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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착란

청춘착란

(어느 젊은 시인의 내면 투쟁기)

박진성 (지은이)
  |  
열림원
2012-08-16
  |  
1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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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착란

책 정보

· 제목 : 청춘착란 (어느 젊은 시인의 내면 투쟁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0637433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숨>, <아라리> 두 권의 시집을 펴낸 시인 박진성의 첫번째 산문집. 오랫동안 혹독한 마음의 병을 앓아온 한 시인의 적나라한 문학적 삶이, 자신의 자율적 의지와 영감에 의해 오랜 시간 묵묵히 관찰되는 동안 쓰인 전작 산문집이다.

목차

시인의 서문_흠과 흠이 만날 때

추천의 글, 하나_세상을 앓고 있는 환우들에게
추천의 글, 둘_우리가 영혼을 다치기 쉬운 날엔

1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습니다
2 나무는 언제 쉬는가
3 고통이 리듬을 타면 음악이다

저자소개

박진성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세종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자랐다. 고려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했고, 2001년 《현대시》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시집 《목숨》 《식물의 밤》과 산문집 《청춘착란》 《이후의 삶》, 시작법서 《김소월을 몰라도 현대시작법》을 냈다. 2014년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 2015년 <시작작품상>을 수상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 지원금>을 4회 수혜했다. 전업 시인으로 활동 중이다. 인스타그램_@poetone78 페이스북_writerp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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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내가 앓았던 병은 공황장애(Panic). 최근 몇몇 연예인들 때문에 많이 알려진 병이다. 그 증후와 그 양상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힘들다. 공황장애라는 것은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자동차 경보기는 원래 자동차 도난 우려 시 울리는 장치다. 그런데 이 경보 장치가 잘못 작동되는 것이 공황장애의 메커니즘과 비슷하다. 가령,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공에 닿아, 경보기가 울린다거나 하는.
정신이 어떠한 공포 감정에 직면하면 몸에 신호를 보낸다. 그게 우리 신체의 이치다. 그런데 그 신호체계가 교란된 것이 바로 공황장애다. 시시로 때때로 경보 장치가 울린다. 사소한 자극에도 호흡곤란 증상이 온다거나 마비감이 오고, 비현실감이 육체와 정신을 사로잡는다. 꼼짝 못하고 당할 수밖에.
공황장애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건 아무래도 공황 발작(Panic Attack)이다. 기억한다, 1996년 2월 22일. 새로 전학 간 학교, 새로 전학 간 날, 자율 학습 시간에 무턱대고 찾아왔던 호흡곤란, 마비감, 비현실감. 그날 밤, 나는 아버지가 가슴 떨릴 때 먹으라고 사주신 우황 청심환을 무려 세 개나 먹었다. 퇴원하던 날, 주치의는, 나의 첫 발작(1996년 2월 7일)을 스트레스에 의한 고3병으로 추단하고 어떠한 약물 처방도 없이 퇴원시켰다. 그도 그럴 것이 공황장애라는 게 심리적 질환이라 나의 증상이 공황장애라고 단정할 만한 어떠한 확신이 주치의에겐 없었던 듯싶다. 그리고, 1996년이라는 시간은, 공황장애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질 못했다.
내가 전학 간 학교는 전교생 기숙사 학교여서 처음 전학 간 날, 동급생들에게 물어물어 사감을 찾아갔다. 사감 선생님, 병원 좀 데려다주세요. 많이 아프니? 숨을 못 쉬겠는데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 정도로? 언제부터 그랬지? 대략 두 시간 정도 된 것 같아요. 사감 선생님 병원 좀…… 그래, 얼굴이 사색이구나, 그런데 너는 누구니, 오늘 처음 보는데. 오늘 전학 왔어요. 아…… 그래, 일단 차에 타라.
병원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렸는지는 모르겠다. 밤이었고, 전학 간 학교가 위치한 곳은 공주 정안면에 위치한 특목고, 그야말로 깡촌이었다. 봉고 차 뒷좌석에 앉아서, 나는 도무지 조절되지 않는 호흡을 조절해보려고 할 수 있는 짓은 다해본 것 같다. 마비되어가는 팔다리, 그리고 가슴을 종주먹으로 계속 쳐댔다. 그래도 눈은 감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죽을 것 같았으니까. 아, 사람이 이렇게 죽는구나, 그때 어렴풋이 죽음의 그림자를 피부로 느꼈던 것 같다. 그러나 병원까지의 거리는, 너무, 멀었다. 그리고 병에 대한 정보를 아무것도 갖고 있지 못한 열아홉의 나는 그 시간을 버텨낼 수 없었다. 눈을 감았다.
깨어나보니, 아버지가 서 계셨다. 어떤 처방 때문이었는지 증상들은 다 사라졌다. 숨결은 고요해지고 마비감은 온데간데없고 말짱했다. 천안 단국대학교 부속병원. 나는 대전으로 다시 이송되었고, 주치의는 내게 자낙스(Xanax)와 바리움(Valium)을 처방해주었다. 나의 공황장애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언제든 기록할 만반의 태세로 견디고 있으리라.
내 목숨의 숨결 가다듬으며
고요히, 고요히, 기다리리라.
목 위로 숨이 넘어오기 전까지 나는 시인이다.
시인이어서 행복하다.
시여, 목숨이여, 언제든 찾아오시라!”


“여행은, 마음이 지쳐서 마음을 쉬러 가는 행위가 아니라 지치지 않는 마음을 몸으로 정신으로 혹사시켜 어떤 균형점을 찾아가는 운동이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랬다. 이 이상한 운동이야말로 연애의 은유고 문학의 은유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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