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의 스캔들 2

다른 춤과는 확연히 다른, 유혹의 춤이었다. 헨리 왕은 그의 파란 눈동자를 내 얼굴에서 떼지 않고 앞으로 춤을 추며 다가와 궁정 사람들 전체가 보는 앞에서 나를 그 자리에서 발가벗길 듯이 발을 쾅쾅 구르고 손뼉을 쳤다. 나는 마음속에서 왕비가 보고 있다는 생각을 몰아냈다. 얼굴을 쳐들고, 왕을 빤히 쳐다보며, 엉덩이를 흔들고 고개를 돌리면서 경쾌하고 빠른, 엉큼한 스텝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보았고, 왕은 나를 잡아채 공중으로 번쩍 들어올리고는 그대로 있었다.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지자, 그는 내가 바로 서도록 부드럽게 내려줬다. 나는 자의식, 의기양양함과 욕망이 뒤섞인 강렬한 감정으로 얼굴을 붉혔다. 우리는 작은 북의 박자에 맞춰 떨어졌다가 다시 서로에게로 이끄는 춤에 따라 스텝을 돌려 돌아왔다. 다시 한 번 왕이 나를 공중으로 던져 올렸고, 이번에는 나를 미끄러져 내려오게 해서 내 몸이 그에게 바짝 달라붙게 되었다.

나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몸 구석구석으로 그를 느꼈다. 그의 가슴도, 바지도, 다리도. 우리는 멈춰 있었다. 서로의 얼굴이 무척 가까워서 그가 앞으로 기울였으면 내게 키스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의 숨결이 내 얼굴에 닿았다. 그리고는 그가 매우 조용히 말했다. "내 방으로 당장 오게." - 1권 본문 255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