 사음(邪淫)에 12해악 226
제8장 음욕을 가라앉히는 사유 관찰 235
제9장 적어도 사음만은 하지 말세 245
제10장 건강 장수를 위한 성욕에 절제와 금기 263
제11장 부록 268
재판(再版)에 즈음하여 : 보약과 음덕(陰德) 282
추록 : 안계현(安溪縣) 동악성황(東岳城隍)에 재판(裁判) 286
개정판을 펴내면서 290
법공양 특별 회향 발원문 295

저자소개

김지수 (옮긴이)    정보 더보기
전북 부안 곰소 출생. 전주고, 서울대법대(중국문학 부전공), 서울대학원 법학석사, 國立臺灣大學 法律學硏究所 3년 遊學, 서울대학원 법학박사, 한국학술진흥재단 박사후 연수생. 2001년부터 전남대 법대 및 법전원에 재직 중. [번역서] 「불가록不可錄」,「운명을 뛰어 넘는 길(了凡四訓)」, 「화두 놓고 염불하세(印光大師嘉言錄)」, 「절옥귀감折獄龜鑑」, 「의심 끊고 염불하세」, 「부처님의 마지막 가르침-遺敎經」, 「중국의 법조윤리 규범집」, 「묘림승구도기」 등이 있고, 저서로 「天道와 人法」,「생명 도덕 法文史哲學」,「지혜의 법과 생명법학」,「하늘이 알고 신이 알며 내가 알고 니가 안다-四知」,「법 없이도 잘사는 법」, 「제갈량 평전」,「포청천과 청렴정직 문화」, 「공자가 들려주는 관계의 미학」, 「채식명상 20년」, 「선진 法思想史」,「傳統 中國法의 精神」, 「傳統法과 光州反正」, 「유불선 인생관-道 닦고 德 쌓자」, 「中國의 婚姻法과 繼承法」 등이 있다. 네이버 블로그: “천인대동전당(天人大同典堂)” 티스토리 블로그: “보적념불당(寶積念佛堂)” 유튜브: “明鏡止水 寶積 명경지수 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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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제1장 음욕은 모든 불행에 씨앗

1. 문제(文帝)가 내린 훈계 1

문제(文帝)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에 도(天道: 자연에 리치)는 간음에 벌을 내리는데, 그 과보(果報)가 몹시 빠르다. 그런데 사람들은 두려워할 줄 모르고, 흐리멍덩하니 꿈속만 헤매고 있구나. 정말 행실을 닦고 점검하지 않으면, 그에 따른 재앙이 곧장 닥치리라. 오호라, 그대 중생들이여! 내가 일깨우는 말을 들어 보소라.
혜택을 베푸는 이에게 길함이 찾아옴은, 옛날부터 전해지는 격언이고; 착하지 못한 자에게 재앙이 내려옴은, 옛 사람이 분명히 경고했네. 춘추전(春秋傳)에 실린 음란 주인공들은, 모두 집안을 망치고 나라를 잃었으며; 시경(詩經) 풍아(風雅)에 읊어진 풍자와 비웃음 대상은, 다 눈 맞아서 바람난 자들이지. 그래서 천리(天理)에 거스르면 저절로 천성을 해치게 되고, 음욕에 탐닉하면 스스로 명예를 잃게 된다. 사람의 행실이 한번 어그러지면, 하늘의 마음이 온통 진노하는 법! 계수 향기(桂香) 가득한 과거시험 뜨락엔, 정결한 이가 아니면 초청 받기 어렵거늘; 살구 복숭아 즐비한 황제 은총 잔치에, 명예 더럽혀진 자 어찌 끼일 수 있으리?
내가 문장으로 선비를 시험하는 중책(文衡: 문장의 저울. 文柄이라고도 함)을 맡아, 일찍이 가르침을 내려 보냈건만, 어찌하여 선비 자제들은 반나절의 쾌락에 탐닉하느라, 종신의 대계(大計)를 까맣게 잊고 만단 말인가? 사람에 음란을 꾀고, 사람마다 음란을 부리며, 서로 앞 다투어 시장을 이루는구나. 그러니 죄업의 과보가 참혹하여, 눈뜨고 보기 어렵거늘; 마음을 깨끗이 씻고 회개하는 이는 어느 누구던고?
내가 과거시험이 치러질 때마다, 매번 수시로 급제자를 취사선택하노라. 한번 붓을 그어 급제할 이름을 지우는 것은, 단지 이웃집 아낙을 엿본 죄 탓이며; 몇 글자 적어 급제자 명단에 끼워 넣음은, 오직 남의 녀자 유혹을 물리친 공덕 때문일세.
평지의 천둥소리를 듣고 싶은가? 한 치 마음(方寸)에 욕망 불길 지피지 말게. 종신토록 실의에 빠진다면, 고생한 공부와 높은 학식이, 어찌 아깝지 않으리? 한 평생 곤경에 처박힘은, 모두 한계선을 넘고 절개를 망가뜨린 때문일세. 선비 자제들은 이러한 까닭과 이유를 잘 살피지 못하고, 도리어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하는구나.
장래 장원급제에 씨를 뿌릴 곳은, 단지 마음 밭(心田)에 있으며; 그대에게 보랏빛 관복(官服)을 입혀줄 것은, 결국 음덕 성취(음즐(질): 陰?)에 달려 있네. 시험장 주위를 온통 신명(神: 陽)이 지키고, 세 차례 과거마다 온갖 귀신(鬼: 陰)이 끼어들지. 안타깝도다, 글자마다 구절마다 칭찬의 동그라미가 가득한데, 갑자기 등잔불에 답안지가 그을려 버린 이여! 슬프도다, 한 편마다 한 수마다 비단에 수놓은 듯 훌륭한데, 까닭 없이 먹물로 문장을 뒤덮어 버린 자여! 바로 이 때 내가 정말로 모든 일을 주재하나니, 누가 감히 높푸른 하늘에 눈이 없다고 지껄이는가?
과거에 장원으로 합격하는 이들은, 신명들이 깜짝 놀랄 만한 공덕이 있으며; 연꽃이 피다가 봉오리 채 떨어지는 자들은, 불길한 락방(落榜) 소식을 곧 들으리라. 올바른 마음을 지니고 사(邪)된 행실을 범하지 않으면, 저절로 명성이 날리고 복록이 찾아들리라. 이에 특별히 새로운 유시(諭示)를 내리노니, 모두 보고 들어 마음에 깊이 명심하라.
(옮긴이 해설: 지금은 비록 과거제도가 없어졌지만, 여전히 학교 입시와 각종 고시(시험)가 있으며, 또 일반 복록과 수명 증감에도 직접 관련한다. 혹시라도 이러한 가르침을 어리석은 자들의 미신으로 치부하거나,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잠꼬대 같은 헛소리를 하느냐고 지껄이지 않기를 바란다. 설사 간음을 범하더라도, 부귀공명을 얻는 데 결코 장애가 되지는 않을 거라고 믿고서, 함부로 행동하는 일은 부디 없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2. 문제(文帝)가 내린 훈계 2
문제(文帝)께서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내리셨다.

내가 금궐(金闕)에 계신 지극히 존귀하신 옥황상제 명령을 받들어, 매월 12지(支) 중 인(寅)과 묘(卯)에 해당하는 날 풍도지옥(?都地獄: 도가의 지옥, 冥府)을 순시하여, 천하 죄인들이 저지른 죄악 기록을 살펴보고 심판한다. 그런데 검은 문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을 보면, 모두가 세상 사람들이 한평생 지은 죄악을 적은 기록이다.
그 가운데는 온갖 죄악들이 다 섞여 있지만, 오직 간음에 죄악에 대해서는, 하늘에 법률(天律)이 규정하는 과보가 가장 준엄하다. 보통 사람이 남에 아내나 딸을 간음하여 규방문(閨門)을 더럽히면, 지옥에서 5백겁(五百劫) 동안 고통을 받은 뒤, 비로소 벗어나 말이나 당나귀로 태어난다. 다시 5백겁이 지나야 이내 사람 몸(人身)을 되찾게 되는데, 그것도 창녀나 배우(광대)로 태어난다.
그러나 만약 계략과 음모를 꾸며, 과부나 비구니 같은 녀자를 간음하여 절개와 정조를 빼앗으면, 지옥에서 8백겁 동안 고통을 받은 뒤 비로소 벗어난다. 그것도 양이나 돼지로 태어나 사람들에게 도살당한다. 다시 8백겁이 지나야 이내 사람 몸을 되찾는데, 장님이나 벙어리로 태어난다.
그리고 가령 집안 친인척 사이에서, 윗사람을 간음하거나 아랫사람을 릉욕(凌辱)하여 인륜강상(人倫綱常)을 파괴하면, 지옥에서 천오백겁 동안 고통을 받은 뒤, 비로소 벗어나 뱀이나 쥐로 생겨난다. 다시 천오백겁이 지나야 바야흐로 사람 몸을 되찾는데, 어머니 뱃속에서 죽거나 포대기 안에서 요절하여, 끝내 천수(天壽)를 다 누리지 못한다.
그런데 만약 음란서적(淫書)을 만들어 사람들의 마음을 파괴하는 자는, 죽어서 무간지옥(無間地獄: 아비지옥이라고도 하며, 가장 무거운 죄를 지은 자들이 들어가 가장 혹독한 형벌을 받는 최악의 지옥)에 들어간다. 자기가 만든 책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그 책으로 인한 죄악도 모두 소멸해야만, 고통스런 과보를 끝마치고 그 지옥에서 벗어나게 된다.
음란서적의 해악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크다. 명문 집안의 얌전하고 아리따운 녀자가, 글공부하여 책을 읽을 줄 아는데, 더러 순정 소설이나 련애(戀愛) 시 따위를 뒤적거리다가, 그만 혼백(정신)이 거세게 흔들리고 타오르는 욕정의 불길을 참지 못해, 마침내 바람나서 몰래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 또 유부녀나 과부가 절개를 내버리고, 처녀가 정조를 잃는 경우도 허다하다.
더욱이 총명한 선비 자제들이, 공부도 많이 하고 문장도 빼어날지라도, 한번 이러한 책을 보게 되면, 욕정이나 헛된 환상에 사로잡혀 자제력을 잃는다. 손으로 음란한 짓(手淫: 자위)을 하거나, 눈으로 추파를 던지다가, 작게는 원기를 소모하여 젊은 나이에 요절하거나, 크게는 인륜기강을 어지럽혀 선비사회(士林)에서 버림받게 된다. 심지어 해괴한 짓을 만들어 즉석에서 해 보이며, 첩이나 애들에게 음란한 모습을 가르치기도 한다. 사람들에 깨끗한 행실을 어지럽히는 폐해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그 근본 이유는 모두 음란서적 유포에 있다.
어찌하여 선비 자제들이, 선천(先天)으로 타고난 지혜근기(慧根)를 가지고 일곱 치 붓 대롱을 잘못 놀린단 말인가? 세상에 공을 쌓고 자신의 복덕을 쌓을 생각은 않은 채, 다만 끝없는 죄악을 지어 옥황상제(하느님)의 진노를 사며, 자신을 스스로 깊은 얼음 연못이나 불구덩이에 빠뜨리는가? 몹시 불쌍하고도 슬프기 그지없다.

3. 음란을 경계하는 글(戒淫文)
듣자하니, 죄업에 바다가 아득하지만, 색욕(色欲)처럼 끊기 어려운 욕망이 없고; 티끌 속 세상 시끌벅적하지만, 사음(邪淫)보다 범하기 쉬운 죄가 없다고 한다. 산을 뽑아 던질 힘과 세상을 뒤덮을 만한 기개를 자랑하는 영웅도, 여기에 걸려 나라를 망치고 목숨을 잃으며; 비단결 같은 마음과 폭포수 같은 달변을 갖춘 천재도, 이것 때문에 절개를 꺾고 명예를 땅바닥에 떨어뜨린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진이나 어리석은 바보 가릴 것 없이, 모두 한결같이 되풀이해 밟는 발자취가 되어 왔다.
하물며, 지금처럼 음란한 풍조가 날로 치성하고, 옛 인륜도덕은 갈수록 쇠퇴하는 세상에서 오죽하랴! 경박하게 날뛰는 젊은이들이 홍등가(紅燈街: 유흥가)를 거닐며 유혹에 푹 빠져드는가 하면, 지혜롭고 학식 많은 문인조차도 값싼 련애 소설의 습기에 젖어 든다. 입으로는 욕심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욕정에 생각은 더욱 불어나고; 귀로는 음란을 끊어야 한다고 들으면서도, 음란에 기회는 몇 배나 늘어난다. 길가에서 어여쁜 모습을 만나면 눈동자가 천 번이나 휘둥그러지고, 문틈 사이로 아름다운 녀색을 스치면 창자가 백 번이나 꼬부라진다.
결국 마음이 육신에 부림을 당하고, 의식(정신)이 감정에 질질 끌려간다. 쭈글쭈글한 얼굴에 하찮은 할멈이라도, 어쩌다 꽃과 풀잎을 머리에 꽂으면, 마치 서시(西施) 같은 미인처럼 생각한다. 또 볼품없는 몸매의 시골뜨기 아낙이라도, 더러 향수라도 뿌리고 몸치장을 하면, 금방 (미인 서시가 배가 아파 얼굴을 찡그리자, 자기도 얼굴을 찡그리면 서시 같은 미인이 될 줄 알고 흉내 낸) 동쪽 추녀(東施)의 모습도 까맣게 잊고 만다. 그러니, 간음이 천지도 용서하기 어렵고 신명까지 진노하는 엄청난 죄악임을, 어찌 념두(念頭)에나 두겠는가?
만약 다른 녀자에 지조와 절개를 빼앗으면, 자기 아내나 딸들이 그 빚을 갚아야 하고; 또 남들에 명예와 소문을 더럽히면, 후세 자손들이 그 과보를 받는 줄은 아는가? 후손이 끊긴 무덤의 주인공은, 모두 경박하게 미쳐 날뛰던 젊은이 아닌 자 없으며; 기생과 창녀에 조상들은, 죄다 화류계에 탐닉했던 건달들이라네. 부자가 될 수 있는 자도 옥루(玉樓)에 호적에서 지워지고, 귀인이 될 운명인 사람도 금방(金榜) 명단에서 빼버리지. 회초리(笞: 치)?곤장(杖)?징역(徒)?류배(流)?사형(大?) 등, 살아생전에는 다섯 가지 형벌(五刑)을 당하고, 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 등, 죽은 뒤에는 삼악도(三惡道)의 륜회(輪廻) 고통을 받아야 하리.
이전에 은혜와 사랑도 이제 와서 텅 비어 버리니, 옛날에 영웅 같은 기개는 지금 어디 가고 없는가? 포부 큰 청년과 뜻 높은 선비와 학식 많고 덕망 있는 명인 모두에게 두루 권하노니, 진리를 깨달으려는 마음 내어, 색마(色魔)의 장애를 과감히 쳐부수시라.
부용(芙蓉)같이 흰 얼굴도 잠시 살점 붙은 해골에 지나지 않고, 화려하게 치장한 미모도 옷 덮어씌운 똥오줌 통임을 아는가? 설령 옥같이 곱고 꽃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마주하더라도, 모두 누이 같고 어머니 같은 마음을 품고 대하라. 아직 사음에 죄악을 범한 적이 없는 이는, 발을 헛디뎌 빠지는 일이 없도록 예방할 것이며; 일찍이 나쁜 짓을 행한 적이 있는 놈은, 한시 바삐 고개 돌려 회개하여야 하리. 나아가 이러한 소식을 널리 알리고 서로서로 일깨워서, 도처에서 깨달음에 길로 함께 나아가고, 사람마다 모두 미혹에 고해를 벗어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간절히 기원하세!

제2장 음욕을 경계하는 격언(戒淫格言)

1. 삼봉(三?) 장진인(張眞人)이 이렇게 말하였다.
사람이 천지 사이에 태어나면서, 음양오행(陰陽五行) 정수(精粹)를 받아, 굳세고 올곧은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갖게 된다. 그래서 남편이 남편답고 아내가 아내다운 것은 인지상정에 도리며, 예법을 벗어나 인륜을 어지럽히는 짓은 짐승과 다를 바 없다. 그러므로 사음(邪淫)은 뜻 있는 사람(志士)들이 마땅히 힘써 막아야 할 죄악이다.
무릇 천하에 짐승들은 예법도 모르고 꿈틀거린다고 하지만, 비둘기(雎鳩)는 한번 짝을 지으면 바꾸는 법이 없으며, 짝 잃은 기러기는 홀로 슬피 울며 다시는 짝을 짓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이 날짐승만도 못하면, 사람이라는 이름값도 못하는 것이며, 짐승에게 부끄러워해야 할 판이다.
어찌하여 어리석기 짝이 없는 중생들은, 색(色: 녀색을 포함한 일체 빛과 형상을 지닌 물체)이 곧 텅 빈 공(空)이며, 허깨비나 물거품과 같다는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아직도 그저 불그레한 얼굴에 새까만 머리카락을 그리워하며 애정에 얽매인단 말인가?
또 사람마다 마음이 똑 같으므로, 자기 마음을 거꾸로 되돌아보면, 저절로 깨달을 수도 있지 않은가? 가령 우리들이 남에 부녀자를 간음하려 적에, 스스로 한번 이렇게 생각해 보자. 지금 바로 여기서 내 아내가 남과 간음하면서, 베갯머리에서 애교부리는 말과 웃음을 간드러지게 주고받는데, 내가 바로 그 곁에서 이 모습을 보고 있다고 가정해 보라. 마음은 가시에 찔리고 눈에는 불꽃이 튀며, 몹시 흥분한 감정으로 한 순간도 참지 못하고, 당장이라도 그들을 쳐 죽이고 싶지 않겠는가? (옮긴이 보충해설: 일찍이 공자께서 “자기가 원하지 않는 바는 남한테도 베풀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고 말씀하셨다. 자기 마음과 같이(如心) 남에 마음을 헤아려주는 정신이, 바로 공자께서 평생 仁을 실행할 방도로서 강조하신 ‘서恕’에 도리며, 또한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황금률黃金律이다.)
그런데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지(易地思之)는 않고, 남에 부녀자를 간음하면서, 오히려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것처럼 스스로 득의양양한단 말인가? 바로 그때 천지신명께서 위에서 지켜보시고 곁에서 증거하신다. 배우자가 이 모습을 보면 원한과 분노가 치밀어 즉석에서 때려죽이고 싶어 할진대; 이를 지켜보신 천지신명께서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며, 그에 상응하는 보답(천벌)을 생각하시지 않겠는가? 그래서 온갖 재앙이 잇달아 닥치나니, 여기까지 말하자면 한심(寒心)하기 짝이 없다.


개정판을 펴내면서
『불가록』 초판을 펴낸 지 어언 12년이 되고, 재판을 손질한 지도 8년이 지났다. 현대감각에 맞게 전면 손질하고 싶은 바람은 오래 되었으나, 이번 개정판은 문구를 좀 간결하게 다듬고, 앞에 ‘일러두기’에서 밝힌 대로 한자어 두음법칙을 폐기하고 원음 그대로 적으며, 현행 표준어맞춤법상 소유격 조사인 ‘­의’를 훈민정음 당시에 쓴 ‘­에’로 바꾸는 실험적 표기를 선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문자인 훈민정음에 사라진 글자들을 복원해, 세종대왕께서 본래 베푸신 자비와 지혜가 온전히 되살아나 민족정기 회복과 국운창성에 힘찬 발판이 마련되길 간절히 기원하는 바이다.
아울러 올해 찾은 흥미로운 ‘성황신(城隍神) 재판(裁判)’ 하나를 옮겨 ‘추록’으로 덧붙인다. 음욕(성욕)이란 생물학으로는 유전자가 자기복제하는 본능이며, 물리학으로는 전기(電氣)와 자기(磁氣)에 음양(陰陽)이 서로 끌어당기는 이성(異性)흡인 원리니, 참 거스르기 어려운 자연법칙이다. 도교에서도 자연에 순응하면 생명을 낳아 륜회하고, 거센 물살을 거슬러 닦아야 도덕을 이룬다고 ‘역수(逆修)’를 일깨운다. 수행도 학문처럼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에 비유한 것이다.
헌데 사람한테는 생물적 본능과 물리적 법칙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계산심리까지 뒤엉키니 남녀관계가 아주 복잡해진다. 예로부터 ‘미인박명(美人薄命)’이란 격언이 전해온다. 젊고 예쁜 녀자한테는 뭇 남자들이 찝쩍거리기 때문이다. 또 예로부터 왕이나 권력자나 재벌이 녀자를 많이 거느림도 녀자들이 그런 능력을 선호하는 탓이기도 하다. 물론 그 안에서도 서로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려고 시기질투가 불꽃 튄다. ‘녀자 안 낀 살인 없다’고 하는데, 인류 력사(歷史)상 적지 않은 싸움과 전쟁도 정말이지 직간접으로 녀자(관계) 때문에 일어난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계를 흔히 ‘사바고해(娑婆苦海)’라고 부른다. ‘사바’는 본디 산스크리트(梵語)에 ‘sah?’를 음역한 것으로 ‘沙訶’、‘娑呵’、‘索訶’로도 표기하며, 참고 감당한다는 ‘감인(堪忍)’、‘능인(能忍)’, 참는 곳이라는 ‘인토(忍土)’를 뜻한단다. 이 세계는 오탁악세로 삼악도와 륙도륜회 속에 온갖 죄악이 들끓는 ‘불타는 집(火宅)’인데도, 중생들은 벗어날(빠져나올) 생각조차 안 하고 온갖 번뇌와 고통을 용케도 잘 참고 편안히 지낸다는 뜻이란다. 또 불보살님이 무외(無畏)와 자비(慈悲)로 중생을 교화해 제도하면서 스스로 온갖 고뇌를 잘 참고 감당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중생이든 불보살님이든 어쨌든 잘 참고 지내야하는 괴로운 바다인데, 모든 번뇌와 고통은 어리석은 무명(無明)에서 치솟는 탐욕 때문에 생긴단다. 모든 게 꿈이나 아침이슬、물거품、아지랑이、허깨비처럼 덧없이 변하는, 실체 없는 텅 빈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데, 우리 중생이 눈에 보이는 현상을 실재하는 걸로 착각해 애욕을 느끼고 집착하는 데서, 온갖 번뇌와 괴로움과 슬픔이 생긴단다. 마음에 드는 것(順境)은 좋아하여 탐욕을 부리고, 마음에 거슬리는 것(逆境)은 싫어하여 분노를 내뿜는데, 또 좋은 것을 애착하여 지 맘대로 안 되면 화(逆情)가 난다. 분노와 화로 모든 흉포한 죄악이 저질러지고, 좋은 것에 으뜸은 남녀 애정과 성욕이니, 음욕은 모든 죄악에 원흉이라고 해도 거의 틀림이 없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데, 이는 마음에 거슬리는 극한에 분노와 화를 잘 참아야함을 뜻한다. 헌데 맘에 드는 것은 가랑비에 속옷 젖는 줄 모르듯이 부드럽게 녹아들기에, 뿌리치기도 힘들 뿐 아니라 사실 알아차리기도 몹시 어렵다. 그러니 참기는 더더욱 참말 어렵고도 힘들다. 그래서 음욕은 살인보다 백천만 배나 더 참기 어렵다고, 련지(蓮池)대사께서 기막힌 비유로 설법하신 것이다. 담담한 반야 지혜에 통찰력으로 현상세계에 환락과 애욕을 초연히 해탈해야, 비로소 저절로 참는 온전한 참음이 된다. 불교 6바라밀에서 인욕(忍辱)수행을 강조함도, 바로 중생인(衆生忍)과 법인(法忍)을 고루 갖추는 참된 감인(堪忍) 경지에 이르기 위함이다. 그것이 우리가 사바고해에 공부(수행)하러 온 목적이란다.
그러면 음욕과 사음이 왜 천인공노(天人共怒)하는 죄악일까? 왜냐하면 누구나 미남미녀를 좋아하고 관계 맺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속담에 ‘사촌이 논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지가 갖고 싶은데 지 힘과 능력이 못 미쳐 얻지 못하고 남이 차지할 때, 그것도 잘 아는 가까운 사람이 갖게 되면, 중생은 대부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혼자 속으로 부러워(羨望)하면 그나마 점잖은 군자숙녀다. 마음에 불평스런 물결이 일기 시작하면, 시기(猜忌)하는 감정이 솟구치고, 심하면 질투(嫉妬)와 비방(誹謗)까지 서슴지 않는다. (하여 불교에선 수희찬탄隨喜讚嘆이 큰 공덕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입이 가만있으면 심심해서 뭐라도 씹고 싶어 한다. 그러니 자기와 아무 상관없는 남에 일도 남녀관계라면 호기심과 정의감(?)이 절로 용솟음친다.
례법에 따라 혼인한 정당한 부부인데도, 호걸이나 미녀면 다른 사람이 탐내 빼앗으려고 간통과 살인까지 저지른 일은 력사 현실에서 숱하게 벌어진 다반사다. 하물며 불륜에 외도나 간통이라면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보가 여지없이 나타난다. ‘못 먹는 밥에 재나 부리자.’는 게 사바고해 중생사다. 바로 ‘자기가 하면 로맨스(浪漫)요, 남이 하면 스캔들(醜聞)이다!’
2011년 신정아씨가 펴낸 『4001』을 읽고 느낀 바가 있어, 신씨를 초청해 법전원 동학(同學)들한테 “의뢰인이 보는 좋은 법률가와 나쁜 법률가”란 제목으로 특강을 열었다. 그랬더니 뜻밖에도 학교 안팎에서 여론이 제법 들끓었다. 일부 동학은 “그런 녀자를 불러온다”고 로골(露骨)로 반발하는 기세가 대단했고, 어느 신문기자 출신 학생이 본사에 귀띔해 취재한 기사가 독자시선을 끌려는 선정적 제목으로 악플에 불을 당겼나? 순수한 교육 목적으로 정성껏 공들인 본의와 달리, 제멋대로 왜곡해 들이닥친 거센 반향을 보면서, 역시 간음은 이래저래 사람들이 엄청난 지탄과 비난을 퍼붓는 큰 허물인 줄 새삼 실감했다. 특히 최고 권력과 최고 미모가 만난 인연은 세간에 곱지 않은 눈총을 받고 오래도록 구설수에 오르는구나.
재고가 떨어져 책을 찾는 독자들 성화가 이어진다고 출판부에서 재촉하는데, 그간 안팎으로 힘겹고 어려운 일들이 많아 ?아가는 색신(色身)에 기력이 감당하지 못하여 미루다가, 갑오농민혁명 120주년에 만나기 드문 윤구월이 지나기 전에 가까스로 개정판 손질을 마치게 되어 무척 다행으로 여기며, 시판용 2천부와 함께 실비로 법공양 2천부를 선뜻 발행하는 출판 인연에 감사한다.
일제 때 강제징병에 끌려가 1년4개월가량 중국서 참전하신 선친(先親: 諱 永文)께서 남기신 급료 미수금 381엔(762,000원) 지급이 결정된 시절인연에 즈음해, 선친과 본가 및 외가 직계조상、친족들과 맺은 혈연에 감사하며 관계에 얽힌 은혜와 원한을 보답하고 해소하길 념원하는 회향발원으로 특별히 2천권을 법보시하고자 한다. 초판부터 지금까지 『불가록』은 인세 없이 싼값으로 펴내는데, 특히 이번부터 자원절약과 환경보존에 동참하는 뜻에서 조금 비싼 재생지 인쇄하게 되어, 제작 및 류통 비용 증가로 정가를 좀 올리게 되었다. 독자들께서 너그러이 량해하고 널리 류포해주시길 바란다.
2014.11.17. 甲午年 閏九月 스무닷새. 빛뫼 寶積 공경합장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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