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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몸철학 1

동양의 몸철학 1

(한국편)

김부찬 (지은이)
  |  
전남대학교출판부
2016-08-30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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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몸철학 1

책 정보

· 제목 : 동양의 몸철학 1 (한국편)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동양철학 일반
· ISBN : 9788968493416
· 쪽수 : 212쪽

책 소개

한국 체육철학과 관련된 9편의 논문을 모아 엮은 것이다. 바둑이 스포츠 영역으로 편입되는 것처럼, 철학 또한 체육학의 한 영역이라 할 수도 있다. 몸의 행위가 의미 없는 짓이라면 동물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 몸철학, 체육철학을 공부해야만 하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

목차

제1부 전통무예 철학과 풍류도
전통무예의 체육철학적 의미 / 13
한국 전통무예 철학으로서 ‘무도(武道)’ / 33
화랑도(花郞徒)의 체육철학으로서 ‘풍류도(風流道)’ / 53

제2부 한국 몸철학의 전개
퇴계의 경(敬) 사상에 있어서 몸의 문제 / 69
율곡의 심신수양론과 체육철학적 함의 / 91
체육철학의 입장에서 본 이제마의 사상의학적 심신관 / 117

제3부 스포츠 윤리와 원불교의 체육철학
한국 스포츠계의 도덕성 부재 현상에 대한 스포츠 윤리학적 접근 / 141
원불교 영육쌍전의 체육철학적 담론 / 159
체육철학의 관점에서 본 정산 송규의 영기질론 / 183

찾아보기 / 203

저자소개

김부찬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5년 전남대에서 체육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2006년 북경체육대학교에서 인문체육철학연구교수를 지내고, 2012년 충남대 철학과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16년 중앙대학에서 한국음악이론으로 박사과정 중이며 현재 원광대 스포츠건강관리학과에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한국전통무예체육철학이 있으며, 논문으로 「퇴계의 경사상에 있어서 몸의 문제」 등 20여 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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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제1부 전통무예 철학과 풍류도

전통무예의 체육철학적 의미

1. 서론
전통무예란 우리 민족 고유의 무예를 말한다. 무예는 학문적으로 체육학과 군사학의 두 분야에서 모두 다루어지고 있다. 전통무예가 우리 사회에서 관심을 끌게 된 계기는 1980년대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전통문화의 계승운동을 통해서이다.
이러한 사회적 관심이 체육학의 분야에 있어서도 많은 연구를 촉발시켰다. 이진수의 『신라 화랑의 체육사상 연구』와 나영일의 「조선조의 무사체육 교육」, 임동규의 『한국의 전통무예』, 박기동의 「조선후기 무예사 연구」 등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물들이 나왔다. 초기의 연구영역은 신라의 화랑과 조선후기 이덕무와 박제가 저술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등에 집중되어 있었다. 전통무예에 관한 다양한 학술적 관점에서의 연구는 1990년대 이후에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나영일(1994) 외 4인의 「전통무예의 현황과 과제에 관한 연구」, 최복규(1995)의 「전통무예의 개념정립과 현대적 의의」, 스티븐 캐퍼너(1998)의 「동양무도 수련관의 변천과 현대적 의미」 등은 무예에 관한 체육철학적인 의미를 묻는 연구물이라 할 수 있다.
전통무예의 구체적인 대상은 씨름ㆍ말타기ㆍ축국ㆍ검술ㆍ창술ㆍ궁술ㆍ승마ㆍ씨름ㆍ택견ㆍ권법ㆍ선무도 등 우리 역사 속에서 나타난 총체적인 무예를 말한다. 이러한 전통무예는 전투적인 목적에 의하여 신체를 단련하였지만, 전투시가 아닌 경우에 있어서는 몸과 마음을 수양하여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이상적인 경지에 도달하려는데 그 목표를 두었다. 또 무예와 유희적인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씨름과 같이 민속놀이와 무예의 경계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궁극적인 목표는 ‘도(道)’라는 이상적인 경지에 두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전통무예를 대상으로 하여 그 철학적 의미를 규명하고자 한다. 즉 전통무예에 대한 기존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하여, 이러한 전통무예의 정신 속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현대 철학적인 관점을 통하여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범주는 심신론적 의미, 윤리적 의미, 체육교육적 의미, 사회적 의미 등이다.

2. 전통무예의 체육철학적 의미

1) 심신론적 의미
심신론적 의미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새로운 대답을 위한 자료로서 인간에 관한 해석을 정신과 신체의 심신론을 통한 것을 말한다. 인간의 본질에 관한 문제는 필연적으로 ‘정신과 신체’라는 2원적 구분에 의해서 출발한다. 오랫동안 철학자들은 존재의 두 가지 측면에 대하여 즉, 물리적 존재나 영혼 혹은 정신적 존재에 관한 것들에 관심을 가져 왔다. 이들 두 세계간의 관계와 실체의 본질 즉 ‘심신(心身)’의 문제라 불리는 구성 요소들은 서양철학에 있어서 플라톤에서 현대 실존철학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철학자들의 주요한 연구과제였다(김영환외, 2002).
전통적으로 철학에서 핵심적으로 다룬 심신(心身) 관계의 문제는 체육철학에 있어서도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진다. 서양의 체육철학의 주류는 몸과 마음이 서로 분리되어 있다는 전제아래 심신이원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정신은 우월하고 신체는 열등하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게 된다. 이러한 관점은 초기 우리 체육학계에서도 비판 없이 수용되었으나 1990년대에 이르러 새로운 연구 경향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서양철학인 현상학과 실존철학을 배경으로 하여 존재와 인식을 동시에 포함하는 체험의 개념을 동원하여 체육과 스포츠에서 체험주체적 인간 개념을 엮어 낸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길을 우리 전통무예에서 추구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났다. 전통무예의 수련을 통해서 도(道)를 추구하려는 차원에서 새로운 인간관 또는 신체관을 도출할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인간을 쳐다보는 동양과 서양의 관점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리처드 니스벳은 『생각의 지도』에서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사회의 구조와 자기개념의 인식 차이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특히 그는 동양은 전체를 보고 서양은 부분을 보면서 대상을 이해하려는 차이가 있다고 하였다(리처드 니스벳저, 최인철역, 2004). 이러한 동ㆍ서의 관점 차이는 체육철학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따라서 서구의 관점과 다른 동양의 체육활동을 이해하는 이론적 틀이 필요하다.
전통무예에서 인간의 몸과 마음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무예의 수련을 통하여 마음의 평화를 이룰 수 있다. 몸과 마음을 하나로 파악하는 동양의 신체관은 서양의 신체관과 차이가 난다. 김철(1996)은 「동ㆍ서양의 신체관 비교」에서 동양과 서양의 신체관이 분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몸과 마음을 조화로운 것으로 여기는 동양과 몸과 마음을 나누어 보는 것이 서양의 신체관이다.
이러한 김철의 주장은 동서의 신체관의 차이가 그들의 생활세계인 생활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즉 동양철학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정신과 육체의 관계 모두 조화롭고 융합된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동양의 환경과 문화적인 요인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또한 김철은 아래의 <도표 1>과 같이 동서 문화의 차이를 도표화하고 있다.

인간을 신체와 정신 혹은 심신(心身)으로 이루어진 존재로 보는 데는 그 관점에 따라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즉 심신일원론(心身一元論, Monism), 심신이원론(心身二元論, Dualism), 심신병행론(心身竝行論, Parallelism), 심신통일체론(心身統一體論, Psycho somatic unit)으로 구분할 수 있다(배정하, 1995). 이러한 기준으로 <도표 1>을 보면 서양은 심신이원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동양은 심신통일체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며, 고대 철학의 발생에서부터 역사문화 전개과정에 있어서 그러한 차이가 지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특히 근대 서양철학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데카르트(Descartes)에 의하면 인간존재를 정신과 신체로 분리하고, 인간 존재의 근거를 정신에서 찾고 있다. 즉 인간의 정신을 사유 및 인식과 관련시키고, 인간의 신체는 일반적인 물체나 정교한 기계로서 파악하였다. 이러한 그의 인간 규정은 인간의 정신과 신체에 대한 기능적 관점의 결과였다. 그러나 인간 활동 및 인간의 생활영역에서는 정신과 신체는 상호작용으로 연결 될 수밖에 없다(박현우, 1992). 이러한 데카르트의 이원론적인 관점에서는 신체의 움직임과 활동이 기계적인 몸짓일 뿐 의미를 지니는 활동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데카르트를 중심으로 한 근대 서양의 신체관에 문제점을 느끼고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메를로 뽕띠(Merleau-Ponty)의 신체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현우는 메를로 뽕띠의 ‘지각의 우위성’, ‘지각 주체로서의 신체’, 그리고 ‘세계 내 존재로서의 신체’의 개념에 주목하여 신체 자체를 주체로 보는 인식의 회복을 꾀하고 있다.
우리 전통의 통일적 심신론의 일차적인 의미는 몸과 마음이 유기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서로 분리되어 작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도교와 한의학의 신체관에서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 인간과 신체를 정기신(精氣神)이 주체가 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허준이 말하고 있는 정(精)이란 인간이 운동을 하거나 일을 하는 데에 드는 활동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통 정력(精力)이라 말해도 좋을 것이다. 하늘에는 하늘의 정이, 땅에는 땅의 정이 있다. 인간은 기의 힘에 의해 이들 천지의 정을 호흡이나 음식으로 흡수하여 운동한다. 지나친 운동으로 체내의 정력이 부족하게 되면 체내에 있는 기가 변화하여 정이 되며 정의 부족을 돕는다. 따라서 정력의 낭비는 먼저 기력을 떨어뜨리고 다음에는 정신력인 사고력과 의지까지 떨어뜨리게 된다.
다음으로 기(氣)는 생명, 활동의 원동력이 되는 것으로 보통 ‘원기(元氣)가 있다’ 혹은 ‘기력이 충실하다’ 등의 말로써 표현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기가 막힌다’든가, ‘기운이 있다’는 등의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의 존재는 동양인의 일상의식 속에 상존한다.
마지막으로 신(身)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마음의 원소로 대뇌에 있어 의념(意念)이나 사상이 되며 인간의 생활을 주재하는 인간의 지(知)ㆍ정(情)ㆍ의(意)의 총체를 의미한다(이진수, 2001).
그런데 인간을 이루고 있는 정ㆍ기ㆍ신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허준은 밝히고 있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파악한 한의학적 입장은 도교는 물론이고 유교와 불교의 전통사상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전통무예에 나타나는 통일적 심신론은 심신일원론적인 관점에 서 있는 동양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신체의 움직임이 곧 마음을 닦는 것이 된다. 역으로 마음 닦음을 통하여 신체의 활동은 완성에 이를 수 있다. 몸과 마음이 상호 유기적이고 상호 통일적인 것인 관점이 무도(武道) 속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
예를 들어 궁도(弓道)에 있어서 마음의 통일이 선행될 때 활을 적중할 수 있고, 활쏘기를 통하여 마음을 닦을 수 있다는 것이 그러한 관점이다. 『소학』에서 묘사된 다음과 같은 내용에서 심신 일원론적 관점을 분명히 볼 수 있다.

활 쏘는 이는 나아가고 물러나고 주선(周旋)함을 반드시 예에 맞게 하여야 하니, 안의 뜻이 바르고 밖의 몸이 곧은 뒤에야 활과 화살을 잠음이 세심하고 견고하며, 활과 화살을 잡음이 견고하고 세심한 뒤에야 과녁을 맞춘다고 말할 수 있으니, 이 활쏘기에서 덕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위의 글에서 보이는 ‘내지정(內志正) 외체직(外體直)’의 뜻은 ‘안의 뜻이 바르고, 밖으로 몸이 바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안의 몸이 바르게 되어야 밖의 몸이 바르게 된다는 의미이자, 밖의 몸이 바르게 되어야 안의 몸이 바르게 된다는 의미를 동시에 내포한 말이다.
이와 같이 전통무예 속에 담긴 심신 일원론은 서구의 근대철학에서 주장하는 몸과 마음을 둘로 보는 심신이원론처럼 마음과 몸의 대립구조를 벗어날 수 있다. 몸의 활동 자체가 마음과 연결되어 있어 마음의 활동 자체가 몸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현대적이고 종합적인 인간이해에 근접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 윤리적 의미
윤리학은 옳고 그른 행위에 관한 체계적인 학문이다. 윤리학의 실천적 행위의 무대가 도덕이다. 일반적으로 도덕에 관한 철학적 연구 즉, 도덕철학을 윤리학이라고 부른다. 윤리와 도덕은 일상적으로는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엄밀하게 구분한다면 이론과 실천의 영역으로 구별된다. 윤리학 또는 도덕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류가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서이다.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현실세계에서 도덕적 행위를 하는 이유는 사회질서가 유지되기 위함이다.
스포츠 윤리학은 스포츠세계에서의 올바른 행위체계를 연구하는 학문영역이다. 스포츠세계에서의 도덕적 사태는 고대 그리이스 올림피아 경기대회에서 나타났다. 고대 올림피아 경기대회를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한 달 전에 모든 선수를 소집하여 동일한 생활환경과 연습환경을 제공하였다고 한다. 스포츠 세계에서 전통적인 윤리적 원칙은 페어플레이, 스포츠맨십, 아마츄어 정신이었다. 그러나 현대의 크게 확장된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이들의 원칙은 사라졌거나 내용이 크게 변화되었고, 끊임없이 새로운 원칙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 새롭게 만들어 지는 스포츠의 도덕적 원리는 다양한 영역에서의 윤리학적 연구, 사회적 현실 그리고 전통의 사태가 원천이 되고 있다.
사회적 현실에서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윤리적 이념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스 요나스(Hans Jonas)는 자신의 저서인 『책임의 원칙』에서 윤리적 행위의 원천으로서 책임의 원칙을 제시하였다. 그는 도덕적 행위의 대상이 단지 인간에게만 한정됨으로서 자연환경이 도덕적 중립지대가 됨으로서 자연환경의 황폐화 현상이 가속화되었다는 비판과 함께 자연환경에도 도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자연환경과 관련된 행위에 근본적으로 도덕적인 가치판단의 상황을 부여하여 자연환경에 대해 올바른 행위를 선도하여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전통에서 윤리적 계율은 아래의 ‘홍익 팔조금법’으로부터 출발한다(임균택, 1991).

살인자는 사형에 처하고, 남을 상해한 자는 곡물로 변상하고, 도둑질한자는 남자는 노예로, 여자는 노비로 만들고, 자속하려는 자는 매사람 당 50만전을 내놓아야 한다. 소도를 훼손한 자는 금고형에 처하고, 예의를 못 지킨 무례자 파렴치한자는 군복무를 시킨다. 근로하지 않는 자는 부역을 시키다. 음란한 행동을 한자는 태형에 처한다. 사기친 자는 훈계조처 한다.

이러한 금법은 엄격한 법적인 효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도덕적 행위의 원형으로 나타났다. 고구려시대에는 조의선인(?衣先人)들인 무사들이 지켜야 했던 5계율은 국가의 틀을 지탱하는 도덕률이었다. 고구려의 5계율은 첫째, 효(孝)로서 부모에 효도하고 순종하며, 둘째는 충(忠)으로 나라를 충성으로 지키며, 셋째는 신(信)으로 성실과 신의로 살아가며, 넷째는 용(勇)으로 용맹으로 싸우고 비겁하지 아니하며, 마지막은 인(仁)으로 어진마음으로 인애해야 함을 말한다.
한편 신라시대의 청년수련단체인 화랑도에서도 계율이 있었는데 그것을 세속오계라고 하였다. 그것의 첫째는 사군이충(事君以忠), 둘째는 사친이효(事親以孝), 셋째는 교유이신(交友以信), 넷째는 임전무퇴(臨戰無退), 살생유택(殺生有擇)이었다. 이들 고구려의 조의선인 무사들과 신라의 화랑도의 무사들의 도덕률은 무예를 수련하면서 습관화하였다.
우리 전통사회에서 도덕적 계율은 주로 불교, 도교, 그리고 유교적 사상을 배경으로 하여 나타났다. 이들 사상은 각기 다른 과정과 방법을 사용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자아를 발견하여 행복한 인간세상을 구현하는데 있다. 불교는 선(禪), 도교는 도(道), 유교는 인(仁)ㆍ의(義)ㆍ예(禮)ㆍ지(智)를 추구하지만 결국 인간이 올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공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무예는 군사적 용도에서는 사상적 배경이 소용없었다고 추측할 수 있겠지만, 종교적ㆍ교육적 수련의 과정에서는 사상적 배경이 스며들었을 것으로 추론된다.
우리의 전통무예가 제공하여 주었던 윤리적 가치를 파악해 보면, 첫째는 책임윤리를 실천하게 하였다. 우리 전통에서 학문적ㆍ신체적ㆍ종교적 수련의 궁극적인 경지를 도(道)라 부르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무(武) 또한 궁극적으로 도(道)를 지향한다. 그래서 무도(武道)라 하는 것이다. 무도(武道)를 지향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무예에서는 덕(德)이 따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맹자는 “인자(仁者)는 화살을 쏘는 행위와 같다. 화살을 쏘는 사람은 자기를 바로 한 연후에 화살을 쏘는 것이다. 화살이 비록 적중하지 않더라도 자기를 이긴 자를 원망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자기의 잘못을 반성할 따름이다(『孟子』, 公孫丑 上)”라고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무도에서의 윤리적 덕목은 자기책임에 있었던 것이다.
둘째는 함께 살아가는 공존윤리의 실천적 단련의 장을 제공하여 주었다. 전통무예는 수련 또는 수양의 의미에서 연마하는 과정에서 공격이 아니라 방어를 목적으로 한다. 또한 살생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생을 위해서 무예를 연마한다. 또한 무예수련이 경쟁의 배경에서 승리하려는 차원이 아니라 자아를 발견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천적 능력을 배양함으로서 인간에 대한 공존의 덕목을 향상시켜준다. 그리고 전통무예의 연마는 자연과 호흡을 맞추어 이루어지면서 자연의 소중함이 근본적으로 스며들어 있다. 또한 무기 없이 행하는 무예는 주로 동물의 공격과 수비동작을 모방한 것으로 동물의 중요성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전통무예는 자연과 공존해야 함을 당위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로서 전통무예는 도덕적 행위의 실천적인 단련의 장을 제공하여 주고 있다. 전통무예는 도를 추구하려는 한 방법으로서 끊임없는 절제, 책임, 공존 등의 도덕적 규범의 원칙들이 동시에 연마하게 된다. 무예의 연마 과정에서 특성으로서 도덕적 규범이 자연스럽게 실천적으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머리말

몸은 우리들에게 무엇인가? 인간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몸의 기능과 행위를 통해 몸을 건강학적으로, 학문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신적으로 들여다보면서 평생을 몸이라고 하는 거대한 성전을 통해 살아간다. 우주를 여행하는 것처럼 신비롭기까지 한다.
그리하여 사람의 몸을 일컬어 소우주라고 하지 않는가? 종교적 요소든, 의료적인 요소든, 예술적 요소든, 체육적 요소든 동서양을 막론하고 몸에 대한 성찰과 연구는 나날이 뜨거워진다. 인식주체로서의 의식화된 몸의 문제를 다룬 메를로 뽕띠로부터 스피노자의 표현과 들뢰즈의 욕망에 이르기까지 몸은 철학적 대상으로 끊임없이 연구되어지고 있다. 동양에서도 우주론ㆍ수양론ㆍ심성론적 차원에서 몸과 그 속에 담긴 정신(기)과 세계에 대한 관심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철학’이란 용어가 일반인들에게는 낯설 수 있다. 인간은 신체와 정신, 몸과 마음의 두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정신과 마음은 몸을 떠나 존재할 수는 없다. 신체(몸)의 활동에 대한 의미를 따져 묻는 학문을 ‘스포츠철학’, 혹은 ‘체육철학’ 그리고 ‘몸철학’ 등으로 불린다.
체육학을 공부하고 나서 사회생활을 하다가 학문에 뜻을 두고 대학원에 진학하였다. 누군가 “체육학 중에서도 하필 까다로운 ‘체육철학’을 전공하게 되었는가?”라고 묻곤 한다. 딱히 무어라 할 말이 없어 웃어넘기곤 하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학문은 결국 그 학문의 본질적 의미를 묻게 되고 그것은 필연적으로 철학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전남대학교 박사과정 중에 독일에서 체육철학을 전공하신 지도교수님을 만나 체육철학에 매료되었다. 몸의 활동과 의미, 몸과 마음의 관계, 인식론, 존재론, 윤리학, 미학 등의 철학적 문제 하나하나는 체육과 스포츠가 단순한 몸놀림이나 몸짓이 아닌 숭고한 종교적 행위처럼 새롭게 해석되어지는 놀라움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때까지 한국의 체육계와 체육학계에 있어서 체육철학을 학문적으로 다루는 것은 초보적인 단계였고, 서구의 철학이론을 중심으로 체육철학의 기초적 토대가 구축되어가던 시기였다. 그러나 서구의 이론은 체육철학에 대한 정의와 현대 스포츠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그 이론적 명료성으로 인하여 다양한 주제를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그 이론적 생성배경이 서구의 전통과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 민족문화의 전통과는 단절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언젠가부터 ‘동양의 전통 속에서 체육철학을 이해할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일본 학계의 ‘무도’에 대한 담론과 동양철학을 주제로 한 체육학계의 논문들을 탐독하게 되었다. 그러나 고준(高峻)한 동양철학의 이론을 원서를 통하여 이해하려는 작업은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다. 고민 끝에 중국 북경체육대학에 유학하여 그곳에서 화룡민교수와 전이린교수 및 칭춘린교수 등을 만나 몸에 대한 여러 가지 담론을 하였다. 이를 통해 얼마간의 몸에 대한 학문적 지평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몸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 부족함을 느꼈다. 더 깊은 연구가 필요했다. 육체적 욕망에서 종교적 신성까지 죽음과 영혼 그리고 심리, 세포들의 생성과 소멸, 몸에 대한 통합적 사유 등 체육철학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했다. 어렵게 충남대 철학과에 진학하여 동양철학을 전공하여 다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를 계기로 동양철학에 기초한 체육철학 관련 논문들을 꾸준히 학회지에 발표하여 왔다.
그동안 동양의 체육철학과 관련한 논문들을 모아 보니 20여 편이 되었다. 그래서 『동양의 몸철학』이라 이름하고, 이를 두 권으로 나누어 <한국편>과 <중국편>으로 엮었다. 이 책은 한국의 체육철학과 관련된 9편의 논문을 모아 엮은 것이다. 이 논문 모두는 학회지를 통하여 발표된 것으로, 그 서지 사항은 각 논문의 첫 부분에 밝혀 놓았다.
막상 책을 엮어 놓고 보니, 꼭 들어가야 할 부분이 빠져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불교의 원효와 도교의 권극중 그리고 유교의 정약용의 체육철학이 빠져 있어서 ‘한국의 몸철학’을 정리하는데 일정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 추후 증보판을 낼 수 있으면 이 부분을 보완할 것을 약속드린다.
뇌과학이 발전하면서 ‘정신’과 ‘마음’ 및 ‘영혼’ 등도 우리의 ‘몸’을 떠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몸(신체) 안의 활동임이 밝혀지고 있다. 또 바둑이 스포츠의 영역으로 편입되는 것처럼, 어찌 생각해보면 철학 또한 체육학의 한 영역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몸의 행위가 그저 의미 없는 짓이라면 동물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 철학이란 바로 무의미한 반복에 숭고한 ‘의미’를 덧붙이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몸철학, 체육철학을 공부해야만 하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완전한 글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 것은 모든 연구자의 소망이다. 그러나 부족하더라도 세상에 글을 내놓고 비판을 받고 그를 통하여 성장해가는 것이 학자의 길이라 생각한다. 비록 부족하지만 한국의 체육의 몸철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그동안 학문적 영감을 주신 몇몇의 스승님들, 특히 전남대 박현우 교수님과 충남대 김방룡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세상에 소중한 인연으로 다가와 내면의 성찰에 느낌을 갖게 해주신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뜨겁지는 않았지만 지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 감사하다. 또한 평생 몸철학의 원리를 춤의 예술로 승화시킨 해울 정경희 박사님은 즐거운 생활로서의 몸의 지위를 알게 해주셔서 늘 감사하다. 그리고 웃는다, 웃어본다. 사람의 몸속에서 피는 가장 아름다운 꽃은 웃음꽃이다. 웃음을 잃어버리는 것은 몸을 욕되게 하는 행위이니 이걸 깨닫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웃으면 지구가 산다.” 항상 곁에서 나를 지탱해준 행복한 사람들을 내 몸이 기억하면서 세상 다하는 날까지 고마운 마음을 전할 것이다.
최근 인문학 출판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졸고를 흔쾌히 책으로 출판하여 주신 전남대학교출판부와 표지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여 주신 배광현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2016년 8월
전주 한옥마을 까닭모를인간사연구소에서 김부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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