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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법학계열 > 법학일반
· ISBN : 9788968499418
· 쪽수 : 430쪽
· 출판일 : 2023-02-22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自序) / 6
제 1편 天道와 人法 (人法天)
제 1장 고대 중국의 人法天 哲學思想 / 20
1. 머리글 / 20
2. 道家의 人法天 철학과 天論 / 22
3. 儒家의 人法天 思想 / 30
4. 墨子와 기타 諸子의 人法天 思想 / 46
5. 法制史에 나타나는 人法天의 思想 / 56
6. 맺음말 / 58
제 2장 先秦 시대 天命觀의 전개 / 61
1. 머리글 / 61
2. 天命과 天道, 그 위반에 대한 天罰 / 62
3. 선진 천명관 발전의 3단계 - 학설들의 변화 / 64
4. 殷代 천명과 천벌재이 사상 / 91
5. 西周 시기 천명과 천벌재이 사상 / 94
6. 춘추전국시대 천명론과 정치도덕상 의미 / 102
7. 천명관의 역사철학적 우주적 연원 가능성 / 106
8. 맺음말 / 109
제 3장 先秦시대 전통 災異觀 / 111
1. 머리글 / 112
2. 춘추 경전에 주요 災異 기록 / 114
3. 천재지이의 사전 예방책과 사후 구제책 / 131
4. 先秦 시대 인본주의 천인감응 災異觀 / 137
5. 제자백가의 적극적 전화위복 天論과 재이관 / 153
6. 맺음말 / 161
제 4장 君主와 民本 / 163
― 先秦 시대 君主ㆍ民本론과 저항ㆍ혁명 사상
1. 머리글 / 165
2. 君主的 爲民 사상 / 167
3. 民本的 君王 개념 / 176
4. 춘추시대 시역 사건의 유형과 대처 방안 / 195
5. 暴君에 대한 人民의 抵抗과 革命 사상 / 206
6. 맺음말 - 진한 이후 전통 왕조의 역성혁명 담론 금기 / 221
제 5장 天道의 내용과 人法의 반영 / 225
1. 天道의 無爲自然 / 226
2. 天道의 無爲自然에 근거한 人法의 刑期無刑 이상 / 239
3. 天道의 四時와 使民以時 / 245
제 2편 恒常과 變化
제 1장 道의 恒常性과 變化性 / 258
1. 諸行無常, 法輪常轉 / 258
2. 道의 恒常性과 變化性 : 一道萬變 / 260
3. 老子에서 道의 恒常性과 變化性 / 262
4. 유가에서 道의 항상성과 변화성 / 265
5. 周易의 항상성과 변화성 / 268
6. 맺음말 / 275
제 2장 法의 恒常性과 變化性 / 277
1. 法의 본질 및 개념으로서 常 / 277
2. 常刑의 의미와 특성 / 280
3. 法의 變化性 / 293
4. 老子의 법적 항상성과 변화성 / 306
5. 孔子의 법적 안정성과 변화성 / 310
6. 韓非子의 법적 항상성과 변화성 / 312
제 3장 法制史上 恒常과 變化 / 317
1. 戰國시대 改革과 變法論 / 317
2. 易姓革命과 統治改革의 합리적 정당화로서 變法改制論 / 326
3. 恒常적인 律과 變化하는 勅令格式 및 條例 / 330
제 4장 沈家本과 梁啟超의 變法論 비교 / 337
1. 변법론의 역사배경 / 338
2. 변법론의 이론 기초 / 343
3. 變法論의 현실적 방도 / 351
4. 소결 / 359
제 3편 평화의 법과 예방법학
- 분쟁의 평화 해결과 예방
1. 머리말 / 362
2. 三代 聖王의 德行과 禮制 / 365
3. 제자백가의 不爭之德과 예방철학 사상 / 372
4. 秦漢 시대 鄕의 嗇夫와 三老 / 388
5. 宋代 鄕約의 발흥 / 390
6. 明淸代 申明亭 설치와 향약 보급 / 393
7. 역대 판례에 나타난 재판 중 화해 권유 / 399
8. 淸代 지방 민사재판상 調處和解 / 408
9. 사대부 訓示와 家訓에 나타난 소송 금지 / 413
10. 우리나라 역사와 전통 / 418
11. 맺음말 / 425
책 꼬리에(跋文) / 429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 1편 天道와 人法 (人法天)
제1장 고대 중국의 人法天 哲學思想
1. 머리글
오래 전부터 필자는 근대 이후 명맥이 거의 끊어진 우리 전통법의 역사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특히 서양의 ‘자연법(론)’에 필적할 만한 ‘天道와 人法’의 주제로 동양의 전통 법문화를 연구해 왔다. 본고는 이러한 연구관심의 배경에서 “사람은 하늘(自然)을 법 삼는다(人法天).”는 법사상의 큰 틀을 다루고자 한다. ‘자연법’은 서양법철학 사상사에서 인간사회의 법규범이 정당성을 지니기 위해 근거해야 할 절대 궁극의 법을 가리킨다. 자연법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지만, 구체 내용은 시대마다 다른 모습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실정법의 독자성과 존립의의를 강조하는 법실증주의에 대립하는 자연법론의 고유명사처럼 여겨진다. 물론 이런 생각이 크게 틀린 것은 아니다. 허나, 그러한 내용의 ‘자연법(론)’이 서양법(학)의 역사에만 고유한 관점이나 전유의 개념은 아니며, 동양의 전통법문화와 역사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비슷한 철학사상과 개념이 오래전부터 널리 쓰여 왔다. 다만, 근대화 과정에서 서양문물에 밀린 우리 전통문화가 잠시 잊혀온 것뿐이다. 다행인지, 현대 물질문명의 한계와 폐해가 극에 이르자, 그 대안으로 서양에서 동양의 전통 정신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러한 현실의 미묘한 시절인연에 따라, 우리도 여러 분야에서 앞 다투어 전통문화를 다시 되찾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간의 법이 하늘(자연)의 도를 본받고 따라야 한다는 동양 전통법철학은 얼추 서양의 자연법 사상과 ‘大同小異’하다고 여겨진다. 개별적인 특수성과 차별성을 중시하는 서양의 미시적・분석적 학문방법론에 익숙한 학자들은 ‘小異’에 천착해, 동양 전통에는 엄격한 의미에서 서양의 자연법론 같은 게 없었다고 볼지 모르겠다. 하지만 일반적인 보편성과 평등성을 주목하는 동양의 거시적・통합적 학문에 친숙한 관점에서 보자면, 오히려 ‘大同’을 지향해 우리 전통 법문화에도 서양과 같은 자연법사상이 엄연히 존재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일부 단편적인 연구들이 더러 고대 중국의 철학사상, 특히 儒家思想을 자연법 사상으로 여기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지만, 동서양 자연법 사상의 異同을 구체로 비교 연구하는 일은 매우 該博하고 精通한 학문지식을 바탕으로 분석과 종합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할 수 있는 博而精의 중차대한 과업이기에, 지금 당장 본고 연구범위와 역량을 벗어난, 꽤나 먼 미래 과제임을 먼저 밝힌다.
따라서 본고는 이러한 배경과 견해를 바탕으로, 서양 자연법 사상과 직접 구체로 비교하는 논증까지는 시도하지 않고, 비록 엉성하고 조촐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법사학과 법철학의 연구지평을 조금이나마 넓히고 앞으로 연구방향과 지표를 던지는 작은 보탬이라도 될까 하는 바람에서 소박한 지적 호기심과 학문적 사명감에 스스로 鼓舞하여, 좁고 옅은 지식정보나마 성의껏 찾은 문헌자료를 大綱의 틀로 엮어 이 글을 발표한다.
2. 道家의 人法天 철학과 天論
(1) 老子의 ‘道法自然’論
“道가 위대하고, 하늘이 위대하며, 땅이 위대하고, 왕 또한 위대하다. 우주 안에 네 가지 위대한 존재가 있는데, 왕이 그 한 자리를 차지한다. 사람은 땅을 법 삼고, 땅은 하늘을 법 삼으며, 하늘은 道를 법 삼고, 道는 自然을 법 삼는다.”
이것이 老子가 인간과 자연의 규범관계를 人→地→天→道→自然의 체계로 논술한 최초의 전형적인 명제다. 이는 老子 법철학의 핵심중추가 되는 道→德→仁→義→禮→法의 규범원류관과 함께 어우러져 서로 보완하고 의존하며 쌍벽을 이루는 中國法哲學의 濫觴이라고 할 수 있다. 道→法 규범원류관이 객관대상(객체)으로서 규범의 발생차원을 순차로 연역하는 관점의 명제라면, 人→自然의 法則(모방)론은 삶과 하늘(자연)의 주관(주체)적 의지관계를 역순으로 귀납하는 차원의 논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양자는 그 방향에서 서로 교차할 뿐만 아니라, 그 중심주제에서도 서로 대응하는 표리관계를 유지하면서 통일조화를 이루고 있다.
대다수의 전통 주석은 형식상 글자 의미와 실질상 내면의 함의를 그리 정밀하게 주의하지 않은 채, 老子의 文理的 意味를 무심코 부연 설명하는 데 그쳐 왔다. 따라서 人・地・天・道・自然 간에 점층적인 우열의 연쇄관계를 기본으로 인정하면서, 각기 法則삼는 바의 실질내용에 좀 더 주안점을 두어 왔다.
그러나 老子가 전하고자 하는 본질내용에 착안한다면, 인간이 땅과 하늘과 道의 自然을 법 삼아 천하를 평화롭게 다스리는 주체 意志에서 그 진실한 본의를 찾아야 할 것이다. 땅과 하늘과 道는 주체인 인간에 대응하여 그에게 존재법칙을 그저 무심하게 보여주는 객관적 대상 존재에 불과하다. 이것이 인간의 일반경험법칙에 일치하며, 道를 의지적 주체가 아닌 객관적 자율적 실체로 묘사하는 老子의 기본입장과도 부합하는 해석일 것이다. 그러면 ‘自然’이란 땅과 하늘과 道의 본질특성인 공평무사한 ‘無爲自然’으로서, 인간이 이 삼자를 본받는 실질내용이 된다.
요컨대, 인간이 天地의 無爲自然의 道를 法則으로 삼는다는 내용이 老子의 本意일 것이다. 그리고 존재적 자연으로서 天地는 흔히 ‘天’의 개념에 녹아 혼연일체가 되고, 道란 곧 천지자연의 운행질서로서 존재법칙을 뜻하므로, 결국 이는 인간이 하늘(자연), 즉 天道를 본받는다는 ‘人法天’의 명제로 요약할 수 있다. 人法이 天道를 본받아 둘이 하나로 조화를 이루는 天人合一이 궁극의 규범이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