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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72977315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5-03-2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강 [나] 당신 안에 나비의 재료가 있다
2강 [책임] 잘 보려면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3강 [자유] 나는 자유다
4강 [사랑] 너와 나를 살리는 영혼의 묘약
5강 [긍정] 춤추는 별을 낳는, 거룩한 긍정의 철학
6강 [예술] 거룩한 낭비
7강 [고독] 세상의 모든 책을 덮게 한 최후의 지혜
8강 [자족] 내려놓음을 배우는 시간
9강 [자비] 가장 깊은 중심에서는 모두가 하나
10강 [느림] 걷는 즐거움으로의 초대
11강 [지혜] 당신의 희열을 따라 살라
12강 [죽음] 학생의 기쁨―배움은 끝이 없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삶의 지혜를 내장한 책은 우리 인생이라는 배를 앞으로 밀고 나아가게 하는 ‘돛’입니다. 거센 정신의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위에서도 말이죠. 세상에는 물론 ‘돛’이 아닌 ‘덫’으로 작용하는 무익한 책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읽은 책들은 존재의 진보를 가능하게 해준 돛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제 인생을 앞으로 나아가게 도와준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이었죠. 항상 곁에 두고 사귄 벗이요, 스승이었던 그 책들은 행간의 깊이를 담보하고 있습니다. 그 행간의 깊이를 읽어내려면 물론 세월의 경과가 필요합니다. 오래 전에 읽었던 책들을 이번에 다시 읽으며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름지기 좋은 책들은 세월이 흘러 다시 읽어도 새로운 감동을 자아내죠. 저는 제 강의를 듣는 분들과 함께 이 책들을 읽으며 ‘보이지 않는 책’, 즉 생생한 제 삶의 경험에서 얻은 소중한 지혜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저는 이 노랫말 속에서 “진보는 없어도 복된 마음의 평화가 있다”는 구절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여기서 ‘진보’라는 말이 자본주의화된 서구 세계처럼 물질의 진보를 뜻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라다크라는 공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이번에 가서 보니, 라다크 땅에서 자라는 곡식이 주로 보리와 밀인데, 곧 추수철이 다가오는데도 겨우 한 뼘밖에 자라지 못했더군요. 높고 험준한 산자락으로 양떼를 몰고 다니는 유목민도 보았지만, 그들이 양떼를 풀어놓은 초지도 아주 빈약하기 짝이 없었고요. 그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어떻게 물질의 진보나 번영을 바랄 수 있겠습니까. 그야말로 입에 풀칠이나 할 수 있으면 다행인 거죠. 그럼에도 헬레나는 라다크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에 매료되었다고 말합니다.
오늘날 이 천민자본주의에 포로가 되어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들은 ‘누림’이 아닌 ‘견딤’의 삶을 살고 있죠. 그러면 누림의 삶과 견딤의 삶을 구분하는 기준은 뭘까요? 그건 아주 간단히 구분할 수 있어요. 누림은 느림의 삶이고 견딤은 쫓기는 삶이죠. 주변을 둘러보세요. 오늘날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사는 풍족한 사람들이 더 쫓기며 삽니다. 더 많은 부를 쌓기 위해, 혹은 그 부를 지키기 위해! 이런 역설적 현상을 풍요로운 유럽에서 경험한 헬레나는 라다크 사람들의 그 ‘느림’ 속에 깃든 존재의 부요를 부러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