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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에세이
· ISBN : 9788968801907
· 쪽수 : 278쪽
· 출판일 : 2024-12-23
책 소개
목차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사람들
책을 펴내며
- 한 줌의 우리들 | 채홍
서로에게 기대어, 무너지지 않기
- 가난, 퀴어, 우울이 교사로서의 나에게 남긴 것들 | 채홍
젠더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 교실 안의 퀴어 활동가 | 이강희
내 모습이 나의 가르침
- 있는 그대로의 나를 세상에 던지는 특별한 교육 | 박병찬
반투명한 보따리를 둘러메고
- ‘땜빵 교사’의 자리에서 바라본 학교의 풍경 | 현유림
학교에 나 같은 사람이 없을 리가
- 페미니스트 ‘강성 노조’ 여교사·활동가의 학교 생존기 | 손지은
기억의 공유, 새로운 지경을 위해
- 다양한 장애 유형의 교원과 함께 ‘낯섦’을 넘어 | 배성규
학교를 나온 교사, 학교로 돌아간 이방인
- 가르치는 것보다 배우는 것이 더 좋다 | 구윤숙
우리를 담기엔 그릇이 작은 학교
- 휠체어를 타고 다시 돌아간 학교에서 | 조윤주
취약한 나로 되돌아가 보았습니다
- 아픈 가족을 돌보며 가족 너머의 돌봄을 상상하기 | 보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학교라는 사회에서 우리와 같이 ‘별난’ 교사들은 하나의 작은 점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줌의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며 한 점을 찍고, 그 점들이 모여 독특한 빛깔로 학교를 물들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상상하기 어려웠던 그 빛깔을 함께 그려 나가는 데 이 책이 참조가 되기를 바란다.
- 채홍, 〈책을 펴내며〉
이것은 단지 성적 지향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다.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 나는 대학에 가서야 연어 초밥, 스테이크, 아메리카노, 파스타를 처음 먹어 봤고,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자가용을 타 본 적이 별로 없어 자동차의 창문이나 문을 여는 법도 잘 몰랐다. 뒤늦게 사람들이 ‘평범하게’ 하는 경험들을 따라잡기 위해 나는 부단히 노력해야만 했다.
가족의 직업과 가족의 죽음, 오래된 우울증과 공황장애와 같이 더 내밀한 부분은 더더욱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문제 행동을 하는 학생에 대해 ‘가족들 보살핌을 못 받고 가난하게 자라서 그래’ 같은 말을 하거나, 우울증을 가진 학생에 대해 ‘관심받고 싶어서 저러는 거다’ 같은 말을 하는 동료들은 많았다. 그런 아이들에 대해 비웃는 듯이 말하면서도, 자신의 옆에 있는 동료는 사회적으로 기능하고 있으니 당연히 ‘그런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 채홍, 〈서로에게 기대어, 무너지지 않기〉
학교 안에는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살아가는 학생들이 있고,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오픈리 퀴어로 살아가는 학생들이 있으며, 자신의 장애를 밝히고 학교 안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학생들이 있다. 이런 학생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어른들 ─ 나의 동료들과 같은 사람들이 ‘쉽게 대학 가려고 남의 나라에 왔다’고 하든지, ‘누가 남자 역할일지 궁금하다’고 하든지, ‘튀고 싶어서 자해한다’고 하든지 이 아이들은 상관없다. 그저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줄 뿐이다.
교육 현장에는 이러한 아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듯하다. 자신의 취약성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받기를 원하는 아이들이 학교에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건 단순히 우리 교육의 보편적 지향점인 ‘다양성 포용’이나 ‘학생의 개성’ 등의 측면에서 설명될 수 없는, 실존에 관한 문제이다.
- 채홍, 〈서로에게 기대어, 무너지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