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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68850127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5-02-28
책 소개
목차
인시(寅時) 첫 번째 살인사건
묘시(卯時) 화란인들
진시(辰時) 손끝의 단서
사시(巳時) 비밀 무기
오시(午時) 유력한 용의자
미시(未時) 세 번째 살인사건
신시(申時) 그들이 온다
유시(酉時) 총을 쏴라
술시(戌時) 범인들
해시(亥時) 뒤늦은 식사
자시(子時) 한밤중의 협상
축시(丑時) 마지막 살인사건
저자소개
책속에서
작가 제성욱을 추억하며 中
추리소설의 불모지에 거름이 되다
출판 기획자이자 편집자인 내게 <총군>은 제성욱 작가와 함께 한 첫 번째 작품이었으나, 제성욱 작가에게는 이 생애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작가는 <총군>을 탈고하고 이듬해 서울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병명은 림프암으로 경과는 심각한 상태였고, 내가 연락을 받고 병원에서 만난 작가는 항암 치료로 온몸이 퉁퉁 부어 있었다. 얼굴을 못 알아볼 정도였다. 병문안을 마치고 병원을 나오는데 봄꽃 만발한 오월의 따사로운 햇살이 속절없이 서럽게 느껴졌다.
몇 차례 안 되었지만, 병문안을 갈 때마다 작가는 매번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의 침상엔 새로 나온 신간 소설들과 함께 노트북이 있었는데, 고통스런 병마와 싸우고 있으면서도 소설 구상을 멈추지 않았다.
수술과 항암치료로 투병 생활이 계속되자 작가는 더 이상 자판을 두드리기도 어려운 지경이 되고 말았다. 작가의 몸은 회복할 길 없이 무너져 갔지만 그래도 창작 의욕만은 꺾이지 않았다. 새로운 사극 추리소설을 구상했다길래 내가 침대 옆에서 그의 이야기를 노트에 받아 적은 적도 있다. 누운 채로 반시간도 이야기하는 게 힘에 부쳐 여러 번 나누어 적었다. 대동여지도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였다.
마지막 수술을 잘 견뎌냈다는 말을 들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그때 나는 복잡한 퇴근길 지하철을 타고 있었는데 작가의 아내 번호로 진동이 계속 울렸다.
느낌이 좋지 않아 일단 내려 보니 우리 집과는 한참 남은 교대역이었다. 작가님이 돌아가셨다는 말에, 인파로 북적이는 교대역 구석에 주저앉아 엉엉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그의 나이 고작 마흔이었다.
사극 팩션은 역사라는 팩트에 스릴러나 추리와 같은 장르를 결합한 소설이다. 팩션 같은 영상화 가능성이 높은 원작 소설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무작정 만나자며 부산으로 제성욱 작가를 찾아갔다. 그때 첫 만남에서 사극 팩션 장르의 가능성을 설파하며 작가를 꼬드겼다. 이 작품이 영화 상영관에 영상으로 나오는 장면을 상상해보라고. 거기 맨 앞줄에서 이 소설로 만든 영화를 함께 보자고.
작가는 소설 <총군>이 영화 제작사와 계약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작가가 작고한 지 5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중견 드라마 영화 제작사에서 영상화 계약을 하자는 연락이 왔다. 그게 작가가 사랑하는 가족과 내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