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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8498794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2-03-30
책 소개
목차
01 코스 오륙도해맞이공원 ↔ 미포 / 07
02 코스 미포 ↔ 대변항 / 11
03 코스 대변항 ↔ 임랑해변 / 14
04 코스 임랑해변 ↔ 진하해변 / 18
05 코스 진하해변 ↔ 덕하역 / 22
06 코스 덕하역 ↔ 태화강전망대 / 26
07 코스 태화강전망대 ↔ 염포삼거리 / 29
08 코스 염포삼거리 ↔ 일산해변 / 33
09 코스 일산해변 ↔ 정자항 / 37
10 코스 정자항 ↔ 나아해변 / 40
11 코스 나아해변 ↔ 감포항 / 43
12 코스 감포항 ↔ 양포항 / 47
13 코스 양포항 ↔ 구룡포항 / 51
14 코스 구룡포항 ↔ 호미곶 / 56
15 코스 호미곶 ↔ 흥환보건소 / 60
16 코스 흥환보건소 ↔ 송도해변 / 64
17 코스 송도해변 ↔ 칠포해변 / 68
18 코스 칠포해변 ↔ 화진해변 / 74
19 코스 화진해변 ↔ 강구항 / 78
20 코스 강구항 ↔ 영덕해맞이공원 / 84
21 코스 영덕해맞이공원 ↔ 축산항 / 88
22 코스 축산항 ↔ 고래불해변 / 93
23 코스 고래불해변 ↔ 후포항 / 98
24 코스 후포항 ↔ 기성버스터미널 / 102
25 코스 기성버스터미널 ↔ 수산교 / 107
26 코스 수산교 ↔ 죽변항입구 / 111
27 코스 죽변항입구 ↔ 부구삼거리 / 115
28 코스 부구삼거리 ↔ 호산버스터미널 / 119
29 코스 호산버스터미널 ↔ 용화레일바이크역 / 126
30 코스 용화레일바이크역 ↔ 궁촌레일바이크역 / 131
31 코스 궁촌레일바이크역 ↔ 덕산해변입구 / 137
32 코스 덕산해변입구 ↔ 추암해변 / 141
33 코스 추암해변 ↔ 묵호역입구 / 145
34 코스 묵호역입구 ↔ 옥계시장 / 151
35 코스 옥계시장 ↔ 정동진역 / 159
36 코스 정동진역 ↔ 안인해변 / 163
37 코스 안인해변 ↔ 오독떼기전수관 / 169
38 코스 오독떼기전수관 ↔ 솔바람다리 / 176
39 코스 솔바람다리 ↔ 사천진해변 / 181
40 코스 사천진해변 ↔ 주문진해변 / 189
41 코스 주문진해변 ↔ 죽도정입구 / 195
42 코스 죽도정입구 ↔ 하조대해변 / 201
43 코스 하조대해변 ↔ 수산항 / 207
44 코스 수산항 ↔ 설악해맞이공원 / 213
45 코스 설악해맞이공원 ↔ 장사항 / 220
46 코스 장사항 ↔ 삼포해변 / 227
47 코스 삼포해변 ↔ 가진항 / 232
48 코스 가진항 ↔ 거진항 / 237
49 코스 거진항 ↔ 통일안보공원 / 242
50 코스 통일안보공원 ↔ 통일전망대 / 251
00 코스 양양 / 261
저자소개
책속에서
01 코스 오륙도해맞이공원 ↔ 미포
오륙도해맞이공원 ↔ 4.8km ↔ 동생말 ↔ 4.0km ↔ 광안리해변 ↔ 6.7km ↔ APEC 하우스 ↔ 2.3km ↔ 미포 총거리 17.8km
이른 아침 해파랑길 출발지인 오륙도해맞이공원에 도착했다. 이른 탓인지 인적이 드물고, 상점도 문을 열지 않았다. 순간 불길한 느낌이 들었지만 애써 외면했다. 멀리 오륙도가 잘 다녀오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다.
언덕길을 오르는 것으로 해파랑길이 시작되었다. 만만치 않다. 해파랑길이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다. 떠오르는 태양과 넘실대는 파랑을 보며 걷는다더니 좀 과장하자면 험준한 산행길이다. 투덜대면서 한참을 올라간 뒤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숨을 고르는데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옆으로 비켜섰더니 누군가가 휙 지나간다. 마치 흙먼지를 일으키는 것처럼 술 냄새가 확 풍긴다.
“엊저녁 많이 드셨군!”
얼마나 지났을까? 그 누군가가 다시 다가왔다. 진한 술 냄새와 더불어.
“저 앞 해안 길은 어제 내린 비 때문에 봉쇄되어 갈 수 없으니, 다른 길로 가야합니다.”
덕분에 나는 헛걸음치는 걸 면했다. 무언가 이득을 본 듯하여 싱끗 웃는 순간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젖은 내리막길에 미끄러진 것이다.
“하여튼 처음은 힘든 법이지.”
예방 접종을 한 기분이다. 불길한 예감은 어쩌면 그리 잘 들어맞는지. 산길이 한나절 이어졌다. 그야말로 산속이니 물 한 병 살 곳이 없다. 쫄쫄 굶으면서, 덜렁대는 나 자신을 나무랬다. 미리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준비하라고 안내서에 쓰여 있었거늘. 마침내 산길을 벗어나 바닷가로 나왔다. 반갑기 그지없다. 광한리해수욕장이 반겨준다. 한적한 모래밭을 걸으니 비로소 ‘해+파랑’길답다.
해변을 벗어나 차 소리가 요란한 시내를 한참 걸었다.
“어! 여긴 어디지? 강이야 바다야?”
길을 잘못 든 것이다. 갈맷길(부산의 걷기 길)을 따라 수영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투덜투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늘 문제라니까, 덜렁대는 이놈의 습관이! 이어지는 해수욕장은 유명한 해운대이다. 철이 이른 탓인지 인적이 많지 않다. 대신 모래 조각 작품이 행인을 반겨준다. 첫날 첫 코스, 언제나 그렇듯이 만사는 시작이 어려운 법이지.
ㆍ해파랑길
해파랑길은 ‘코리아 둘레길’의 하나이다. 코리아 둘레길은 한반도 남쪽을 한바퀴 두르는 길이다. 남해안길(남파랑길: 부산 ↔ 해남), 서해안길(서해랑길: 해남 ↔ 강화), 평화누리길(디엠지 평화의 길: 강화 ↔ 고성) 그리고 동해안길(해파랑길: 고성 ↔ 부산)로 이루어지는데, 그 길이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띠아고 순례길을 훌쩍 넘는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하여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길로서 총 50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40년 교학 생활을 마무리하는 해, 운 좋게 6개월 연구년의 혜택을 누리게 된 나는 20여 일 짬을 내서 이 길을 걷기로 하였다. 몇 년 전 산띠아고 길을 걸으면서 다짐했었다. 다음에는 꼭 우리나라를 실컷 걸어보겠노라고. 그 때 나와의 약속을 지키고자 함이다. 산띠아고 순례길보다 더 긴 ‘코리아 둘레길’이 있다는 사실에 사뭇 들떴다. 그런데 어디를 걸을까?
“그래. 동해안 해파랑길을 걷자.”
동해의 파랑과 해가 넘실대는 길, 더구나 ‘통일’전망대가 종착점이라 하니 더욱 귀가 솔깃하다. 총 길이 770km, 얼추 잡아 이천 리(里)이다. 삼천 리 강산을 걷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담아 걸어 보자구나.
02 코스 미포 ↔ 대변항
미포 ↔ 2.4km ↔ 달맞이어울마당 ↔ 4.5km ↔ 송정해변 ↔ 4.3km ↔ 해동용궁사 ↔ 5.6km ↔ 대변항 총거리 16.8km
기찻길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진다. 나름 운치가 있지만 바다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그리 반가운 것은 아니다. 점차 도심을 벗어나자 시골의 한적함이 묻어난다. 마침내 바닷가! 잘 꾸며진 사찰이 나온다. 해동 용궁사라고 한다. 경상도 지역에 상대적으로 불교신자가 많다는 말이 생각난다. 이번 여정의 주요 목표가 아니므로 스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