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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정치비평/칼럼
· ISBN : 9788971995198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13-01-28
책 소개
목차
해제 강신준(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007
서론 019
1장 점령 이전 027
뉴멕시코 주 산타페, 2011년 9월 12일
2장 점령과 경제위기 083
뉴욕, 2011년 11월 20일
3장 경제를 점령하라 123
뉴욕, 2011년 12월 29일
경제 민주주의와 생태계의 건전성을 위한 선언 239
옮긴이의 말 251
주요 인물과 용어 설명 256
리뷰
책속에서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11년 미국 노동자의 평균 임금수준은 1978년의 수준과 비슷합니다. 30년 남짓한 세월 동안 실질임금이 전혀 상승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 역사에서 상전벽해와도 같은 일이 일어난 겁니다. 반면에 익히 알려져 있듯이 지난 30년 동안 노동자의 생산성은 크게 올랐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노동자가 전과 동일한 시간을 일한다고 할 때 기업주를 위해 더 많이 생산했지만, 기업주는 노동자의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정당하게 지불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현재 일자리가 없어 전전긍긍하는 2,000만이 넘는 미국인에게 자유에 대해 뭐라고 해야 할까요? 그들은 과연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 잘못이 아닌데도 양질의 일자리를 갖는 자유를 부정당하기만 했어요. 2,000만 이상의 미국인이 하나같이 중대한 실수를 저질러 별안간 일자리를 잃었거나 원하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처지에 내몰렸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를 분배하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기업주는 나날이 늘어나는 이익을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면서 노동자에게 고맙다고 했을까요? 아닙니다. 제가 방금 말씀드린 것과는 180도 다른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놓았습니다. 일종의 민속신화 같은 것을 퍼뜨렸어요. CEO의 천재적인 경영 능력 덕분에 기업이 막대한 이윤을 누린다고 주구장창 떠들어댔습니다. 크라이슬러의 리 아이아코카Lee Iacocca, GE의 잭 웰치Jack Welch 등 한 가닥 하는 CEO를 신화 속 영웅으로 만들었어요. 이들이 신비롭고 마술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생산성을 끌어올린 덕에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었다고 미화하는 책이 쏟아져 나와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습니다. 노동자가 아닌 CEO를 생산성 증대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던 겁니다.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CEO의 경영 능력을 일방적으로 찬양한 책을 읽기란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노동자의 임금과 생산성의 추이를 분석하는 일을 본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기업의 이익이라는 게 어디서 생기는지 뻔히 알고 있으니까요. 경영 신화라는 것은 한마디로 노동자의 등골을 빼먹은 결과입니다. 거기에는 신비로운 게 하나도 없어요.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천재적인 CEO가 된 게 결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