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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그대에게

사랑하는 그대에게

이래경 (지은이)
디딤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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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그대에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사랑하는 그대에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9761170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14-09-23

책 소개

이래경의 로맨스 소설. 나, 은라영. 필요한 건 사회적 능력과 인정뿐, 빛나는 이환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날까지는. 그, 이환. 행정학과 90년 역사를 빛내는 지성. 게장과 한약의 유혹에 빠져 자꾸만 나를 집적댄다.

목차

프롤로그
1. 빛나는 이환
2. 눈치꾸러기
3. 훌렁훌렁
4. 빈티지 드링크
5. 심장이 두근두근
6. 직진 전 우회
7.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8. 열네 번째 드링크의 역습
9. 방황하는 청춘
10. 떠날 수 있는 것도 용기다
11. 아프리카, 그리고 인생
에필로그

저자소개

이래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봄꽃, 강아지, 겨울 아침을 좋아함. [출간작] 내 아름다운 사람 영원히 내게 당신 심장에 노크 부케 앙숙 설렘 어느 날 아침 사랑하는 그대에게 그날의 로맨스 낭만 그녀
펼치기

책속에서

정말 미쳤다, 윤소진. 미친년!
“싫어, 안 해.”
그러자 소진의 여우같은 눈매가 더욱 여우같아졌다.
“야, 은라영. 내 성의를 거절해? 감히 내 성의를?”
“이걸 어디다 써?”
“거기다 쓰면 되지! 선물이니까 꼭 가져가!”
소진은 싫다는 내게 강제로 상자를 안겨 주었다.

그날 밤, 나는 ‘그것’이 든 소진의 선물 상자를 침대 위에 올려놓았다. 아무래도 꺼림칙해서 열어볼 엄두는 내지도 못한 채, 팔짱을 끼고 노려보기만 했다.
대체 소진은 왜 저걸 내게 준 거지?
나는 이제 겨우 스물세 살일 뿐이다. 저것을 즐기기에 내 나이는 어리고 나의 다이내믹한 성생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소진의 생각은 다른 것 같았다.

-봤어, 봤어?
-사용은 해 봤어? 그거 건전지 넣어야 해.
-야, 이년아! 써봤냐고!

소진은 5분 간격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사용 후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이게 정말……! 휴대폰 배터리를 분리해 아무렇게나 던져 버린 나는 일단 상자를 열어 보기나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보기만 하는 건데, 뭐 어때? 얘가 살아나 날 잡아먹는 것도 아닐 텐데…….
하지만,
“악!”
나는 실체를 드러낸 ‘그것’의 흉측한 검은색에 놀라 침대 위로 던져 버리고 말았다. 예쁜 핑크색이어도 볼까 말까인데, 완전히 검다. 컬러 시대에 검은색이라니, 제작자가 센스가 너무 없다.
참 내, 건전지도 넣어야 된대요. 요즘 같은 배터리 충전 시대에 건전지가 웬 말이니?
나는 엄지와 검지의 끝으로 그것을 잡고 진동 스위치를 올렸다.
벨벨벨.
진동으로 떨리는 소리가 너무 기운 없게 들렸다. 마치, 신랑의 서지 않는 ‘그것’을 잡고 애원하는 신부의 울음소리 같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것으로 과연 얼마나 큰 쾌락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며 이것의 성능이 궁금해졌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때 나는 또 비명을 질렀다.
악!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미쳤어, 미쳤어!
“뭔데 그렇게 호들갑이야?”
악! 깜짝 놀라 소리가 나는 쪽을 보자 허락도 없이 우리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환이 서 있었다. 정말 간 떨어질 뻔했다.
“야! 남의 집에 그렇게 막 들어오면 어떡해! 당장 안 나가?”
“그거 뭐야?”
“상관하지 말고 나가라니까! 무단 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한다?”
그러나 격렬한 내 저항에도 불구하고 환이 문제의 그것을 집어 들었다.
“흠.”
그는 문제의 ‘그것’과 나를 번갈아 보았다.
“이것은 흑형인가?”
흑형? 나는 이환에게서 ‘그것’을 뺏기 위해 몸부림 쳤다.
“야, 이리 내놔!”
하지만 팔 다리 모두 나보다 우월하게 긴 이환은 ‘그것’을 쉽게 뺏기지 않았다. 한 손으로는 내 머리를 밀면서, 또 한 손으로는 ‘그것’을 요리조리 살폈다. 그러다 내게 물었다.
“너 자위 하냐?”
이미 내 얼굴은 터질 듯 달아오른 뒤였다.
“아니야! 이리 내놓으라니까!”
“이것보다 내가 더 성능이 좋다고 감히 백 퍼센트 단언할 수 있다.”
이제 보니 빛나는 이환은 코피 터지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막 던지는 재주가 있었다. 나는 미친년처럼 펄펄 뛰며 눈앞의 현실을 부정했다.
“야!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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