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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72752998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사물 혹은 비밀이라는 빌미
숨은 그림 속 숨은 그림
은유의 잿빛 봉분
긁어 부스럼 다시 긁기
오름 혹은 지독한 임신의 꿈
어찌 눈뜨지 않을 수 있으랴?
내재와 즉물의 신비
사랑이라는 비친 유혹
외줄기 흰 길의 은유
끊어진 길들의 하얀 만남
쏟아져내리며, 아득히 흘러가는
키 작은 꽃들의 간헐적 불면
섬세하고 유순한 오름의 내부
섬뜩하고 불길한 눈알의 기억
아시아적 평화의 성애적 이면
검은 삼나무 장벽과 사각 무덤들
어두운 영혼의 밤
물 묻은 글자처럼 번지는 존재의 슬픔
숨 막히는 검은 꿈틀거림
한심하고 어설픈 가난의 곡선
꽃핀 복숭아나무 가지의 능선
반투명 큰산의 피라밋
넓고 깊은 오름의 자궁에서
검은 오름 속 '음중양'의 비의秘意
리뷰
책속에서
모든 인간, 모든 사물을 포괄하는 신비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개개의 신비의 오지랍은 그리 넓지 못해서, 갖가지 천 조각으로 이어 붙인 누더기 옷처럼 온 세계는 신비의 모자이크로 이루어진다. 추위와 더위를 견디기 위해 인간의 육신이 옷을 필요로 하듯이, 고통에 민감한 인간의 영혼에게는 신비의 보호막이 필요하다. 좋은 기운을 빨아들이고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그 투명한 보호막으로 인해 인간은 어두운 밤 그의 영혼을 괴롭히는 것들에게 시달리지 않고 잠들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부터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 그러나 그 보호막은 인간의 확신 이상으로 질기고 든든하지는 못해서 인간보다 먼저, 기껏해야 인간과 더불어 사라져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