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요리/살림 > 음식 이야기
· ISBN : 9788970416168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술과 나
서로 용서하는 계절
하카타의 여성
상냥함이 빙글빙글
그러니까, 정리 정돈
정리 정돈 again
나를 위한 청소
생활에 디자인을
생활을 아트하다
CD와의 만남
등산녀
노코노시마 여행
마음의 고향, 태국
낫는 순간
다카미야 1번지
일본 애니메이션
싸울 정도로 사이가 좋아
요리로 마음을 리스토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
아이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
메리 크리스마스
영화를 즐기는 법
멋진 선생님과의 만남
그림책은, 꿈 상자
비 내리는 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두 권
감성을 키우다
This is it
그레이 아나토미
연금술사
재즈 포 미
키스 자렛
러브 스토리
엄마의 원피스
배운다는 것
신천지 구름 위는 언제나 맑음
그때, 그 말
유학
호스트 패밀리의 아버지
와이너리의 추억
해바라기
금목서의 향기
동물원의 추억
양육과 일
엄마, 힘내!
일이란 건 대체 뭘까?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
수많은 추억들
로켓의 토대
영어
스탠바이
취업 활동
〈사랑과 수플레와 딸과 나〉
작은 이별
한 가족에 한 명 ‘요시코 씨’
인생, 우선 자신
두 번째 꽃
할머니, 감사합니다
여동생
허그는 대단해!
쓰키시마 할아버지
피짱, 안녕
Tribute to Kazuo Noguchi
레시피 색인
리뷰
책속에서
술과 나
많은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 누군가가 한 말을 일일이 신경 쓴다면 굉장히 피곤할 게 틀림없습니다. 물론 그런 상황을 하나하나 마주하고 싸워가는 것도 인생의 길 중 하나일 테고, 용기를 가지고 싸우는 사람도 이 세상에는 꼭 필요하겠지만, 만일 그런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면 우리 할머니처럼 살아가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생각하시는 대로입니다. 용기 있는 사람 뒤에 숨어서 “캬아~” 하면서 부엌 한쪽에서 술이라도 마실 수 있다면, 나름대로 평화로운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포인트 하나! 평소에는 거의 싸우지 않기 때문에, 이런 타입의 사람이야말로 때가 오면 근성 있게 싸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용기 있는 사람의 든든한 서포터로서 말이죠.
recipe | 김과 두부와 생강 수프
김과 두부와 생강 수프는 다정한 할머니 같은 맛이 난다.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온화한 존재랄까? 결국엔, 미소가 그 사람의 얼굴을 만들어가는 거니까.
서로 용서하는 계절
어느 추운 겨울밤, 엄마와 긴자에 있는 라멘집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맛있다, 정말 맛있다” 하면서 뜨끈한 라멘을 아주 맛나게 후루룩 쩝쩝 먹고 있는데, 앗! 깜짝이야! 라멘에 작은 벌레가 한 마리 들어 있는 게 아니겠어요?
순간 놀라서 젓가락질을 멈췄더니, 그 모습을 본 엄마가 “리카, 소란 피우지 마라. 이런 작은 가게에서 그런 별것 아닌 일로 소란 피우면 손님이 들지 않을 거야. 그냥 건져버리면 그만이잖니”라고 했습니다. … (중략) …
그 뒤 계산을 끝낸 엄마는 작은 소리로 점원에게 “라멘에 작은 벌레가 들어 있었어요” 하고 귀띔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놀라서 돈을 돌려주려고 하는 점원에게 “돈은 됐어요” 하고 자동문 쪽으로 스윽 걸어 나왔습니다.
그날 밤 ‘엄마는 참 따뜻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리 신경을 잘 쓴다고 해도 음식에 어쩔 수 없이 벌레가 들어갈 때도 있는 법입니다. 작은 실수는 누구라도 합니다. 그것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큰일이라면 소란을 떨 수밖에 없겠지만, 그런 게 아닌 이상 그냥 넘어가거나 용서해주는 여유를 갖는 것도 중요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