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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76825872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9-08-3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가족 난민 ? 가족의 지원이 중단된 사람들
1장 누가 ‘싱글’인가?
2장 ‘가족’과 ‘싱글’을 둘러싼 전후 일본 사회의 상식 두 가지
3장 ‘패러사이트 싱글’의 출현과 변질 과정, 그리고 한계
4장 싱글화와 확대되는 ‘가족 격차’
5장 ‘가족 난민’이 되지 않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
6장 ‘가족 난민’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가 할 수 있는 일
에필로그: 지금 우리에게 부과된 과제
대담: 공동생활의 순기능이 사회를 구원한다
맺음말
옮긴이 후기
참고문헌
책속에서
가족 난민을 논의하기에 앞서 명확히 해야 할 점 두 가지를 간단히 짚고 가고 싶다. 하나는 혈연으로 엮인 합법적 관계로서의 ‘가족’이라 해서 필연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구축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형제자매들끼리 각자의 배우자와 얽혀 부모 부양과 유산 상속을 두고 서로를 소중히 생각하고 배려하기는커녕 갈등하고 증오하며 맞서 싸우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보다 극단적으로는 배우자를 상대로 한 구타나 노부모 및 자녀를 대상으로 한 학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런 만큼 가족이 있다고 해도 친밀한 관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님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실제로 친밀한 관계를 구축했거나 구축했을 것으로 믿는다 해도, 이 관계가 영원히 지속되리라 보장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결혼은 했지만 이혼을 할 수도 있고, 부모자녀 및 형제자매 관계가 냉랭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엔 차라리 ‘남보다도 못한 가족’이 된다.
개인적 차원에서 싱글화로 인해 야기되는 다양한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하더라도, 사회 전반적으로 싱글화가 진행됨으로써 싱글과 비싱글 사이에 넘을 수 없는 간극이 형성된다면, 이를 바람직한 사회로 볼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남는다. 어떤 형태로든 분열과 균열이 나타나 상호 연계가 불가능해지는 사회는 모두를 위해 살기 좋은 상황이라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신과 가족 누군가가 싱글이든 아니든,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향해 ‘분열된 사회에서 사는 것이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가까운 미래를 전망해 볼 때 싱글화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일본에서는 자립하기를 갈망하지만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점점 눈에 띄기 시작했다. 자립을 원하는 사람들이 자립할 수 없는 상황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자립을 절실히 원함에도 불구하고 자립이 불가능한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이 왜 사회 문제로 이슈화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싱글 생활양식이 야기하는 여러 차원의 문제가 패러사이트 싱글 현상 속에 숨겨진 채 표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싱글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 문제의 진행을 완화시켰다는 점에서 공(功)이라 볼 수도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자체를 지연시켰다는 점에서 과(過)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