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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프랑스철학
· ISBN : 9788976823229
· 쪽수 : 255쪽
책 소개
목차
모리스 블랑쇼 선집을 간행하며
1장 공산주의와 반드골주의 1953~1959
2장 알제리전쟁,[121인 선언문]을 중심으로
3장 국제잡지 기획 1960~1964
4장 5월 운동 1968
5장 활동적 은거 1970~2003
옮긴이 해제_열림과 소통을 위한 거부와 혁명의 정치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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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리가 거부하는 대상은 가치가 없는 것도 중요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거부가 필수적인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여기, 나름의 논거가 있지만 우리는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허울 좋은 지혜가 있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혐오감을 줄 뿐이고, 합의와 타협의 제안이 있지만 그것을 우리는 더 이상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단절이 발생하였다. 더 이상의 묵인이 불가능한 지점까지 우리는 밀려 왔다.
우리가 거부할 때 우리는 오만함이나 도취감에 의해서가 아니라 최대한 익명의 움직임에 의해서 거부한다. 왜냐하면 거부의 참된 힘은 우리들에 의해, 우리들만의 이름으로 완수되는 것이 아니라, 본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이들에게 속한 매우 빈약한 시작에서 출발하여 완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거부하기란 쉬운 일이며 그 힘의 행사에 따르는 위험부담도 거의 없다고 어떤 이들은 말할 것이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거부하기란 결코 쉽지 않으며, 우리는 거부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이제 우리들의 주장 하나하나가 엄정한 사유와 겸허한 표현을 통해서 확인해야 할 이 거부의 힘을 온전히 지켜 나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_「거부」, 20~21쪽
모리스 블랑쇼는 20세기를 온전히 살다 간 작가이다. 1907년에서 2003년이라는 그의 생존 시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전체주의, 나치즘과 유태인 학살, 탈식민주의, 공산주의 혁명과 실패라는 20세기의 역사적 사건들이 그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며, 그 자신 또한 이 시대적 흐름의 심층을 규명하고 저항하며 변혁의 가능성을 모색하기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랑쇼가 ‘세상’과 유지했던 거리 때문에 은둔했던 작가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이제 20세기 프랑스 지식인의 현실 참여적 흐름 안에 블랑쇼를 재위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는 현실에 밀착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물러섬으로써 확보한 거리를 참여의 필요조건으로 생각하는 독특한 참여의 방식을 실천하였다. 『정치평론 1953~1993』은 문학적 평가 뒤에 가려졌던 블랑쇼의 정치적 열정을 확인시켜 주는 동시에 문학·정치·철학적 관심이 합류하는 한 지점으로 타자 혹은 소통의 문제를 제기한다._‘옮긴이 해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