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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이야기
· ISBN : 9788972971597
· 쪽수 : 696쪽
· 출판일 : 2025-05-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 영화라는 판타지, 뮤지컬 영화
• 춤과 노래의 향연
• 뮤지컬 장르의 마에스트로, 빈센트 미넬리
• 배경 설명과 용어 정리
2. 한없는 무대를 누비는 스페이스 오페라
• 우주에서 아리아를 부른다?
• 〈스타워즈〉와 스페이스 오페라의 혁명적 변화
•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 베스트 10
• 배경 설명과 용어 정리
3. 슈퍼히어로와 슈퍼빌런
• 신화와 전설의 자식들
• 영화 속의 슈퍼빌런들
• 배경 설명과 용어 정리
4. 코즈믹 호러의 세계 163
• 호러계의 시조새, H. P. 러브크래프트의 생애와 사상을 만나다
• 80년대 호러광을 위한 영혼의 파트너, 스튜어트 고든과 브라이언 유즈나
• 기묘한 이야기가 만들어낸 세계
• 배경 설명과 용어 정리
5. 최초의 영화 장르, 웨스턴
• 메이드 인 U.S.A 장르
• 폭력의 바이블을 새롭게 쓴 할리우드의 이단아, 샘 페킨파
• 배경 설명과 용어 정리
6. 죽었으나 늘 변화하는 좀비
• 좀비도 진화한다! 워킹 데드에서 러닝 데드로
• 고전 좀비에서 현대 좀비로, 샘 레이미의 영화 세계
• 좀비 영화 베스트 10
• 배경 설명과 용어 정리
7. 아포칼립스와 포스트 아포칼립스
• 글러 먹은 세상이여, 안녕
• 세상을 리셋하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 공포의 심연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감독, 존 카펜터
• 배경 설명과 용어 정리
8. 가장 동양적인 영화 장르, 아시아 호러
• 요괴와 저주의 세계
• 한과 원귀의 세계, 한국 영화
• 한국 괴기 영화의 창시자, 이용민
• 동북아시아 괴기 영화 베스트 10
• 배경 설명과 용어 정리
9. 비극을 다루는 스펙터클, 전쟁 영화
• 참혹과 비탄의 스펙터클
• 한국전쟁 이후의 현대 전쟁 영화
• 배경 설명과 용어 정리
10. 아시아 액션 영화의 원형, 무협
• 칼이 춤추면, 피바람이 불어온다
• 의와 협과 혈, 무협 영화의 거장, 장철
• 배경 설명과 용어 정리
11. 이제는 사라진 영화 장르, 홍콩 느와르
• 세기말의 영화, 홍콩 느와르
• 홍콩 느와르의 신화를 창조한 오우삼
• 홍콩 느와르 영화 베스트 10
• 배경 설명과 용어 정리
12. 활동사진의 쾌감을 만족시키는 가장 영화적인 장르, 액션
• 액션, 영화의 영혼
• 영화가 끝날 때까지 쏘고, 달리고, 차와 함께 질주한다
• 배경 설명과 용어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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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영상 목록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러브크래프트의 영향력이 강하게 드러나는 최초의 영화는 1960년에 공개한 영국 영화 〈망자의 도시 (The City of the Dead)〉다. 〈망자의 도시〉는 마녀와 마법을 연구하는 학생이 진짜 마녀에게 희생 제물로 바쳐지고 사라지자, 이를 찾으려는 오빠의 모험을 그린 영화다. 흥미롭게도 〈망자의 도시〉 플롯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와 거의 같다. 〈망자의 도시〉는 1부에서 주인공이 모험을 벌이다 상영 시간의 절반인 40분이 되는 시간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이후 나머지 2부는 주인공의 오빠가 동생을 찾으려는 이야기로 〈싸이코〉와 동일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심지어 두 작품은 제작을 시작한 시기도 비슷하고 개봉일 역시 1960년 9월로 같다. 무엇보다 〈망자의 도시〉는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위치 하우스에서의 꿈》과 분위기가 몹시 비슷하며, 〈싸이코〉의 원작자는 러브크래프트의 제자를 자처한 작가 로버트 블록이다. 놀라운 우연이 아니라면 이것은 당시 영국 영화계가 이미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에서 상당히 많은 영향과 영감을 얻었다는 증표다. 그리고 이러한 영감은 러브크래프트에게 영향을 받은 작가이자 감독인 클라이브 바커의 걸작 호러 영화 〈헬레이저〉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초의 영화 장르, 웨스턴
〈와일드 번치〉의 클라이맥스는 다양한 속도를 통해 총에 맞아 살점이 튀고 폭발에 휘말리는 사람들의 동작을 모자이크처럼 느리게 배열한다. 죽음의 순간을 길게 늘이는 이 슬로모션은 마치 아름다운 무용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해 ‘폭력의 발레’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아니, 사실 이 장면은 피가 튀고 살이 찢기는 모습을 너무 상세하게 보여주어 전혀 아름답지 않다. 그러나 추하지만도 않다. 그리하여 〈와일드 번치〉의 라스트 시퀀스는 할리우드의 폭력을 재정의한 결정적 장면이 되었다. 〈와일드 번치〉는 개봉 당시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에 맞먹거나 능가하는 미국 영화”라는 극찬을 받았으나, 다른 한편에선 과도한 폭력으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폭력의 발레라는 표현은 온갖 폭력 장면에 무감각해진 오늘날의 관점이지, 폭력 시퀀스를 이 정도로 노골적으로 묘사한 영화는 당시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라진 장르, 홍콩 느와르
1987년 5월 〈영웅본색〉이 한국에 개봉했을 때 이 영화가 홍콩은 물론 아시아 영화계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되리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영웅본색〉은 이른바 ‘종3통’이라 불리던 도심의 핵심 개봉관에는 아예 걸지를 못했고 ‘화양-명화-대지’ 라인이라고 불리던 부도심의 재개봉관에서 간신히 개봉했다. 당시 홍콩 영화는 이소룡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굴된 성룡의 〈취권〉, 〈소권괴초〉 같은 코믹 액션 영화나 가화삼보의 영화들 그리고 홍금보가 제작한 강시물의 시대였다. 〈영웅본색〉은 홍콩 시민 5명 가운데 1명이 관람했을 정도로 홍콩에서는 엄청난 흥행을 거둔 작품이지만, 한국 개봉 당시에는 94,604명이라는 소소한 성적을 보였다. 오늘날 홍콩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제목인 〈영웅본색〉은 개봉 당시에는 제목 자체부터 그다지 흥미를 이끌지 않는 영화로 평가받았다. 그러다 〈영웅본색〉은 재개봉관을 시작으로 입소문을 탔다. 당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하나둘씩 주윤발을 따라 롱코트를 입고 입에는 성냥개비 하나씩을 물었다. ‘주윤발 신드롬’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