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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70127200
· 쪽수 : 134쪽
· 출판일 : 2005-10-28
책 소개
목차
제1부
두려워하는 것 / 명암방죽 / 토란 / 감꽃의 득음 / 소의 꿈1 / 소의 꿈2 / 족발 / 라일락꽃 / 어느 날 내 발가락이 더 생겨났다 / 시를 쓰는 일 / 감자꽃 필 무렵 / 심장을 줍다 / 수제비 끓이던 밤 / 뿌리 / 폭풍의 언덕/ 숟가락의 힘 / 미나리꽝은 알고 있다 / 산을 오르며 / 릴케가 가시에 찔리지 않았다면 / 크리스마스섬에서 / 엄나무죽
제2부
봄밤 / 달리아 뿌리를 캐다가 / 햇볕 알레르기 / 외령리 가는 길 / 목숨 / 물도 문을 잠근다 / 박쥐 흉내 내기 / 석란 /백일해 / 나를 아프게 관통해간 빛 중에서 / 갠지스 강에서 / 아주까리기름 타는 밤 / 불당리 가는 길 / 나, 지금 집으로 간다 / 괴강에서 / 그 여자 / 나는 미천하지 않네, 그렇다고 특출나지도 못해 그러나 존재해 / 괴강에서 / 봄 / 달이 내 집 앞에 쓰러졌다 / 용문산 은행나무 밑을 지나다 / 용화사
제3부
길1 / 길2 / 길3 / 길4 / 머리를 빗으며 / 내 마음속 꽃밭에게 / 칠성무당벌레 / 문성공 능에서 / 저러다 어느 날 아주 영영 / 새 / 이끼 / 돌산 / 사과나무에게 / 과녁 / 나의 무엇이 잘못인가 / 상처 / 빈집 / 방부제 없이도 썩지 않을 내 속을 / 성긴 빗 하나인 까닭은 / 풀 / 복사꽃이 있는 바깥의 풍경 / 종소리를 땅에 심다 / 강 / 전생에 나는 / 불온한 봄
저자소개
책속에서
뿌리
나무 뿌리에 앉아 잠이 들었다
뿌리가 말을 걸어왔다
바람이 이따금씩 그 말을 끊어 놓았다
빈깡통이 재활용 쓰레기통에서
꽃으로 피어나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다
다시 뿌리가 말을 걸어 왔다
이번에도 바람이 귀를 막아버리자
뿌리가 가지 끝으로 손을 내뻗었다
만져지지 않았다
네가 만져지지 않던 지난날의 내가
저 뿌리와 같았음을 알겠다
네 마음 끝까지 오르지 못한 내가
나무의 빈 물관에 불과했음도 이제는 알겠다
네가 잠 속까지 따라 들어왔다 잠에게 말을 걸자
꽃들이 일시에 입을 다물어버렸다
바람도 숨을 죽였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아침
가지 끝에 매달린 뿌리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