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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4834203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0-01-20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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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다 알죠?”
내가 간신히 서자 남은이가 이렇게 물었다. 다 알 거 같기도 하고 다 모를 거 같기도 한, 그런 기분이었다.
“다 알죠? 다 알면서 그러는 거죠?”
남은이의 노란 눈동자가 조금 붉어졌다.
“글쎄, 그렇게 말하면.”
“내 마음 다 알죠? 알면서 그런 거죠? 알면서 그러는 거면 정말 나빠요.”
뭘 알고, 뭘 알면서 일부러 그랬다는 건가. 이 아이는 나이 오십이 넘으면 인생을 제 맘대로 다룰 줄 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알게 되는 것도 없고, 일부러 어떻게 하는 것도 없다. 그냥 그렇게 되는 거다, 모든 일이. 스물다섯 살이나 쉰 살이나. 억울해도 하는 수 없다. 노란 눈동자를 붉게 적신 여자아이가 작고 하얀 얼굴을 들이대며 이렇게 말하면 가만히 있는 수밖에 없다.
“남은아, 저기.”
“알죠? 알고 있는 거죠? 그것도 뚜껑 열어 봐야 알아요?”
“그러니까 너랑 나랑 같이 있는 게 뭐가 문제냐는 거지. 너도 좋고, 나도 좋고, 피해 주는 사람도 없는데. 내 얘기 무슨 얘긴지 알겠니?”
“그게 지금 프러포즈 하는 거예요?”
남은이의 목소리도 눈동자도 떨렸다.
“왜? 그래도 이 얘기 하려고 이십 년 만에 백 미터 이상 달린 건데?”
“요새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고. 니가 나랑 손 붙잡고 다니면서 자꾸 아저씨라고 하면
사람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않을까?”
심장이 터져 나오는 줄 알았다. 이런 걸 다 제때 했으면 이 정도로 힘들이지 않아도 됐을 텐데. 괜히 지난 세월이 아깝게 느껴졌다. 아니, 그때야 남은이가 태어나지 않았으니까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래, 어쩔 수 없는 수고다.
“그래서 이제는 그냥 오빠라고 부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죄송해요. 제가 먼저 말씀드렸어야 하는 건데.”
남은이가 큰 실례라도 한 것처럼 사과를 해서 오히려 무안했다.
“이제 그렇게 할게요. 오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