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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기타 명사에세이
· ISBN : 9788970909196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쿠링가이 편지
1장 당신이 있어 세상은 살 만한 곳입니다
01. 누군가 ‘사랑의 신호’를 보내며 내게 다가올 때
02. 더 낮추고 더 비울 때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03. 그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거든
04. 멈춰 선 기차가 가져다준 5번가의 기적
05. 그대를 사랑한다며 나를 사랑했습니다
06. 함께 서 있으면 외롭지 않습니다
07. 사는 게 힘들어도 ‘돈 워리 비 해피’
08.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연습하기
09. 남을 더 행복하게 하는 '사랑의 디스플레이'
2장 다음 생에선 당신의 어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01. 소풍날 찾은 최고의 보물은 나의 어머니입니다
02. 가슴으로 흘린 눈물, 무엇으로 닦아드릴 수 있을까요?
03. 사실Fact이 말하지 않는 진실Truth 이야기
04. 신은 자신을 대신해 어머니를 보내셨습니다
05 절망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힘, 어머니
06 인생은 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초콜릿 상자 같은 것
07. 사랑은 운명까지 감사하게 만듭니다
3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합니다
01 나는 고장 났지만 어쨌든 떠날 거야
02. 신화 속 푸시케, 한도프 하늘을 날다
03. 자신의 위치를 알면 길 찾기가 쉬워집니다
04. 내 몸에 맞춰 개조한 바지선 타고 떠나는 여행
05. 가진 것을 모두 잃어도 그게 끝은 아닙니다
06. 진짜 예술가는 대중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07.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롭지만 해볼 만한 일입니다
08. 옥스퍼드 거리에서 한밤중에 펼쳐진 동성애자 축제
09. 넥타이 매고 에베레스트 오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10 마음속 트라이포드가 흔들지도 않도록
11. 돌이킬 수 없을 땐 체념도 약이 되지요
4장 사랑이 있는 곳에 언제나 기적이 있습니다
01.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샘이 제니를 만났을 때
02.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03. 꿈은 이루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04. 아주 오래전 헉스베리 강가에서는
05. 그리움은 앉아서 기다리지만 사랑은 찾아가는 것
06. 예순다섯 송이 장미가 시들지 않도록
07. 신은 나에게 장애를 선물하지 않았습니다
08. 하필이면 왜 ‘작은 신’의 아이들이었을까요?
09. 신은 더 의미있는 일을 하라고 내게 허약함을 주셨습니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미국인들에게 마크 트웨인이 쓴 『톰 소여의 모험』이 있다면 호주인들에게는 화가이며 작가로도 널리 알려진 노먼 린지가 쓴 『마법 푸딩The Magic Pudding』이 있습니다. 호주 교과서에도 나오는 이 명작에는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앨버트’라는 푸딩이 나옵니다. 아무리 먹어도 줄지 않는 이 마법의 푸딩처럼 우리 인간과 인간 사이를 이어주는 친절이나 배려, 사랑은 아무리 베풀고 나눠줘도 전혀 줄어들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장애란 인생에 있어 한낱 작은 가시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인생의 가시는 쿠카바라가 아침마다 쿠링가이 사람들을 깨우듯이 메마른 영혼을 일깨우고 마법의 푸딩처럼 줄어들지 않는 사랑을 베풀게 하며 마침내 자신도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듭니다.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지금 이렇게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다시 읽으니 그때 소풍날의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만약 시인처럼 이 세상살이를 소풍에 비유할 수 있다면, 저 역시 세상 끝나는 날 돌아가서 말할 수 있는 게 하나는 생겼습니다.
이 세상으로 뒤뚱뒤뚱 소풍 와서 찾아낸 커다란 보물이 있는데 그건 바로 ‘어머니’였다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소풍날이면 제게 찾아줄 보물 쪽지를 미리 숨겨 놓았듯이 어머니는 저 보다 한 세대 일찍 오셔서 저를 위해 스스로 보물이 되어 이 세상 언저리에 자리 잡고 계셨던 것입니다.
"자네, 내 얘기 잘 들어봐. 내 바로 밑 여동생이 실은 농아야.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지. 요즘이야 청각장애인이다, 뭐다 하면서 나름 고상한 말을 골라 쓰지만 옛날에는 그냥 귀머거리나 벙어리라고 했지. 그래서 동네 사람들이 우리 집을 두고 '벙어리네'라고 불렀어.
그런데 하루는 어머니가 장에 가더니 새끼 양 두 마리를 사가지고 오신 거야. 원체 그 동네에는 돼지나 소, 닭 등을 키우는 집들이 많았거든.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키우려고 사오셨나 보다 생각했다가 하필이면 왜 양을 키우기로 작정하셨을까, 하고 궁금증이 생겼지. 저걸 키워서 털을 깎아 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말야. 양이 소나 돼지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가축은 아니잖아.
그래서 그날 저녁을 드신 뒤 허리 아프다며 아랫목에 누워 계시는 어머니께 다가가 왜 양을 사오셨냐고 여쭤봤지. 그랬더니 어머니 말씀이 남들이 우리보고 '벙어리네. 벙어리네' 하는 게 듣기 싫어 이제부터는 양을 키우기로 하셨다는 거야. 왜냐하면 그 동네 사람들은 돼지 키우는 집은 돼지네, 닭 키우는 집은 닭집, 개 키우는 집은 멍멍이네라고 불렀거든. 그래서 어머니는 우리가 양을 키우면 우리보고 사람들이 이름도 예쁜 ‘양의 집'이라 불러줄 거라고 생각하셨던 거지.
하지만 그렇게 양을 키우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우리보고 '벙어리네'라고 불렀어. 불쌍한 우리 어머니, 그 후로도 '양의 집'이라는 소리는 결국 한 번도 못 듣고 돌아가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