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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73379552
· 쪽수 : 231쪽
· 출판일 : 2008-07-0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내 인생에 단 한 번뿐인 화요일
1. 행복이 뭐 별건가요
귓속말 / 괜찮아 / 지금 이 순간 / 취미란 / 나만 볼 수 있는 꽃 / 하루하루가 감동적이야 / 내 마음이 향하는 곳 / 어느 날 소녀에게 일어난 일 / 사랑의 묘약 / 도둑 / 검은꼬리비밀결사대 / 바보항아리 / 도도한 퓨마 양 / 천국으로 이어지는 계단 / 세월의 노래 / 걱정 / 앞길이 막막할 때면
2. 힘들 때는 꼭꼭 숨기
각오가 필요할 때 / 딱 걸렸다 / 마음을 지우는 지우개 / 소화시킬 수 없는 것 / 유치찬란한 이름 / 겁쟁이/ 못 찾겠다 꾀꼬리 / 두려움 뒤에는 희망 / 진정한 어른 / 위대한 조언자 / 차례를 기다리시게 / 놀이터 아줌마 / 오래 즐기려면…… / 바른생활 사나이 / 마음의 여유 / 눈표범 / 유목민 / 어떤 구원
3. 인생은 꿈을 찾는 여행
비버에게 행복한 일 / 동료 / 달인 / 여섯 쌍둥이 / 가난한 배우 / 배려 / 라이벌 / 예의 / 내가 지휘하는 세상 / 코끼리 / 배가 뒤집힐 때 / 진짜 얼굴 / 편견 / 겸손 / 날개의 용도 / 선택 / 목표 / 돌아온 사나이 / 순리 / 꿈
4. 외로울 때는 언제나
가족사진 / 넌 누구 닮았니? / 엄마의 그늘 / 상에서 가장 아늑한 집 / 이상한 버릇 / 엄마 없이 사는 법 / 더하기 빼기 / 운명의 무늬 / 재산관리 중 / 마음의 무기 / 노처녀 오리 양 / 울고 싶을 때 / 한 쌍이라는 건 / 사랑의 방법 / 10시에 만나 / 달에서 온 토끼 / 배은망덕한 녀석
5.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소중한 순간
부부의 편지 / 괴도 보 / 위대한 마술 / 관점 / 대저 아저씨 / 신념 / 불편한 진실 / 이유 / 침묵 / 불과 재 / 외로움 / 믿음 / 웃는올빼미 / 인디언소년 / 사막 / 티베트의 독수리 / 순환 / 아이들의 나라
에필로그 동물원에서 일어난 일
부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무늘보는 아침마다 나무 막대 위로 올라가 벌러덩 하늘을 향해 누웠다. 배 위로 쏟아지는 따사로운 햇살을 맞고 있노라면 간질간질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가족들과 친구들과 이웃들은 걱정이 되어 그런 나무늘보를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왜 하필 막대기 위에서 자고 있니?"
"그럼 안 돼?"
"불편하잖아, 위험해 보이고."
"괜찮은데?"
"떨어지면 어쩌려고.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니?" - 본문 44쪽에서
집 근처에 구세군 산하의 복지단체인 구세군 서울후생원이 있었다. 매일 아침 강아지와 산책을 하던 나는 후생원의 종석이를 알게 되었다. 아홉 살 종석이는 언제나 반갑게 인사하는 상냥하고 순수한 아이였아. 그리고 강아지를 좋아해 일부러 과자를 아꼈다 만나면 나눠주곤 했다.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학부모들이 종석이 이야기를 하는 걸 우연찮게 듣게 되었다. 그녀들은 종석이가 공부 방해꾼이라는 이야기를 하더니 지금까지 일으킨 말썽들을 모두 들어가며 조목조목 비난하기 시작했다. - 본문 121쪽에서
먹는 것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악어가 있었다.
날카로운 이빨로 쇳덩어리라도 우적우적 씹어 삼키는 악어는 “내가 소화시킬 수 없는 게 어딨겠어!”라며 늘 으스대고 다녔다. 그런 악어가 며칠째 집 안에 틀어박혀 두문불출이었다.
궁금증을 견디다 못한 친구들이 악어를 찾아갔다.
악어는 입을 꾹 다문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갑자기 지난날 부끄러웠던 기억이 떠올랐어.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그래서 과거를 집어삼키고 있는 중이야.”
일주일이 지나자, 이쑤시개처럼 말라버린 악어는 대문을 열어젖히며 고함을 질렀다.
“미치겠어. 도저히 소화시킬 수가 없어!”
“과거는 어쩔 수 없다고. 인정하고 사는 수밖에.”
―〈 2장 힘들 때는 꼭꼭 숨기 〉중에서
처음 비버를 만난 곳은 단골 구둣가게였다. 비버가 만든 앞이 뾰족한 하이힐들은 무척 세련되었고 목이 긴 부츠들은 멋스러웠다. 하지만 비버는 시큰둥했다.
다시 만났을 때 비버는 빵가게에서 케이크를 굽고 있었다. 폭신한 스펀지에 아름다운 무늬를 그려 넣은 생크림 케이크와 오븐에서 갓 구워낸 쿠키는 냄새마저도 맛깔스러워 군침이 절로 돌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비버는 풀이 죽어 있었다.
또다시 비버를 만났을 때 그는 악단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심장까지 울리는 매력적인 목소리는 꿀처럼 달콤해서 듣는 이들마다 천국의 화원을 거닐게 만들었다. 하지만 비버의 얼굴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비버를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그는 댐 공사 현장에 있었다. 구두를 만들거나 빵을 굽거나 노래를 부를 때처럼 아주 특별한 솜씨는 아니었지만, 비버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표정이었다.
“비버 하면 댐이죠. 댐 하면 비버고요. 직업이란 그런 거죠.”
―〈 3장 인생은 꿈을 찾는 여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