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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72883104
· 쪽수 : 665쪽
· 출판일 : 2007-07-25
책 소개
목차
톨스토이 사망 100주년 기념 문학전집 간행에 부쳐
소년 시절
청소년 시절
청년 시절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책속에서
나는 지칠 때까지 실컷 뛰어놀고 차 마시는 테이블 옆의 높은 안락의자에 앉아 있곤 했다. 밤늦은 시간이었고, 이미 설탕 넣은 우유 한 잔을 다 비운 뒤여서, 눈이 절로 감길 정도로 잠이 쏟아졌지만,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어떻게 듣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엄마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엄마의 목소리는 아주 감미롭고 정겹다. 이 달콤한 목소리가 나의 심장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말해주었던가! 졸려서 흐릿한 눈길로 엄마의 얼굴을 찬찬히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점점 더 작아지면서, 엄마의 얼굴이 단추보다 더 작아졌다. - '소년 시절' 중에서
그의 재빠른 시선의 움직임이나 확신에 찬 음성 그리고 거만한 외모가 내 마음에 전혀 들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더 못마땅했던 것은 그가 보여준 극도로 무관심한 태도였다. 나는 자주 대화하는 도중에 그에게 반박하고 싶어 참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나는 그의 거만함에 대한 응징으로, 그와의 논쟁에서 이기고 싶었는데, 그가 나에게 그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더 영리하다는 것을 그에게 증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수줍음이 나를 제지했다. - '청소년 시절' 중에서
나는 낭독하고 있는 바렌카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내가 그녀를 쳐다보는 자력에 이끌려, 그녀도 나를 틀림없이 쳐다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바렌카는 책에서 고개를 들어 나를 흘낏 쳐다보았고, 내 눈길과 마주치자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직까지도 비가 그치지 않았군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문득 이상한 감정을 맛보았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모든 것은, 언젠가 나에게 한 번 겪었던 일의 반복처럼 회상되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여우비가 내렸고, 태양이 자작나무 너머로 지고 있었으며, 나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녀는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 자력을 불어넣었고, 그녀는 나를 바라보았다. - '청년 시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