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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74742409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4-06-1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처음에 손잡이를 돌린 사람이 한결 힘을 주어 손잡이를 돌리는 게 보였다. 그러자 북소리가 세 번 울리고, 힘차게 팀파니 치는 소리가 세 번 이어졌다. 쟁, 쟁, 쟁. 모인 사람들 사이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한껏 기대에 부푼 침묵이. 이윽고 마치 마법을 부린 것 마냥 부드러운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하나 둘, 흥얼대며 몸을 움직였고, 곧 여러 사람들이 노래하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마침내 광장은 춤을 추고 노래하며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헨리가 늘 안경을 끼고 다닌다는 걸 나도 알고 있었다. 어쨌든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누구도 헨리에게 이 비밀스러운 여행을 가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들은 헨리를 놓아주고는 새로운 희생자를 찾아내려고 두리번거렸다. 나는 화가 나서 바르르 떨며 서 있었다. 헨리는 내 옆에 있었다. 나는 밀라한테 화가 났다. 밀라의 냉정함에 화가 났다. 헨리를 때린 사람들에게도 화가 났다. 이 어처구니없는 강요에 화가 났다.
사람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선뜻 저항하지 못한다. 단장은 바로 그걸 이용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은 채, 일부러 애매한 상태에 빠져 있게 했다. 그저 자신들을 따라 오게만 했지, 절대 스스로 결정할 수 없게 했다. 게다가 모노폰은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엄숙하게, 때로는 친절하게, 때로는 위협적으로 음악을 들려줬다. 음악은 우리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깊이 생각하지 못하게 주의를 돌리며 순순히 복종하게 조장한다. 그래서 우리의 작전이 진짜 중요하다. 모노폰은 없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