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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의 이해
· ISBN : 9788974356040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2-10-12
책 소개
목차
제3판 서문
구술/청취 저작물로서의 마가복음
마가 이야기의 우주적 차원의 중요성
로마 제국이라는 배경
서론: 이야기로서의 마가복음
마가복음의 역사적 상황
마가가 쓴 이 글은 어떤 종류인가?
마가 서사의 일관성
마가의 이야기 세계
마가복음을 이야기로서 읽기 위한 지침
마가복음을 해석하기 위한 서사 용법
제1장. 마가복음
원문 번역 일러두기 / 마가복음
제2장. 화자
화자의 역할 / 화자의 시점
화자의 스타일과 속도
이야기할 때 화자가 사용하는 반복 패턴
다른 문학 요소들
결론
제3장. 배경
우주적 배경 / 정치-문화적 배경 / 여행
결론
제4장. 플롯
플롯에 접근하는 방식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갈등을 야기한다
우주적 세력과 갈등하는 예수
권력자들과 갈등하는 예수
제자들과 갈등하는 예수
갈등 해소
결론
제5장. 등장인물 1: 예수
성격 묘사에 접근하는 방식
예수
제6장. 등장인물 2: 권력자들, 제자들, 주변 인물들
권력자들 / 제자들 / 주변 인물들 / 결론
결론: 청중
수사법 / 이상적 청중
가상의 1세기 청중
사례 연구: 실연 시나리오
오늘날의 독자
에필로그: 대화로서의 읽기 ― 읽기의 윤리
후기(마크 앨런 파월)
부록 1: 마가복음의 전체 서사 분석을 위한 연습
부록 2: 에피소드의 서사 분석을 위한 연습
부록 3: 에피소드를 배우고 말하기 위한 연습
저자소개
책속에서
고대 이야기꾼은 이야기할 때 그 이야기의 활력을 살려내고 그 이야기에 자신만의 인장을 찍어 각각 특정한 청중에 맞게 이야기를 전했다. 이야기꾼은 자기 나름대로 해석한 것을 표현하기 위해, 그리고 각각 다른 청중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 목소리 색깔, 목소리 크기와 속도, 몸짓, 표정, 몸동작을 활용했다. 그들의 실연은 청중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야기의 감정이나 유머, 아이러니를 끄집어낸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고대 청중은 실연자 안에 체화된 복음을 경험한 것이다. 바로 이런 점이 우리가 이야기로서의 마가복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새롭게 인식하게 해 준다. 화자는 지금 살아 숨 쉬는 사람이다. 배경은 지금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 안에 있는 장소이다. 등장인물들은 극적인 생동감을 가진 존재가 된다. 이야기꾼은 극적 긴장감과 드라마 플롯을 전달하고, 둘러앉은 청중은 이야기 속에 푹 빠져들어 이야기와 서로 소통한다. 청중이 이야기하는 사람과 맺는 관계 때문에, 이야기 세계와 실제 세계 사이의 연결 역시 더욱더 직접적이다.
이 책에서 우리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이야기의 실연보다는 이야기 그 자체이다. 결국, 고대 이야기꾼이 실연하든 혹은 현대 독자가 혼자서 조용히 읽든, 어쨌거나 마가복음은 이야기이고 그 자체로 강력한 힘을 가진다. 그렇지만 우리가 하는 해석은 고대 세계에서 입으로 전해진 서사에 관해 우리가 해 온 작업의 영향을 받았다. _ <제3판 서문> 중에서
따라서 여행은 “하나님의 길”로서,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위해 예수를 섬기고 따르는 것을 상징하는 비유이다. 이것은 여행길에서 “앞서가다”, “뒤따라가다” 등과 같은 핵심 단어가 반복되는 것(verbal threads)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세례 요한은 예수보다 “앞서” 보냄을 받고, 예수께서는 제자들보다 “앞서” 가신다. 예수께서는 세례 요한을 “뒤따라” 나오며, 제자들은 예수를 “뒤따른다.” 이 단어들은 단순히 공간적인 상태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길”이라는 삶의 양식을 반영한다. 요한은 예수보다 앞서 나와서 예수께서 어떤 삶을 사실 것인지 암시한다. 그는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았고”, “선포했으며”, “체포되고”, “죽임을 당했다.” 마찬가지로 예수도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았고, 선포했으며, 체포되어, 죽임을 당하신다. 제자들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들도 선포하라고 보내심을 받을 것이며, 체포될 것이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요한을 통해 예시된 “하나님의 길”을 예수께서 걸으셨고, 제자들도 그 길을 따라 밟을 것이다. 십자가에 달려 죽은 이후 이야기가 끝나도 예수께서는 계속해서 “너희[제자들]보다 먼저[앞서] 갈릴리로 갈” 것이다. 이 갈릴리는 바로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시작된 곳이다.
길이라는 구조적 배경은 청자들이 그러한 “하나님의 길”에 동참하도록 유도한다. 갈릴리 안에서 배경이 계속 바뀌면서, 청자들도 오래 머물지 않고 그다음 장소에서 일어나는 행동에 금세 참여하게 된다. 이후에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에서 청중은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갈등을 겪고, 결국 일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보고 싶어 하게 된다. 따라서 ‘배경’은 청중을 이끌어서 예루살렘이라는 곳, 즉 모든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등장인물들의 진면목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곳으로 향하게 한다. 그러는 가운데 이야기는 청중의 손목을 잡고 여행길을 같이 걷도록 하며, 결국 예수의 운명을 보게 한다. 결국, 이야기는 청중이 그들만의 실제 세계 안에서도 그 여행길을 계속 걷도록 인도한다. _ 제3장
또한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갈등을 유발하는 다른 이유는 하나님이 권력의 전통적인 통로 밖에서 활동하시기 때문이다. 마가복음에 나오는 유대 권력자들의 관점에서는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에 있는 기존의 중심에서 일을 시작하신다고 본다. 그렇지만 마가복음에서 하나님의 다스리심은 변두리에서부터, 주변부에서부터 시작된다. 성전에서 이루어지던 죄 용서가 이제는 갈릴리에서 이루어진다. 예루살렘에서 나오던 율법 해석이 이제 가버나움이라는 동네에서 이루어진다. 대제사장이나 산헤드린 회의만 주장하던 권위를 이제 나사렛 출신의 한 목수가 주장하고 나선다.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사회에서 중요하게 대접하지 못하던 사람들 안에서, 곧 통치자들이 아니라 영세 농민 안에서, 그리고 소위 의롭다고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죄인들 안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예수께서는 권력자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한다.
이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다스리심은 하나님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을 파괴하고 하나님을 새롭게 이해하도록 하기 때문에 갈등을 일으킨다. 하나님은 경계선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이제 그 경계선을 뛰어넘으신다. 하나님은 성전 안에만 계시는 것이 아니라 이제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분이 되셨다(성전의 휘장이 찢어진 것이 바로 그것을 상징한다). 하나님은 부정한 것을 피하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이제 거룩함을 두루 퍼뜨리신다. 하나님은 중심부에서 일하시는 것이 아니라 이제 주변부에서부터 역사하신다. 하나님이 기름 부어 세우시고 보내신 사람은 다른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섬기다가 핍박을 받고 죽임을 당한다. 이 모든 일에서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전통적인 율법과 문화적 관점이라는 낡은 가죽 술 부대에 갇혀 있어 그들 중에 있는 새 술을 알아볼 수 없었다. 낡은 가죽 술 부대라는 틀로 새 술을 판단함으로써, 그들은 새 술도 쏟아버리고 결국 자기들의 가죽 부대까지도 망가뜨리고 만다. _ 제4장 플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